김동찬(웹용)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K리그 챌린지 22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해내며 팀의 3-0 승리를 이끈 뒤 손가락으로 숫자 3을 보인 성남FC 공격수 김동찬.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일본 간 황의조와 비교, 은근히 부담됐다.”

이적 후 4경기 만에 마수걸이포를 포함, 올 시즌 K리그 챌린지(2부) 1호 해트트릭을 작성한 성남FC 공격수 김동찬(32)은 24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마음이 후련해졌다”고 말했다. 전날 수원FC와 K리그 챌린지 22라운드에서 3골을 몰아치며 3-0 대승을 이끌었다. 12경기 연속 무패를 달린 성남은 6위에서 4위로 뛰어오르며 승격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다. K리그는 승점~다득점~골득실 순으로 순위를 가리는 데 성남은 21라운드까지 17골에 그쳐 챌린지 10개 팀 중 ‘다득점 꼴찌’였다. 팀간 승점 차이가 촘촘해 막판 순위 경쟁에서 다득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가운데 김동찬이 올 시즌 처음으로 ‘성남의 한 경기 3골’을 끌어낸 건 박경훈 감독 입장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그는 “솔직히 이적 후 3경기 뛰면서 골이 나오지 않아서 조바심이 났는데 (수원FC전에서는) 마음을 내려놓고 뛰자고 다짐했다. 오히려 그게 더 몸도 가벼워지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성남은 올 여름 간판 골잡이 황의조를 J리그 감바 오사카로 보낸 공백을 김동찬으로 메웠다. 그는 “워낙 황의조가 성남에서 잘 해왔었고 사랑받는 선수였지 않느냐. 기사에 보니 내가 대체자로 성남에 왔다면서 비교를 하는데 어차피 나와 황의조는 스타일이 다른 공격수”라며 “다만 신경은 쓰이더라. (황의조 못지 않게)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지난 2006년 경남에서 프로로 데뷔한 뒤 전북~대전을 거쳐 어느덧 프로 12년차가 된 그는 지난해 대전에서 39경기를 뛰며 20골(8도움)을 터뜨려 챌린지 득점왕을 차지했다. 대전과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K리그 클래식을 비롯해 다수 팀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FA보상금 문제 등이 얽히면서 무산됐다. 마침 태국 프리미어리그 벡테로에서 적극적으로 영입 제의가 왔고 선수 생활 끝자락에 해외리그를 경험하겠다는 마음으로 이적을 결심했다. 하지만 뜻대로 풀리진 않았다. 전반기 16경기 1골에 그쳤고 팀도 타 팀에 인수되는 등 변화를 겪었다. 6개월 만에 다시 K리그로 유턴해 성남 유니폼을 입었다. 김동찬은 “애초 태국 내 다른 팀에서 제의가 왔다. 나도 태국에서 더 도전해보고 싶었는데 (한국에 남아있는) 아내, 아이들이 돌아왔으면 하더라. 마침 성남에서 제의가 와서 이적을 결심했다”고 했다. 골은 생각보다 적었지만 즐겁게 뛰었다. 그는 “태국 생활은 굉장히 흥미로웠다. 특히 새로운 축구를 경험했다. 한국은 팀 플레이를 지향하나 태국은 개인 플레이에 중점을 두는 데 팀 마다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이 있어서 수준이 결코 나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또 “축구 열기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관중이 많든, 적든 모든 팬들이 홈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더라. K리그는 아무래도 서포터 중심의 응원 문화여서 달랐다”고 했다.

애초 지난 겨울에도 박 감독이 성남에 부임할 때 김동찬에게 ‘함께 하자’는 연락을 한 적이 있다. 그가 두 번째 고백을 받아들인 셈이다. ‘다시 20골 이상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으냐’는 말에 “아직 폼이 떨어졌다고 느낀 적이 없다”며 “다만 챌린지 수준이 작년보다 더 올라왔다. 강 팀도, 약 팀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골 욕심보다 팀에 어우러져 승격 플레이오프 안정권에 들어가고 싶다. 매 경기 결승처럼 뛰고 있다”며 성남과 클래식(1부)에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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