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
자메이카 우사인 볼트가 지난 2011년 9월4일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마지막날 열린 남자 400미터 계주 결승에서 세계기록을 세운 뒤 환호하면서 결승선을 들어오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와 400m 세계기록 보유자 웨이드 판니커르크(25·남아프리카공화국)의 ‘세기의 대결’로 불린 200m 대결이 무산됐다.

세계 육상 팬들을 흥분케 하는 ‘세기의 대결’이 무산된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발을 지닌 우사인 볼트와 판니커르크의 대결은 누구나 꼭 한 번 눈으로 지켜보고 싶었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우사인 볼트가 200m 출전을 포기 선언을 하면서 아까운 구경거리를 놓치게 됐다. 볼트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모나코에서 열린 허큘리스 EBS 미팅 기자회견에서 내달 4일 개막하는 런던 세계선수권에서 200m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볼트는 “내 마지막 무대인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이 목표다. 승리를 이어가며 은퇴하고 싶다”면서 “하지만 200m ‘위닝 노트’는 이미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라고 말했다.

볼트는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총 11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9년 베를린,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했다. 2011년 대구에서는 100m 부정 출발로 실격해 200m, 400m 계주에서만 금메달을 받았다. 금메달을 수확한 앞선 대회에서 100m, 200m, 400 계주 등 3개 종목에 출전한 볼트이지만 은퇴 무대가 되는 런던에서는 2개 종목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볼트의 훈련을 돕는 글렌 밀스 코치는 올해 초 “볼트가 올해 200m에 뛰는 건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볼트의 세계선수권 200m 불참을 예고했고, 이날 볼트의 입에서 직접 200m 불참이 공식 선언됐다.

당초 내달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00m에서 맞붙는 볼트와 판니커르크의의 대결에 모든 초점이 집중됐다. 팬들은 ‘400m 볼트’라고 불리는 판니커르크와 볼트의 200m 대결을 기대했다. 팬들의 기대를 알고 있던 볼트 역시 “판니커르크와 200m 대결이 불발된 건, 내게도 무척 아쉬운 일이다. 판니커르크가 늦게 200m에 뛰어들면서 그와 대결을 기회가 없었다”면서도 “나는 판니커르크와 승부가 전혀 두렵지 않다. 다만, 우리는 너무 늦게 서로에 대해 알았다”고 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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