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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트와이스의 ‘TT’는 지난해 가요계 최고의 히트곡중 하나다. 지난해 뿐 아니라 최근 몇년으로 기간을 확대해도 ‘TT’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은 노래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 대표적인 R&B 프로듀서인 진보는 나온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이 메가 히트곡을 감히 리메이크하겠다고 나섰다. 트와이스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 박진영에게 인정 받기 위해 ‘007 작전’까지 감행했다.

진보는 15일 서울 신사동 오드 메종에서 새 리메이크 앨범 ‘KRNB2’ 파트1 음악감상회를 가졌다. ‘KRNB2’는 K팝 히트곡들을 진보 특유의 색깔로 재해석해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다. 진보만의 감각을 더해 추억을 되살리고 새로운 매력을 탄생시키는 작업인 셈. 특히 국내를 대표하는 알앤비 보컬리스트들이 대거 참여해 규모감을 한층 키워 남다른 기대를 받고 있다.

고(故) 김성재의 ‘말하자면’을 비롯해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 윤수일의 ‘아파트’, 트와이스의 ‘TT’ 등 80년대부터 최신 히트곡까지 여러 명곡을 여러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로 해석한 곡들이 수록돼 있다.

이중 가장 관심을 끈 트랙은 남다른 색깔로 지지를 받고 있는 수민과 진보가 공동 프로듀싱하고 함께 부른 ‘TT’다. 진보는 원작자 블랙아이드필승에게 리메이크 허락을 받은 뒤 JYP 박진영 프로듀서에게 허락받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진보는 “TT를 최초로 리메이크했다고 하더라. 박진영 형의 인정을 받을 수 있나 고민했는데 숨은 공신이 있다. 박진영 형이 자주 가는 LP바 사장님과 친한데, 이 계획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사장님이 진영형이 언제 온다고 알려주면 007 작전처럼 찾아갔다. 처음 갔을 때 인사하고 통성명하는데 다행히 형이 내 번호를 먼저 물어봐줬다. 내가 다가가는 것 처럼이 아니라 자연스러웠다”며 웃었다.

이어 “어느 금요일 밤 9시에 오신다는 말 을 듣고 우연히 가서 만난 것 처럼 찾아가 ‘TT’ 리메이크 버전을 들려드렸다. 그날 일본에 일 때문에 갔던 수민이 공항에서 LP바로 바로 와 함께 진영 형에게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려드렸다. 진영 형이 ‘욕나오게 좋다’고 말씀하셔서 허락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메인 보컬이자 ‘뇌섹남’인 나잠수가 참여한 ‘아파트’에 대해 진보는 “목소리로만 아니라 토크박스, 기타, 믹싱 등 여러 측면에서 나잠수가 다양한 재능을 발휘했다”며 “함께 있을 때 ‘뇌섹남’답게 과학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홀로그램 유니버스 등 재밌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로 음악 인지도가 높아지면 함께 과학의 대중화에 나서자는 의견을 나눴다”는 이색 포부도 드러냈다.

최근 JYP를 떠나 새로운 음악세계를 예고한 지소울은 ‘아주 오래된 연인들’을 불렀다. 진보는 “이번에 지소울을 처음 만났다. 역대 국내 알앤비 가수중 정교한 테크닉 측면에서 최고라고만 알았는데 이 노래를 하겠다고 할 떄 의아했다. 특이해서 좋다고 하더라. 지소울이 특이한 걸 좋아할지는 몰랐다. 앞으로 지소울의 행보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각종 음원 차트를 폭격하며 대세로 군림하고 있는 크러쉬와 AOMG의 홍일점이자 매력적인 음색을 가진 후디가 ‘말하자면’에서 호흡을 맞췄다. 진보는 “원곡의 매력을 리메이크가 넘을 순 없다. 오리지널의 가치가 놏기 떄문이다. 원곡의 매력이 건드리지 않는 부분을 건드리는 게 목표였다. 가사에서 소심한 남자의 모습을 표현하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크러쉬가 노래를 할 때 녹음실에서 소름이 돋았다. 이현도 형은 편곡 등 여러 면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 어릴 떄부터 듀스를 좋아했던 나로서는 현도 형에게 일대일 과외 받는 기분으로 기분 좋게 작업했다”고 듀스와 이현도에게 존경심을 보였다

새 앨범에 대해 진보는 “해외에서 K팝에 대한 관심이 많다. 새로운 걸 원하는 분은 K힙합을 좋아하기도 한다. 올해는 ‘K알앤비’의 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내 노래를 듣고 원곡을 찾아봤을 때 감명받을 만한 노래들을 리메이크의 기준으로 삼았다”며 “내가 데뷔한 떄와 달리 지금 시점에 알앤비 씬에는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재능 있는 사람이 많다. 올해는 한국에서 알앤비 가수가 약진하는 해이다. 여러 가수들이 참여한 이 앨범은 이를 축제처럼 즐기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음악계에 데뷔한 진보는 2011년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음반 부문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4년에는 제11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알앤비소울 노래상을 수상한 알앤비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다. 꾸준히 음반을 발매해 왔고, 빈지노, 이센스, 자이언티, 크러쉬, 피제이, 후디, 도끼 등과의 협업, f(x), 샤이니, 방탄소년단, 레드벨벳 등의 프로듀서로 맹활약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진보의 새로운 특별한 리메이크 프로젝트 ‘KRNB2’ 파트1은 오는 16일 정오 정식 발매된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슈퍼프릭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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