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도 진출한 최선자(崔仙子) (1970년 1월 11일)  




성우(聲優)와 무대(舞臺)의 경력살려 


TV 「드라마」 『유랑극단』 『수양산맥(首陽山脈)』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최선자(崔仙子·29). 연극밖에 모른다던 그가 최근 TV 「탤런트」 개업(開業). 안방극장의 「호프」로 등장하고 있다. 연극경력 7년만에다가 「아나운서」, 성우 등 다각도의 재능을 발휘해 온 그녀의 TV 「탤런트」개업사를 들어보면.


『TV는 보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어요』 - 어떻게 들으면 최선자(崔仙子)양의 TV 출연은 자의(自意)가 아닌 것으로 표현됐다. 『너무 자신을 펼쳐 놓는 것 같아서 겁이 나요』 「베테랑」연기자인 그녀로서는 최대한의 겸손. 


성우로 일 할때는 목소리 만으로 족했다. 목소리 뒤에 숨겨진 어떤 비밀, 신비감을 그녀는 스스로 즐기고 아껴온 것일까?  


『연극 무대도 그래요. 개인 최선자의 정체가 그대로 드러나는 건 아니거든요. 객석과 연기자의 거리에서 나대로 감출 수 있는 비밀이 있었거든요』그 비밀을 최선자양은 「신비감」이라고 표현했다. 얼굴, 목소리, 연기력을 모두 드러내게 되는 TV는 그녀에게서 이 신비감을 앗아갔다는, 그래서 약간은 겁나는 출발이다. 


그러나 崔양의 이 겸손한 개업사는 문자 그대로 겸손에 불과하다. MBC-TV의 목요연속극 『수양산맥(首陽山脈)』이 인기가 이를 입증했다. 방기환(方基煥) 작·이상현(李相炫) 각색, 이효영(李孝英) 연출의 이 『수양산맥(首陽山脈)』에서 최양의 인기는 이미 압도적이다. 이 작품에서 최양이 맡은 역은 「아마이리」라는 한 산중 야성녀. 수양대군이 집권하기 전에 만난 산속 한 실력파의 아내역이다. 야성적이고 다부지고 그러면서도 여자다운 여자, 강한 개성이 요구되는 이 역할을 최양은 깔끔하게 해내고 있다. 


여기서 최양의 연기력을 다시 들추는 건 어쩌면 사족(蛇足). 


극단 실험극장 무대에서 출발한 7년간의 연기생활이 바탕이니까 TV「탤런트」로서의 성공도 어쩌면 당연일지 모른다. 20편 가까운 연극무대에 출연하면서 신인예술상·동아연극상 여자주연상을 차지한 관록도 있고. 


「라디오」·TV·연극 세 곳을 골고루 뛰게 됐지만 최양은 당초 MBC 성우(1기)로 출발했다. 지금도 DBS의 『우울한 겨울』, TBC의 『네가 좋다』등 「라디오」연속극을 계속하고 있다. 본격적인 성우생활을 시작한게 61년, 20세 때였고 동화낭독등 방송국 출입은 여중 3학년때(58년). 이미 10년이 훨씬 지났다.  


『당초 연극을 하게 된 건 좋은 성우가 되려는 거였죠. 연극배우가 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연극이 본업이 됐다. 『가장 마음에 끌린다는 점에서-』  


TV는 자신의 연기에 대한 확인과 「테스트」에 그 목적을 둔단다. 다시 말하면 TV출연은 『좋은 연극을 하기 위해서-』  


얼마 전 극단여인극장 공연 『욕망(慾望)이라는 이름의 전차(電車)』에서 최양은 현실적 적응이 불가능해서 정신병원에 가는 「브랑슈」역을 해냈다. 『욕망(慾望)-』속에선 가장 어렵다는 역할이지만 그녀의 열띤 연기는 연기파 배우의 일면을 다시 확인시켜준 셈.  


『배우나 「탤런트」가 얼굴 예쁘다는 걸 기준으로 삼는 건 곤란해요. 개성이 있어야죠. 그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연기력이 필요해요』 스스로 미모는 아니라고 강조하지만 정감있는 섬세한 얼굴. 「요부형(妖婦型)」의 「섹스·어필」도 느끼게 한다는게 그녀에 대한 평판.  


68년 5월에 구석봉(具錫峰·시인·방송극작가)씨와 결혼해서 5개월 전에 첫딸을 얻었다. 『아빠는 대작가(大作家)가 되고 나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되는게』 70연대의 포부. 


「아누크·에메」「모니카·비티」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지만 자신이 영화배우가 될 생각은 『아직 안해봤다』-.


<서울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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