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나는 득점왕을 세 번이나 했다"


1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경기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데얀(35·FC서울)이 한 말이다.


데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같은 날 해트트릭을 터뜨린 수원 삼성 블루윙즈의 브라질 공격수 조나탄(27)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조나탄은 좋은 선수다. 하지만 나와 비교하지 말아달라. 조나탄은 K리그에서 아직 경험이 적다"고 답하며 그의 업적을 당당하게 이야기했다.


사실이다. 데얀은 살아있는 K리그의 역사다. 그 앞에선 K리그에서 총 3년을 보냈지만 1부 리그로만 국한하면 이제 1년차를 맞는 조나탄은 '좀 하는 신입생'일 뿐이다.


하지만 조나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기록을 봤을 때는 데얀이 나보다 좋은 선수다. 하지만 나는 지금 K리그 역사를 쓰고 있고,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며 응수했다.


조나탄이 언급한 '현재'에 그는 리그 16골을 기록하고 있다. 데얀보다 3골 앞선 수치다. 공격 포인트 전체로 따지면 차이는 더 늘어난다. 그가 한 "현재에 집중하고 있다"는 말이 이 부분을 의식해서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확실히 2017시즌 이 시점, 조나탄은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데얀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이런 설전은 많은 K리그 팬들이 바라는 장면이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기도 했다. 이들의 신경전은 그렇지 않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양 팀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고 있다.


아직 리그 종료까지 16경기나 남았다. 지금은 조나탄이 득점 순위 1위에 자리하고 있지만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설전으로 관전포인트를 더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과 전설이 되어가고 있는 선수의 '명품 대결'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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