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전라북도 전주에 살던 17세 소년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극단에 들어갔습니다. 학업으로 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던 그는 KBS 공채 탤런트 출신 아버지와 상의 후 고등학교 자퇴를 결심했는데요. 1년 뒤 서울로 올라와 대학로 여러 극단의 문을 두드렸지만, 단지 10대라는 이유로 매번 거절당했습니다. 지난해 8월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낀 그는 영상 분야로 눈을 돌렸고,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배우 박보검을 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은 김건호(19)는 약 17만 명의 페이스북 팔로워를 보유한 SNS 스타인데요. 크리에이터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기 위해 MCN 업체와 전속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외모보다 내면에 숨겨진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그를 지난 3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을 '10대 최고 으른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김건호 : 10대 중에서 가장 어른이잖아요(웃음).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일찍 해서 느낀 게 많아요. 성인이 되면 혼자 극복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고, 부모님을 더 챙겨드려야 하기에 걱정이 많죠. 자연스럽게 매사에 진지해졌는데, 아들이 너무 빨리 세상을 알아버려서인지 부모님께선 속상해하시더라고요.


Q : 학업을 중단한 아쉬움은 없나요?


김건호 : 삐뚤어진 애라고 볼 수 있기에 자퇴했다는 얘기를 안 했는데, 꿈에 한 발 더 다가가기 위해 잠시 미룬 것뿐 포기한 게 아니에요. 영화감독과 프로듀서가 되기 위해 검정고시 합격 후 영상 관련 학과에 진학하려고 해요. 운영하는 채널이 성장하면 연예 기획사와 공동 작업을 통해 웹드라마도 제작할 계획입니다.


Q : 돌연 배우의 꿈을 접었습니다.


김건호 : 드라마 보조 출연과 기획사 오디션에 지원하면서 하고 싶은 것과 잘하는 건 다르다고 느꼈어요. 수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영상이었습니다. 연출을 연기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두 분야의 차이도 크지 않죠. 부모님께선 꿈이 바뀌거나 잘못될까봐 걱정하셨지만,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정말 재밌어요. 얼굴만 내미는 게 아니라 촬영과 편집 등 다재다능함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Q : 배우 박보검을 닮은 외모로 화제를 모았는데요.


김건호 : 2년 전 박보검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았을 때도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어요. 연기를 잘하고 잘생긴 데다 성격까지 좋은 배우를 닮았다니 기분 좋죠. 헤어 스타일과 웃는 모습 등을 따라 했는데 너무 부자연스럽고 이상하더라고요. '나답게 살자'라는 생각에 그만뒀더니 오히려 닮았다는 얘기를 더 자주 들었어요.


Q : 유명한 배우를 닮았다는 건 '양날의 검'일 수도 있어요.


김건호 : 이름을 알릴 좋은 기회지만, 행동 하나하나에 관심이 집중되기에 매번 조심스럽죠. 외적인 부분도 신경써야 하고. 다른 것보다 몇몇 분들이 타인의 견해를 존중하지 않아 곤욕스러울 때가 있어요. 사람마다 관점이 달라 안 닮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거나 분쟁을 일으키면 안 되잖아요. 원빈을 따라 한다고 해서 그 모습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헤어 스타일이요? 박보검이 아닌 이민호를 참고한 겁니다(웃음).


Q :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 같아요.


김건호 : 지난해 11월 채널A '도플갱어쇼-별을 닮은 그대' 1회에 박보검 닮은꼴로 출연했어요. 당시 화면에선 실물보다 통통하게 나온다는 걸 몰랐죠. 전혀 관리하지 않은 채로 촬영했는데 정말 못생기게 나오더라고요(웃음).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그 이후로 꾸준하게 다이어트 중입니다.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8개월간 7kg을 감량했는데, 최근 식욕이 상승해 힘들어요. 성형이요? 선입견은 없지만, 노력으로 외모를 바꿀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해보려고요.


Q : 만나는 사람이 없다고 들었는데 이상형이 궁금합니다.


김건호 : 페이스북에 적어놓은 대로 예쁜 사람을 좋아해요. 또래와 생각하는 게 다른데 이해해주면 더 좋고. 일부 어린 친구들이 '나는 못생겼다'라고 생각해서 상처를 많이 받더라고요. 모든 사람이 누군가의 아들과 딸이고, 존재 자체로 소중한데 못난 사람이 어디 있어요. A와 B가 있을 때 B가 내 눈에 더 예뻐 보여서 좋은 거지 A가 못생긴 건 아니죠.


Q : 남다른 가족 사랑이 눈길을 끄는데요.


김건호 : 최근 아버지와 영상을 찍었는데 조회수가 5만을 넘었어요. 어느 정도 연출한 게 있지만, 일상 속 에피소드가 더 재미있어요. 사생활이 있고 수위 조절을 해야 하기에 있는 그대로 담지 못해 아쉽죠. 아버지와 단둘이 살다 보니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지내요. 어머니와 여동생은 강릉에 사는데 멀리 떨어져 있으니 애틋하죠. 티를 내진 않지만요.


Q :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자신을 깎아내립니다.


김건호 : 사람들이 좋아하고 저도 즐거워요. 보이는 것과 달리 말이 많고 괴상한 것들을 좋아하는데, 숨겨져 있었던 모습을 조금씩 보여주는 거죠. 사진에 달린 '남친충(모든 여자에게 남자친구인 척 행동하는 사람을 비하하는 신조어)'이라는 악플을 보고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박보검 뿐인 연관 검색어도 바꾸고 싶고.


Q : 그래서 독특한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건가요?


김건호 : 괴짜 이미지에 방점을 찍는 아이템이에요. 지금까지 총 일곱 개를 샀는데, 유아용이라 많은 돈이 들진 않았어요(웃음). 개당 3000원 정도? 작으면 작을수록 웃기더라고요. 점포 정리하는 매장에 들어가 알이 가장 작고 디자인이 독특한 제품을 구매해요. 사진과 영상 촬영 때만 쓰는 게 아니라 평상시에도 착용해서 종종 주위 사람들이 난처할 때가 있죠.


Q : 그렇군요. SNS 계정마다 올리는 콘텐츠가 다른데요.


김건호 : 채널마다 원하는 콘텐츠가 달라서 차별화를 두려고 합니다. 김건호를 지우는 게 아니라 위에 다른 색깔을 칠하는 거죠. 의식주에서 먹는 게 가장 기본이라 유튜브는 '먹방'을 주력 콘텐츠로 잡았어요. 구독자가 늘어 규모가 커지면 뷰티도 담을 예정입니다. 콘텐츠 만큼 소통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최근 구독자 만명을 넘었는데 이벤트를 진행해 같이 밥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누려고요. 저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듣고.


Q : 웹드라마 '열일곱' OST 커버 영상에 참여해 뛰어난 가창력을 뽐냈습니다.


김건호 : 캐스팅된 크리에이터가 개인 사정으로 불참해 갑작스럽게 투입됐어요. 과거 노래 부르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악플에 시달린 트라우마가 있어서 세 번을 거절했지만, 시간이 되는 사람이 저 밖에 없더라고요(웃음). 근심이 가득한 채 녹음을 마쳤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놀랐죠. 훗날 기회가 된다면 프로듀서로서 재능있는 친구들을 발굴하고 싶어요.


Q : 최근 자신의 이름을 딴 향수를 출시했는데요.


김건호 : '바니크'라는 뷰티 브랜드에서 크리에이터 우한경의 이름을 딴 여성용과 제 이름을 딴 남성용 두 종류를 출시했어요. 학생들이 구매해도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가격의 고체 향수죠. 저 역시 실생활에서 쓰고 있습니다. 크기가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편하죠. 각각 다른 세가지 향을 혼합해 사용할 수 있으니 질리지 않아 좋고. 이번엔 참여하지 않았지만, 추후 출시할 제품에는 디자인이나 성능 등에 관해 참여하려고 해요. 이름을 걸고 출시한 제품이기에 나를 믿고 구매한 분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싶지 않거든요.


Q :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건호 : MCN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면 당분간 크리에이터 활동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엔 영화나 드라마 작품을 만들고 배우로서 출연할 거고요. 찰리 채플린처럼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으니 나날이 발전하는 제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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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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