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츠서울 김대령 인턴기자] 극장가가 '스파이더맨: 홈커밍'(이하 '스파이더맨') 열풍으로 뜨겁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3일 기준 '스파이더맨'의 누적 관객 수는 448만 5,009명이다. 흥행 독주를 막을 영화가 없다. 개봉한 지 9일이 지났는데도 점유율이 61.2%를 기록하고 있다. 2위 '박열'과 격차는 50%가 넘는다.


흥행을 예상치 못한 이는 없었지만 기대보다 더 큰 반응이다. 같은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만든 이전 시리즈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모두 외면받은 바 있다. 마블의 스파이더맨은 무엇이 다르길래 관객들이 큰 호응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 모두가 아는 그 이름, 스파이더맨


스파이더맨은 슈퍼맨, 배트맨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힌다. 2000년대 들어 영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북미 외 지역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아이언맨이나 캡틴 아메리카 등과는 차원이 다른 인지도를 갖고 있다. 당연하게도 이 엄청난 '네임 파워'는 영화의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이하 'MCU')의 영화 간 스토리 연계는 탄탄한 마니아층을 바탕으로 확실한 수요 기반을 구축했고, 이는 흥행 불패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일반 관객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파이더맨의 인지도는 이러한 진입 장벽을 허문다. "마블은 잘 모르지만 스파이더맨이니까 보러 가겠다"는 관객층이 적지 않다.


마블 측은 이런 현상을 예측한 듯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출연시켰다. 스파이더맨만을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기존 'MCU' 캐릭터의 매력을 어필해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관객들이 바라던 바로 그 피터 파커


'스파이더맨'은 필연적으로 과거의 각기 다른 두 시리즈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 바로 토비 맥과이어가 주연을 맡은 '스파이더맨' 시리즈(2002~2007년)와 앤드류 가필드가 주연을 맡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2012~2014년)다.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의 본명)는 지질하고 우울한 성격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긴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매력 포인트로 작용해 큰 인기를 끌었다. 가필드의 스파이더맨은 말 많은 동네 형 같은 원작 캐릭터의 이미지를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대로 지나치게 잘생기고 완벽해 보이는 모습이 피터 파커 같지 않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받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선보인 톰 홀랜드의 새로운 스파이더맨은 이전 두 캐릭터의 장점을 적절히 배합하는 데 성공했다. 적당히 지질하고, 적당히 잘생겼다. 슈퍼 히어로 능력만 없다면 영락없는 15세의 학생이다.


▲ 지루할 틈 없게 하는 깨알 조연


'스파이더맨'에는 아이언맨과 해피 호건이 적지 않은 분량으로 등장한다. 캡틴 아메리카도 짤막하게 등장하고, 어벤져스도 영화 내내 끊임없이 언급된다.


마블이 '앤트맨', '닥터 스트레인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등 새로운 캐릭터를 소개할 때 대부분 그 새로운 인물에 집중했음을 생각하면 신선한 부분이다.


이미 인기를 끌고 있는 기존 캐릭터가 새로운 시리즈에 출연하면 정작 주인공이 묻혀버릴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존 왓츠 감독은 관객들이 스파이더맨 영화임을 잊지 않게 만들면서도 조연들이 조연으로서 제 역할을 십분 다하도록 연출했다.


이는 이미 스파이더맨 영화를 수 차례 접했을 관객들에게 'MCU' 속의 스파이더맨이 어떻게 다른지를 어필하는데 성공했다.


추락이라는 말을 잊은 듯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스파이더맨'은 이미 속편 제작이 확정됐다. 2019년 7월 5일 개봉한다.


하지만 꼭 그때까지 기다려야 할 필요는 없다. 그 이전인 2018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그로부터 1년 후에 개봉하는 '어벤저스4'에서 '우리들의 친절한 이웃 슈퍼 히어로'를 먼저 만나볼 수 있다.


daeryeong@sportsseoul.com


사진ㅣ소니 픽쳐스, '미러' 캡처, 스파이더맨 시리즈 예고편,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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