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 데뷔전 치르는 김성민, 첫 피안타는 김현곤[SS포토]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넥센 선발투수 김성민이 역투를 펼치고 있다. 김성민은 좌완 김택형과 SK와 트레이드로 넥센에 이적해 첫 선발투구를 펼쳤다. 2017.05.28.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넥센 좌투수 김성민(23)이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실점 없이 마운드 위에서 버티면서 희망을 보였다. 하지만 SK에 내준 좌완 김택형(21)과 비교해 김성민의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보기는 힘들다. 물론 모든 트레이드가 그렇듯 한 경기, 한 시즌으로 성패를 결론지을 수는 없다. 그래도 넥센이 마지막에 웃기 위해선 김성민의 꾸준한 기량 향상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성민은 지난 28일 고척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87개의 공을 던지며 4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가 많아 5회초를 앞두고 하영민과 교체됐으나 부드러운 투구 밸런스와 빼어난 변화구 구사 능력을 자랑하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경기 초반에는 불안했다. 1회와 2회 모두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갔다. 그러나 위기에 몰릴 때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버티는 모습을 보여줬다. 3회부터는 자신감과 밸런스를 찾고 원하는 곳에 공을 던졌다. 직구가 낮게 깔려 들어가면서 삼성 타자들도 김성민의 공에 쉽게 대응하지 못했다. 결국 김성민은 3회 2사 2,3루 위기를 극복했고 4회에는 가장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경기 초반 제구 외에도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좌투수임에도 주자를 묶지 못하며 2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삼성도 이를 파악하고 3회부터 적극적으로 달렸다. 김성민이 1군 무대에서 꾸준히 기회를 얻기 위해선 좌투수의 이점을 살려 주자들이 섣불리 뛰지 못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날 김성민은 직구 42개를 던졌고 최고구속은 141km를 찍었다. 직구 외에 커브 18개, 슬라이더 10개, 체인지업 17개를 구사했다. 스트라이크 46개, 볼 41개를 기록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SK 스프링캠프 당시 김성민을 김광현의 빈자리를 대체할 좌완 선발투수 중 한 명으로 꼽은 바 있다. 힐만 감독은 “김성민은 스트라이크를 좀 더 던져야 한다”며 김성민이 공격적인 투구로 유리하게 볼카운트를 가져간다면 선발진에 포함된 채 시즌 개막을 맞이할 것이라 바라봤다. 하지만 김성민은 불펜투수로 시즌을 맞이했고 SK는 시즌 개막 두 달도 안 돼서 김성민을 포기하고 재활 중인 김택형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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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좌투수 김택형이 2016년 6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2015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서 넥센에 지명된 김택형은 입단 첫 해부터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뿌렸다. 프로 입단 후 빠르게 구속이 상승하며 152km를 찍었고 당시 넥센 염경엽 감독을 비롯한 많은 야구인들은 김택형을 두고 “2, 3년 후 넥센 마운드를 책임질 에이스”라 평가했다.

그러나 김택형은 지난해 7월 왼쪽 팔꿈치 통증을 느끼며 엔트리서 제외됐다. 통증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지난 3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시즌 아웃됐다. 결국 지난 18일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SK 염경염 단장은 “양현종과 같은 선발투수로 키울 계획이다. 재활을 마친 2018시즌부터 2년 동안은 중간에서 던진다. 경험을 쌓게 한 다음 2020시즌부터 선발투수로 등판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과정도 양현종과 비슷하게 갈 것”이라고 김택형 프로젝트의 청사진을 전달했다.

결국 트레이드의 성패는 2, 3년 후 김성민과 김택형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일단 현재 외부시선은 SK의 손을 들어주는 주는 쪽이 많다. 한 야구 관계자는 “트레이드 당시 넥센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물론 넥센은 이미 젊은 투수들이 선발진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그래도 김택형 정도의 재능을 포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성민도 좋은 투수지만 김택형은 에이스가 될 수 있는 투수다”고 말했다. 수도권 A구단 지도자는 “요즘 팔꿈치인대접합 수술은 큰 수술이 아니다. 재활 성공률도 굉장히 높아졌다. 김택형처럼 젊은 투수는 수술 후 더 좋은 공을 던질 확률이 높다. 넥센이 김택형을 트레이드 시장에 제대로 내놓았다면 김성민보다 더 좋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미래의 일은 누구도 모르지만 트레이드가 균형을 맞추려면 김성민이 2, 3년 내로 10승 투수급 활약을 펼쳐야 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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