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나혜미(1)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과도한 공항패션의 폐해가 결국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 7일 신혼여행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에릭-나혜미 커플이 ‘협찬 먹튀’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다. 그러나 이날 사건은 단순히 에릭과 나혜미 커플만의 문제가 아니라 과열되고 악질로 변질된 공항패션 혹은 연예인 협찬의 한 단상일 뿐이라고 많은 연예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스타들의 공항패션’은 한류스타 등 스타들의 해외 활동이 활발해지고, 공항을 오가는 스타들의 패션이 볼거리가 되면서 연예계에 자리잡은 하나의 콘텐츠다. 자연스러운 듯 멋스러운 스타들의 출국장 모습은 많은 팬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무엇보다 이때 스타들이 착용한 각종 의상과 액세서리, 가방 등에 뜨거운 시선이 쏠리면서 브랜드 협찬이 쇄도해 스타와 브랜드가 서로가 윈-윈하는 콘텐츠가 됐다. 불과 몇 분 되지 않는 잠깐이지만, 스타는 남다른 감각의 패션을 보여줄 수 있어 좋고 협찬을 하는 브랜드는 브랜드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단숨에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렇듯 좋은 의도로 시작한 ‘공항패션’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과열되고, 급기야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 효과가 남다르다고 판단한 브랜드들이 도를 넘어선 경쟁을 하게 됐고, 이를 악용하는 연예인들이 생겼다.

한 관계자는 “스타 효과를 톡톡히 본 브랜드들이 돈을 주고 공항패션으로 착용해달라고 부탁을 한다. 스타가 광고모델 효과를 주니 그럴 수 있다. 스타 측에서도 협찬을 받으면서도 의례 돈까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알만한 사람은 다 돈으로 움직인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단순히 돈이 아니라 계약관계에 위반되는 행동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미 한 브랜드의 광고모델인 스타가 그 브랜드의 경쟁사 아이템을 착용하도록 경쟁사에서 물밑작업을 하기도 하고, 자신의 스타성을 이용해 무리하게 많은 브랜드로부터 협찬을 받으려는 연예인도 있다. 정작 연예인은 협찬 사실을 모른채 스타일리스트가 몰래 돈을 받고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다보니 협찬을 하는 브랜드나 협찬을 받는 스타들 주변으로 뒷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그동안에도 잡음은 있었겠지만, 별로 노출되지 않았다. 이번 에릭-나혜미 커플의 사건을 계기로 비로소 ‘공항패션’의 본질과 폐단이 제대로 들춰진 것이다.

잘 활용하면 좋은 콘텐츠인 ‘공항패션’이 자칫 자신들의 이미지에 흠집이 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브랜드를 홍보하는 측과 스타들 모두 이번 사건을 통해 확실히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cho@sportsseoul.com

사진|E&J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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