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스무 살, 생각만 해도 풋풋함과 설렘을 안겨주는 단어죠. 다양한 꿈과 미래가 펼쳐져 있기 때문에 설렘을 느낄 수 있는 나이를 스무 살이라고 하는데요.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스무 살에 뭘 하셨나요? 또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요? 세대를 막론하고 상상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 텐데요. 다양한 꿈과 미래가 기다리는 스무 살 영상 크리에이터 고가은은 많은 설렘 속에 미래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뱃살요정'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13만 2000명‧이하 7일 기준)과 유튜브(약 4만 7000명)에서 도합 약 18만여 명의 팔로워를 지닌 '핫스타'입니다.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한 카페에서 고가은은 현재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도전을 해보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실까요?


Q : '뱃살요정'으로 유명한 고가은 씨, 만나서 반갑습니다. 현재 성우 공부를 하고 있다고?


고가은 : 저는 페이스북에서 활동을 시작해 유튜버로 활동 중인 '뱃살요정' 고가은입니다. 학창시절 제가 예고 문예창작 전공이었는데, 시 쓰는 게 질리던 시점에서 SNS 활동을 시작했어요. 당시 제가 목소리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사람들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 성우과에 진학하게 됐어요.


Q : 전문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달라진 건가요?


고가은 : 보통 목소리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간단한 유머 더빙이나 성대모사를 해요. 사람들이 익숙한 캐릭터를 성대모사하면 좋아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저는 성대모사를 지양해요. 자기만의 개성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발음, 발성, 호흡을 연습해요. 평소 말할 때도 발음 정확히 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어요. 이런 부분을 신경을 쓰면서 제 활동에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어요.


Q : 현재 학교에서 어떤 과정을 배우고 있는데요?


고가은 : 성우하면, 연기 쪽만 배운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연극배우들이 아크로바틱을 하듯이 체력 기르는 교육이 있고, 처음에 말한 호흡법, 발성법, 발음 교정 등도 있죠. 학교에서 연기, 대본 분석, 화면 분석 등 다양한 것을 하는데 기초적인 걸 다져놓은 다음에야 더빙에 들어가요. 아직은 더빙 과정은 못 배우고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정도예요.


Q : 지금의 SNS 활동이 학과 공부에 도움이 되던가요?


고가은 : 사람들이 어떤 연기를 좋아하는지 요즘 트렌드를 잘 알 수 있어요. 학교에서 배우는 게 정통적인 방법이라고 하면, 제가 하고 있는 건 대중을 상대하는 활동이에요. 결과물의 상태가 떨어져도 콘텐츠만 좋으면 사람들이 좋아하거든요. 대중의 반응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친구들보다 유리하다고 생각해요.


Q :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영상 크리에이터로 활동 시작한 건 언제부터인가요?


고가은 : 고등학교 2학년 말에 시작했어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게 좋아서 한 거죠. 초등학교 때 꿈이 개그우먼이었고, 중학교 땐 만화가였어요. 저 보다 남을 만족시키는 직업을 선호했어요. 그래서 페이스북 유머 그룹에서 시작하게 됐고, 점점 활동을 넓혔어요. 제가 힘들어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게 좋았어요.


Q : 현재 성우로서 능력은 언제부터 알게 됐나요?


고가은 : 중학교 때부터 취미로 성대모사를 했어요. 목소리를 바꾸면서 찍은 영상이 있는데, 조회 수가 터지면서 좀 더 특화시키기 시작했죠. 나는 이쪽으로 하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쪽으로 진로를 잡았어요.


Q : 학창시절 능력을 알게 된 건데. 학교 선생님이 어떤 조언을 해주셨나요?


고가은 : 학과 담당선생님의 반응은 좋지 않았어요. 문예창작이라는 전공이 정해져 있는데, 다른 것에 빠져 있으니 걱정하셨죠. 그런데 나중에 대학을 이쪽으로 진학하겠다고 하니 응원해주셨어요. 또, 현재 저를 가르쳐주는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교수님이 학원을 겸업으로 함께 운영 중인데, 상담하러 온 여고생이 저로 인해 성우의 꿈을 갖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그런 얘기 듣고 뿌듯했죠,


Q : 그런데 왜 하필 닉네임이 '뱃살요정'인 건가요?


고가은 : 제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재밌는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그룹에 속해 있었어요. 그때 제 뱃살을 이용해서 영상을 올린 적 있는데, 당시 'OO요정'으로 부르는 게 유행이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를 '뱃살요정'으로 불렀는데, 그게 마음에 들어서 그대로 활동하고 있어요.


Q : 여성으로서 망가지는 유머 영상을 찍는 게 부담스러울 텐데요.


고가은 : 저는 유머 영상 말고도 엽기사진이 많아요. 시작할 때부터 이미지 걱정하지 않고 활동했다보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졌죠. 그래서 전 늘 민낯으로 다녀도 신경 쓰지 않아요. 어차피 저를 좋아할 사람들은 좋아할 테니. SNS에는 예쁜 얼굴로 유명해진 사람도 많잖아요. 그 중 CG(컴퓨터 그래픽)의 힘을 빌린 분도 있을 거예요. 제가 그랬다면 밖에 나가기 부담스러울 텐데. 전 그게 아니기에 오히려 편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요.



Q : 실제로 긍정적이고 유쾌한 분인가 봐요?


고가은 : 전부 다 즉흥적으로 살고 있어요. 놀고 싶으면 친구와 약속 잡지 않고 혼자서 무작정 나가요. 계획 없이 떠돌면서 발길 닿는 데가 제 목적지예요. 시간이나 장소, 계획에 구애받지 않고 살죠. 남들은 계획을 세워야 잘 산다고 하는데, 저는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자기만의 목표, 흥미가 있으면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게 맞는 것 같아요.


Q : 그 모습을 보면 부모님이 걱정하실 수도 있을 텐데요.


고가은 : 부모님은 무조건 제 편이세요. 다행히 제가 선택한 것에 반대는 없으셨어요. 대신 "단, 뭘 하든 성실히 꾸준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그러시죠. 또, "기본은 지키면서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지켜봐주세요. 사실 집이 경제적으로 지원해줄 상황이 아닌데, 제 꿈을 위해 힘써주는 걸 보면 항상 부모님께 감사해요.


Q : 부모님이 지지해주셔도 본인 스스로 확신이 들어서 이쪽 길을 선택한 거잖아요. 확신이 든 전환점이 있겠죠?


고가은 : 당연히 있었죠. 제가 정확히 고등학교 2학년 9월부터 SNS 활동을 시작했는데, 3학년으로 넘어가면서 팔로워가 급작스럽게 늘기 시작했어요. 겨울방학에 영상을 주기적으로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그때 확신이 생겼죠.


Q : 활동하면서 팔로워들에게 받은 가장 기억 남는 피드백은 어떤 건가요?


고가은 : 제가 유머나 성우 연기에서 벗어난 걸 올릴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러면 "저는 언니 목소리가 듣고 싶어요"라는 말을 들어요. 제 자존감이 높지 않아서 '목소리가 좋은 건가' 항상 의구심이 들었는데, 그런 말 듣고 '그래도 내 목소리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구나'라는 생각하게 됐어요.


Q : 자신감을 얻어서 그런 건지. 팔로워들과 소통을 자주하는 것 같아요.


고가은 : 자주 소통하려고 노력해요. 유명해져서 댓글 많이 달리면 일일이 신경 쓸 수 없는 게 사실인데, 저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밤 새면서까지 전부 답글 달아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인지 댓글 수에 집착할 때도 있어요. 적으면 의기소침해지죠. 그런데 요즘은 한, 두 명 달아도 개의치 않고 대화하려고 해요.


Q :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현재 활동하면서 어떤 보람을 느끼나요?


고가은 : 부모님께 경제적인 부분에서 살짝 도움을 드린 점이랄까요. 학비 부담이 좀 있는 편인데, 제가 활동하면서 부수적으로 얻는 수입이 있어요. 그래서 조금이지만 부모님을 돕는 부분에서 보람을 느껴요. 또, 제일 큰 보람은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거예요.


Q :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고가은 : 저는 목표를 한 가지만 정해두지 않아요. 제가 성우학과에서 교육받는다고 해서 마냥 성우라고 한정짓지 않아요. 제 페이스북 프로필에 '멀티 플레이어'라고 적어 놨는데요. 여러 가지를 하고 싶어서 적었어요. 앞으로 다양한 일을 경험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에요. '한 가지 분야에서 최고가 되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한 가지를 파는 건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제가 성장하고, 어떤 사람에게 최고가 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어요. 몇몇 사람들만 좋아해주면 돼요. 저는 그걸로 족해요.


Q : 그렇다면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고가은 : 지금 학교 다니면서 영상을 제대로 못 찍고 있는데, 방학하고, 시간이 생기면 좀 더 여러 가지 영상 활동을 해볼 생각이에요.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서 영상을 찍어보고 싶어요. 또, 요즘 남자친구와 사이가 좋은데, 남자친구와도 영상을 함께 찍어보고 싶어요.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고가은 : 저를 사랑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요. 그분들이 있기에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걸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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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가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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