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신청한 사람이 13일 현재 65명으로 늘어났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빗썸은 일거래량이 1000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하나다. 대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300%까지 치솟으며 활황을 누렸던 빗썸은 지난달 29일 자사 직원의 개인 PC를 통해 총 3만명의 회원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하지만 단순 개인정보 유출로 알려졌던 사건은 이후 보이스피싱, 무단 로그인, 내부 출금, 외부 출금 등 점점 피해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빗썸 측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이를 경고할 뿐 피해 확산을 막는데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피해자가 나오고 있는데도 빗썸 측은 경찰에 신고하라는 무책임한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연결이 되지 않사오니…’ 고객센터는 부재중?

피해자들이 가장 분노하는 부분은 빗썸 측의 무성의한 대응이다.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센터는 물론이고, 해킹전담센터로 신고접수를 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기자 역시 13일 5시간 동안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단 한 통도 통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초반 빗썸 측이 해킹 사실을 공지했을 때만 해도 피해가 이렇게 커지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적었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높은 보안을 자랑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가상화폐를 믿었고, 거래를 계속했다.

하지만 피해는 점점 다양한 형태로 진화 중이다. 1차 피해가 개인정보 유출이었다면, 2차 피해는 유출 정보를 활용한 해커들의 보이스피싱, 고객이 사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무단 로그인, 내부출금, 외부출금 등으로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 규모와 피해 금액이 어느 정도 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략 수십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특별한 피해를 입지않은 이용자들 중에도 새벽녘 누군가 접속했다는 문자를 받았다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여전히 보안이 불안하다는 이야기다.

빛썸 메인페이지
해킹 관련 안내문을 내건 빗썸 메인페이지

◇보안도 고객보호도 없었다. 집단소송 신청자 65명

빗썸해킹피해자모임 ‘겟백코인’측은 지난 11일 ‘빗썸 개인정보 유출사건’ 해결을 위한 집단서명 및 집단소송 페이지를 개설하고, 피해자들을 직접 모으고 있다. 피해자들은 단순히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이 아니라 비밀번호까지 유출된 문제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화폐가 인출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피해자 김*훈씨는 ‘빗썸고객센터’라고 걸려온 전화로 700만원 정도의 이더리움 19개를 도난당했다. 김씨는 “빗썸 측은 1차적으로 계정 아이디와 핸드폰 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했지만 범죄자들은 이미 내 계정에 들어와 가상화폐 거래를 하고 있었다”며 “빗썸에서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조회를 해보면 제 계정은 안전하다고 나온다. 이미 해킹을 당했는데도 말이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피해자 이*우씨는 “지난 6월30일 거래도 하지 않은 이더리움을 맘대로 매도 후 내부유출했다. 잔액을 확인하려고 수차례 전화했지만 안 받고 빗썸 홈페이지 일대일 문의에 (남긴 글에) 아직까지 답신도 안 하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기필코 전액보상을 받도록 노력하자”라고 말했다.

설*수씨도 “돈을 취급하는 곳에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운영을 하다니. 코인이 발전하면 뭐하나. 거래소가 저따위인데. 지금까지 비트코인으로 돈 번 사람 많겠지만 빗썸만큼 번 곳이 있겠나. 세금조사부터 운영상의 문제, 피해축소 의혹 등 탈탈 털어서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고 거래소 보안에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빗썸 측은 초기 정보유출 피해자 3만명에게 각 10만원씩 보상을 결정하고, 2차 피해자에 대해서는 개인 과실 여부를 따져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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