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민
롯데 자이언츠 홍성민이 28일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2016.05.28.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는 불펜 기복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갖은 노력에도 불펜의 약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롯데 불펜에 ‘통곡의 벽’이 세워질 가능성이 있다. 홍성민(28·경찰청)과 구승민(27·상무)이 마무리 투수로 퓨처스리그(2군)를 호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불펜보강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나가 1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 윤길현, 손승락을 데려왔다. 윤길현, 손승락마저 기대에 못 미치자 올시즌 도중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장시환까지 영입했다. 이제 30대 초반인 장시환으로 윤길현, 손승락 이후까지 대비하려 했지만 kt에서 잘 던지던 장시환은 롯데에 오자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래도 최근 마무리투수 손승락이 힘을 내고 있는 게 희망적이다.

롯데는 불안한 불펜 탓에 경기 후반까지 진땀나는 경기를 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꾸준하게 제 역할을 해주는 선수가 드물다. 최근 롯데는 좋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언제 흔들릴지 몰라 걱정이다. 그러나 퓨처스리그를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 퓨처스리그 세이브 1, 2위가 모두 롯데 출신이다. 홍성민이 23일까지 13세이브(1승 1패)로 이 부문 1위를 질주 중이다. 방어율이 4.38로 높긴 하지만 최근 10경기에선 1경기만 1실점했을 뿐 9연속경기 무자책점 행진 중이다. 최근 5경기 처리한 아웃카운트 15개 중 삼진이 8개나 된다. 사이드암투수인 홍성민은 2015년과 지난해 롯데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하며 50경기 이상을 뛰었다. 좌타자에게도 큰 약점을 보이지 않았고 롱릴리프와 셋업맨, 마무리 등 보직 역시 가리지 않았다.

구승민
21일 사직구장에서 ‘2015 KBO 리그’ 롯데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 2015. 5.21. 사직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우완투수 구승민은 9세이브(1승 3홀드·2위)로 홍성민의 뒤를 쫓고 있지만 내용은 그 이상이다. 아직 패배를 맛본 적이 없고 방어율은 1.63에 불과하다. 피안타율도 0.204로 낮다. 최근 10경기 페이스 역시 홍성민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다. 최고 구속 150㎞대를 찍고 있는 직구에 포크볼을 섞어 던지는 구승민은 좀처럼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롯데 구단 관계자도 “구승민이 2군에서 ‘통곡의 벽’으로 불린다더라. 엄청 잘 던지고 있다고 한다”며 잔뜩 기대했다. 구승민은 오는 9월 제대해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근 퓨처스 올스타전에서도 롯데는 구승민의 컨디션을 체크하며 제대할 때까지 철저한 몸관리를 신신당부했다.

물론 퓨처스리그와 1군의 간격은 생각보다도 넓다. 퓨처스리그에서의 활약이 1군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하지만 군에 있는 동안 꾸준히 마무리 역할을 하며 다져진 정신력과 경험은 성장의 밀알이 될 게 분명하다. 홍성민과 구승민이 뒷날 1군 불펜에 자리를 잡는다면 롯데의 뒷문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