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잉글랜드와의 결전 앞둔 신태용 감독(한국-잉글랜드)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한국과 잉글랜드의 경기에 앞서 신태용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jup@sportsseoul.com

[천안=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단 1%의 준비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

125일 만에 포르투갈과 리턴매치를 앞둔 신태용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은 결전을 이틀 앞둔 28일 선수단 미팅 자리에서 전날 인천에서 열린 포르투갈-이란의 조별리그 C조 최종전 경기 비디오를 공유했다. 이전까지 1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 위기에 몰린 포르투갈은 이란을 상대로 0-1로 뒤지다가 후반 두 골을 몰아넣으며 역전승했다. 이란의 전 선수가 수비 지역에 내려와 지키기에 나섰으나 포르투갈은 공격진을 과감하게 전진 배치하며 상대 뒷공간을 무너뜨렸다.

신 감독도 이 점에 주목했다. 지난 1월25일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포르투갈 U-20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렀을 때도 상대 2선 침투 능력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당시 조영욱이 후반 선제골을 넣었으나 종료직전 호르헤 고메스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비겼다. 한국 U-20 축구는 포르투갈과 역대 전적에서 3무4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이승우가 소속팀 일정으로 빠지긴 했으나 조영욱, 백승호 등 주력 요원이 대부분 뛰었다. 개최국 한국을 상대해 본 포르투갈도 예방주사를 맞은만큼 양 팀이 125일간 얼마나 경쟁력을 끌어올렸을지 비교할 기회이기도 하다. 한국은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스리백을 사용했지만 상대 공격수에게 뒷공간을 내주면서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신 감독은 “포르투갈은 2선 침투는 물론 풀백 오버래핑이 매우 강했다. 또 신체조건이 뛰어나 세트피스에서도 장점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맞춰 수비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세트피스 공격에서도 다채로운 전술을 예고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이승우~조영욱~백승호 전방 3명의 공격수를 중심으로 역습에서 탁월한 힘을 발휘했지만 중앙에서 패스 줄기가 자주 끊겼다. 이승우, 백승호 등 ‘바르샤 듀오’를 선발에서 제외한 채 치른 잉글랜드와의 최종전에서는 그 한계를 뚜렷하게 보였다.

포르투갈 역시 힘과 스피드를 앞세워 한국의 공격을 차단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포르투갈은 한국 훈련이 열리기 1시간30분 전인 오후 5시 옆 구장에서 공개훈련을 했다. 이란전을 뛴 주력 선수는 대거 참가하지 않았고, 벤치 멤버들만 10여명 가볍게 몸을 풀었다. 지난 1월 한국전에서 뛰었던 수비수 페드로 엠피스는 “한국은 매우 강한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10번 공격수(이승우)가 빠르고 강했다”며 “우리도 영상을 분석하며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신태용호의 역습을 경계했다. 따라서 한국이 역습에 비중을 둔 공격으로만 포르투갈을 상대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가장 확실한 단기 처방은 이번 대회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한 세트피스 전술을 가다듬는 것이다. 신 감독은 “지금까지 여러가지 세트피스 구상을 해왔는데 선수들이 경기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상황에 맞는 ‘몇 번 세트피스’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잘 못하더라”며 “포르투갈전에서는 선수들이 재치있게 세트피스를 구사하도록 감독이 이끌어줘야할 것”이라고 했다. 신 감독은 지면 끝나는 녹아웃 토너먼트 특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훈련 및 전술과 관련한 질문엔 말을 아꼈다. 미디어를 통해 상대가 분석할 수도 있다는 이유였다. 이에 따라 이날 훈련은 초반 15분 워밍업만 취재진에 공개하고 전면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 겨울 포르투갈전을 경험했던 수비수 정태욱, 윤종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윤종규는 “당시 포르투갈은 한창 시즌 중이었고 우리는 갑자기 소집돼서 경기를 치렀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 다른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욱은 “지난 1월이나 지금이나 포르투갈은 2선 침투에 능하다. 언제 어디서 (상대 공격수가) 빠져들어올지 늘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며 집중력을 강조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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