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기존의 전쟁 영화와는 다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덩케르크'는 놀란 감독의 지난 영화들이 항상 그랬듯 기존 방식의 틀을 변주한 신선한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영화사 전체를 함께해온 전쟁 장르는 더이상 신선한 장르가 아니다. 하지만 '덩케르크'는 전쟁 영화를 많이 소비해온 사람이 봐도 기시감이 덜하다.


놀란은 현대 전쟁 영화의 명작으로 평가받는 '블랙 호크 다운'이나 '에너미 앳 더 게이트',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기존 대부분의 전쟁 영화들은 주인공을 비롯한 아군과 적군의 치열한 공방을 통해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소재부터 탈출 작전이다.


관객에게 영화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선 기존 영화들과 같다. 그러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 기존 전쟁물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살아남아서 적을 해치울까'를 기다리게 하며 긴장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덩케르크'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긴장감은 영화 속 인물들의 처절한 생존 본능에 이입해서 오는, 단순하지만 절박한 감정이다.


심지어 적군인 독일군이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는다. 따라서 치열한 전투신도 없다. 탈출과 생존을 위한 원초적인 처절함만으로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뿐이다. 오히려 다른 전쟁 영화보다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2015)를 생각나게 한다.


놀란은 이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대사를 최소화했다. 따라서 스타급 배우도 영화에서 튀지 않는다. 대신 음향과 시각을 통해 마치 관객이 전쟁터의 한가운데에 있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덩케르크'는 오늘(20일) 오전 8시 기준 45%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독주하고 있다. 놀란 감독에 대한 선호가 높은 한국에서 다시 한 번 '놀란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영화 '덩케르크' 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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