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 경기 3회말 1사 2루에 삼성 김성윤이 투런 홈런을 때리며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하고 있다. 제공 | 삼성라이온즈

[대구=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작은 거인’이 쏘아 올린 한 방에 ‘비룡’이 떨어졌다. 삼성의 신인 외야수 김성윤(18)이 흔들리던 SK에 사실상 KO 펀치를 날렸다. KBO리그에서 가장 작은 김성윤(163㎝)은 역대 최단신 홈런포의 주인공으로도 자신의 이름을 남기게 됐다.

김성윤은 18일 대구 SK전에서 1-0으로 앞선 3회 1사 2루에서 SK 선발투수 스캇 다이아몬드의 구속 142㎞짜리 직구를 가볍게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SK는 3회 급격히 흔들렸다. 1사 1, 3루에서 1루 주자 박해민이 견제에 걸렸지만 유격수 박승욱이 3루 주자 김정혁을 신경쓰다 모두 살려줬다. 이후 다시 박해민이 2루 도루를 시도했고 다시 주루사 위기에 몰렸지만 SK 1루수 박정권의 홈 송구 실책으로 김정혁이 홈을 밟았다. 야수의 계속된 실책에 동요하던 다이아몬드와 SK에 쐐기포를 박은 게 김성윤이다. 삼성은 김성윤의 홈런포로 주도권을 완전히 잡았고 7-5로 승리했다.

포항제철고를 졸업한 김성윤은 2017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39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았다. 키 163cm, 몸무게 62kg에 불과해 KBO 역대 최단신 기록과 역대 최경량 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김성윤의 스카우팅 리포트을 보면 ‘타구 판단 능력이 좋고, 수비 범위가 넓다. 시속 140㎞ 가까이 던질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 근성이 우수하고 집중력과 순발력이 좋다. 대수비, 대주자 요원으로 활용가치가 높고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한 외야자원’이라 설명돼 있다. 이날 경기 전까지도 주로 대주자, 대수비로 5경기(1타수 무안타)에 나섰다.

이날 기회도 우연히 찾아왔다. 좌익수, 2번타자로 선발출전했던 김헌곤이 1회 첫 타석에서 자신의 타구에 발을 맞았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김성윤을 내보냈고 김성윤은 프로 데뷔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작은 체구의 김성윤은 고교 시절 홈런이 하나도 없었다. 231타석에서 한 번도 담장 밖으로 타구를 보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짜릿한 손맛을 봤다. 리그 역대 최단신 홈런타자(이전 KIA 김선빈 165㎝)가 됐고 더불어 18세 4개월 16일로 최연소 홈런 3위로도 기록됐다.

김성윤은 지난 6일 두산전에서 12-10으로 앞선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산 민병헌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하며 팀을 구하기도 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그대로 근성있고 집중력있는 수비로 박수를 받았던 그가 이번에는 의미있는 홈런포를 작렬했다. 전날까지 2연패, 대구 3연패 늪에 빠져있던 삼성은 김헌곤의 갑작스런 이탈에도 불구하고 김성윤의 한 방 덕분에 분위기를 추스르고 스윕패(3연전 전패)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성윤은 경기 후 “중학교 때 홈런 1개가 있었고 그 후로는 처음 나온 홈런이다. 처음에는 홈런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타구가 잘 맞았다고 느껴져 3루까지 전력질주 하겠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홈플레이트를 밟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났다. 더그아웃에 들어올 때 동료들이 환호해줘 정말 기뻤다. 지금까지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이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iaspir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