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주봉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연예계 ‘대마초 파동’이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최정상급 아이돌 빅뱅의 탑부터 중견 배우 기주봉, 정재진까지, 직군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탑 이어 기주봉, 정재진까지 ‘전방위 확산’

인기그룹 빅뱅의 멤버 탑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이번엔 중견 배우 기주봉(62)이 같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연극배우이자 극단 대표를 지낸 정재진(64)은 구속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2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재진을 구속하고 기주봉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연극배우 겸 조연급 영화배우로 활동 중인 이들은 지난해 12월 중순과 말에 각각 A(62)씨로부터 대마초를 공급받아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재진은 모발에서, 기씨는 소변에서 대마초 흡연 양성반응이 나왔으나 두 사람은 모두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류 성분 반응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재진은 지난 9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현재 의정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 있다. 기주봉은 검찰에서 영장을 청구하는 대로 이번 주 중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앞서 빅뱅 탑은 지난해 10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기소돼 지난 5일 서울경찰청 홍보담당관실 경찰악대에서 방출됐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있는 4기동단으로 발령, 숙소에서 신경안정제 계통 처방 약을 먹고 잠이 들었으나 다음날인 6일 정오까지 깨어나지 않아 이대목동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9일 중환자실에서 퇴실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본인도 대부분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불구속 상태에서 향후 재판을 받게 된다.

남자친구의 지인으로부터 대마초를 권유받았다고 폭로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30)은 지난 6일 1차 경찰 조사를 받았다. 가인은 이달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자친구인 배우 주지훈(35)의 지인이 대마초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가인에게 대마초를 해보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진 그의 지인은 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탑

◇잊을만 하면 터지는 연예계 ‘대마초 파동’

사실 연예계 대마초 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예계 대마초 사건은 잊을만 하면 불거진다.

지난 1975년 대마초 파동이 일면서 록의 대부 신중현을 비롯해 윤형주, 김세환, 이장희, 등 70년대 한국포크록의 대표주자들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검찰에 불려갔다. ‘가왕’ 조용필도 대마초 파동 당시 구속됐다.

1980년대 인기그룹 들국화의 전인권, 부활 출신의 김태원 이승철, 김수희, 영화배우 염해리, 개그맨 주병진 등이 마약사건에 연루됐다. 90년대에는 가수 신성우 이현우 현진영 고 신해철, 영화배우 박중훈, 김부선, 개그맨 신동엽 등이 마약복용으로 톱뉴스를 장식했다.

2001년 청순가련형의 대표주자로 꼽혔던 탤런트 황수정이 필로폰 투약 혐의로 구속됐고 가수 싸이의 대마초 흡연과 영화배우 성현아의 엑스터시 사건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2010년에는 크라운 제이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011년 빅뱅의 지드래곤이 대마초 흡입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지난 2015년엔 힙합가수 이센스, 아이언 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안겼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름과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이라 도드라지게 부각되지만 사실 우리나라 연예인은 세계적으로 동종 업계 종사자와 비춰볼 때 대마초나 마약을 많이 하는 집단은 아니다”는 전제조건 하에 “연예인은 직업상 스트레스가 많다. 자기 맡은 일을 열심히만 한다고 성공하는 직업이 아닐 뿐더러 이미지로 대중과 소통해야 하니 스트레스가 상대적으로 크다. 극복하는 과정이 쉽진 않다. 영세한 업체도 많다보니 정신적 문제를 이겨낼 방안이 체계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관리가 잘 안되는 사례도 많다. 그리고 ‘어둠의 손길’에 상대적으로 쉽게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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