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올 시즌 LG 트윈스 마운드에서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는 선수는 임찬규가 아닐까 싶다.


지난달 31일까지 8경기 모두 선발 등판한 임찬규는 4승 2패 평균 자책점 1.36을 기록 중이다. 그는 규정 이닝에서 1.2이닝 부족해 이른바 '장외 평균 자책점왕'으로 불리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임찬규는 어딘가 모르게 2% 부족한 선수로 분류됐다. 가지고 있는 재능은 뛰어나지만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뿌리지 못하며 매년 아쉬운 평가를 받았다.


그런 임찬규가 1년 새 확 달라졌다. 자신감 넘치는 피칭과 포수 미트에 묵직하게 꽂히는 구위는 상대 타자를 압도하며 KBO리그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임찬규의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피칭 아카데미'를 경험하면서부터다. '피칭 아카데미'는 레전드 이상훈 코치가 원장으로 있는, LG가 자랑하는 투수 육성 시스템이다.


2016시즌부터 시작한 '피칭 아카데미'의 1기 출신인 임찬규는 이곳에서 기량과 멘털 등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이상의 성장을 일궈냈고,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2년 차에 불과하지만 '피칭 아카데미'에 대한 구단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이 때문에 올 시즌에는 조금 더 욕심을 내 팀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 투수 위주로 선수단을 꾸렸다.


손주영(2017년 2차 1라운드), 이창율(2017년 2차 2라운드), 이찬혁(2017년 2차 3라운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송윤준(2011년 4라운드), 유원석(2103년 신고선수) 등 20대 중반의 선수들도 '피칭 아카데미'에 등록했는데, 기량과 열정만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관리해주겠다는 LG의 의중이 담겨 있다.


경기도 이천에서 숙소 생활을 하는 '피칭 아카데미' 선수들의 하루 일과는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다. 워밍업인 달리기부터 기술 훈련인 불펜 피칭, 펑고까지 이 모든 게 오전 시간에 진행된다.


점심 먹고 난 이후에는 본격적인 피칭 관련 훈련에 돌입한다. 어깨, 팔꿈치 보강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투구에 최적화된 몸을 만든다.


저녁에는 개인 트레이닝을 실시한다. 이렇게 따지면 하루에 10시간 가까이를 훈련에 투자하고 있는 셈이다.


지칠 법도 한데 선수들은 매사 즐겁게 훈련한다. 손주영은 앞선 인터뷰에서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을뿐더러 LG 레전드인 이 코치님 밑에서 야구할 수 있다니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원장인 이 코치는 선수들의 '건강한 몸'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선수들 곁에서 성장 과정을 돌보는 유현원 트레이너으로부터 선수들의 몸 상태를 수시로 체크한다.


조금이라도 아픈 부분이 있으면 훈련을 즉각 중단할 정도로 꼼꼼하게 신경 쓴다. 이 또한 이 코치가 야구 선수로서 다양한 경험을 해봤기에 나오는 조언이라 할 수 있다.


'피칭 아카데미'는 1, 2년 하려고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다. 10년 이상, 먼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LG의 장기 프로젝트이다.


유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피칭 아카데미'을 통해 이전보다 더 좋은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올라 LG에 큰 힘이 됐으면 한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wayne@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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