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8경기중 판정승은 한번 뿐이었다.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로드FC 100만불 토너먼트 16강전’은 시종일관 화끈한 난타전으로 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하지만 남의철과 박대성 등 16강전에 진출한 2명의 한국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 채 패해 한국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반면 난딘에르덴, 아마르투부신 등 몽골 선수들은 타격을 앞세워 모두 승리했고, 브라질의 산토스와 토레스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승리해 한국과 큰 대비를 이뤘다.

체육관을 함성으로 몰아 넣은 8경기를 리뷰했다.

바오인창(중국) vs 레드 로메로(필리핀) 바오인창

[로드FC 100만불 토너먼트]바오인창, \'한방 들어갑니다~\'
바오인창이 레드 로메로의 얼굴을 강타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14억을 대표해 출전한 바오인창의 맷집이 돋보였다. 기술로 승부를 건 로메로에게 바오인창은 빈 틈을 보여주지 않았다. 힘에서 우위를 보인 바오인창은 결국 2라운드 3분 14초만에 파운딘 TKO 승을 거둬 체육관을 찾은 중국팬들을 열광시켰다.

샤밀 자브로프(러시아) vs 레오 쿤츠(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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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밀 자브로프가 레오 쿤츠를 압박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샤밀 자브로프의 사촌동생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가 세컨드로 참가해 사촌형을 독려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미국과 러시아 팬들의 뜨거운 응원으로 경기장은 잠시 냉전시대로 돌아간 듯 한 착각을 일으켰다. 한국계 혼혈인 미국의 레오 쿤츠는 태권도와 레슬링에 베이스를 둔 선수였으나 자브로프의 노련한 경기운영에 말려 포인트를 얻는 데 실패했다. 3라운드에 자브로프의 조이기에 걸려 빠져 나오지 못한 채 시간만 허비, 결국 심판전원일치로 판정패했다. 한편 UFC에서 8연승을 거두며 ‘무적의 파이터’라는 애칭까지 얻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이 자브로프의 세컨드로 참여해 화제를 낳았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은 자브로프의 사촌동생으로 알려져 있다.

김창현(한국) vs 만수르 바르나위(튀니지)

[로드FC 100만불 토너먼트]김창현, \'숨막혀 죽겠어요~\'
만수를 바르나위가 김창현에게 초크를 걸며 경기를 종료시키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14일 열린 계체에서 중량 오버로 감점을 받은 김창현의 성급함이 화를 자초했다. 김창현은 1라운드 종이 울리자마자 거칠게 바르나위를 몰아붙였으나 잠시 그것뿐이었다. 183cm의 장신인 바르나위는 긴팔과 긴다리를 십분 활용해 김창현을 옭아 맸다. 1라운드 종반 바르나위의 초크에 걸린 김창현은 결국 4분 28초 상황에서 레프리에게 신호를 보내며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 패를 당했다.

토니뉴 퓨리아(브라질) vs 난딘에르덴(몽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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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딘에르덴이 퓨리아의 얼굴에 강타를 적중시키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1라운드 초반은 퓨리아의 우세였다. 퓨리아는 종이 울리자 마자 난딘에르덴을 거세게 밀어 붙였다. 펀치가 난딘에르덴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지만 난딘에르덴은 침착하게 위기를 탈출하며 대응했다. 몽골 복싱 국가대표 출신인 난딘에르덴은 중반 이후 우위를 점하며 퓨리아를 압박했다. 결국 1라운드 3분 25초에 강력한 펀치가 퓨리아의 얼굴에 적중하며 TKO승을 이끌어 냈다.

시모이시 코타(일본) vs 박대성(한국) 시모이시 코타 2라운드 3분 7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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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이시 코타가 박대성의 턱에 강타를 적중시키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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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크에 걸린 박대성이 경기를 포기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전날 열린 계체에서 ‘100만불 우승 트로피가 외국으로 유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했던 박대성의 패기는 케이지에서 찾아 볼 수 없었다. 한수 위의 기량이 돋보인 시모이시 코타는 시종일관 박대성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박대성도 한방을 노리며 주먹을 날렸지만 대체로 미스 블로우였다. 기술에서 앞선 시모이시 코타가 2라운드 중반 타격에 이은 초크를 걸며 3분 7초 상황에서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호니스 토레스(브라질) vs 엘누르 아가에프(러시아)

[로드FC 100만불 토너먼트]호니스 토레스, \'서브미션!\'
토레스가 아가에프를 압박하며 서브미션 승을 거두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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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레스가 승리후 바닥에 앉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최근 9연승을 구가하며 10연승을 목전에 둔 토레스. 우승후보답게 간단히 경기를 끝냈다. 펀치력, 맷집,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아가에프를 압도했다. 탄탄한 체격의 아가에프는 압박이 장점이었지만 토레스에게 전혀 통하지 못했다. 토레스는 1라운드 1분여가 지난 후 아가에프를 옥죄듯 짓누르며 2분 19초 만에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토레스는 승리가 확정된 후 케이지에 주저 앉아 감격의 눈물을 뿌려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톰 산토스(브라질) vs 남의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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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철이 산토스의 강력한 펀치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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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가 남의철에게 KO로 승리한 후 케이지에 올라 환호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한국 격투기 사상 치욕의 순간을 남의철이 선사했다. 파이팅이 넘쳐 ‘코리어 불도저’ 라는 애칭을 기진 남의철이었지만 이날 경기에서 남의철은 불도저가 아니었다. 산토스와는 지난 2016년 첫대결에게 생애 첫 KO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절치부심 복수전인 이날 경기에서 남의철은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종이 울리자마자 두선수는 커다란 주먹을 동시에 휘두르며 서로의 얼굴에 적중시켰다. 두사람 모두 휘청거렸지만 산토스는 바로 일어났고, 남의철은 그렇지 못했다. 산토스는 휘청거리는 남의철에게 강력한 펀치를 날렸고, 그것이 끝이었다. 정신을 차린 남의철은 황당해 하며 심판을 바라봤지만 이미 경기는 종료됐다. 경기시간은 단 7초. 한국격투기 사상 최단시간 KO패였다.

사사키 신지 vs 구켄쿠 아마르투브신 1라운드 1분 22초 펀치 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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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르투부신이 사사키 신지의 턱에 강타를 적중시키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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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르투브신이 승리후 몽골 국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케이지의 신사’ 사사키 신지가 케이지에 오르자 일본팬들 뿐 만 아니라 한국팬들도 환호했다.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사사키 신지는 비록 일본선수지만 한국에서의 인기가 높다. 취재하던 일본기자들도 사사키 신지의 등장에 반색할 정도였다. 반명 몽골 출신의 아마르투브신은 한국팬들에게는 무명에 가까웠다. 체격도 사사키 신지에 비해 왜소해 많은 사람들은 사사키 신지의 우의를 점쳤다. 하지만 예상은 예상일 뿐이었다. 아마르투부신은 사사킨 신지의 공격에도 물러서지 않는 맷집을 보여줬다. 소강전을 펼치며 관중들도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아마르투브신의 강력한 주먹이 사사키 신지의 얼굴을 강타했다. 사사키 신지의 몸은 허공을 날았고, 머리는 케이지 바닥에 튕겼으며, 동공은 촛점을 잃었다. 1라운드 1분 22초. 16강전에서 보여준 최강의 펀치였다. 사사키 신지는 정신을 잃고 잠시 동안 케이지에 누워 있어야 했다. 케이지를 나설 때도 세컨드의 부축을 받을 정도였다. 아마르투브신은 바로 우승후보 명단 맨위에 이름을 새겼다.

한편 대회가 끝난 후 바로 8강전 대진 추첨이 열렸다. 다음은 8강전 대진표.

톰 산토스(브라질) VS 호니스 토레스(브라질)

샤밀 자브로프(러시아) VS 구켄쿠 아마르투브신(몽골)

난딘에르덴(몽골) VS 만수르 바르나위(튀니지)

바오인창(중국) VS 시모이시 코타(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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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대결자 권아솔이 8강에 오른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로드FC 100만불 토너먼트 8강전은 오는 10월 대회에서 치뤄질 예정이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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