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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빈말은 못하지만 무례하지 않다.”

24세 예지는 거침없고 솔직했다. 그의 신곡 ‘아낙수나문’ 역시 자신을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과 뒷담화에 시원한 한방을 날리는 곡으로, 역사 속 사실과 달리 영화 속 악역으로 등장한 ‘아낙수나문’을 자신과 비유했다.

“콘셉트 회의 중 악역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영화 ‘미이라’의 아낙수나문이 기억났다. 영화 속 이집트 인물은 각기 다른 시대에 살던 인물을 모아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 놓았다. 악역이지만 실제 악인은 아니다. 나 역시 방송에서 비치는 모습은 악역에 가까워서 서로 빗대어 표현하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최근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남다른 가창력을 뽐낸 예지는 지난 겨울 시즌에 맞춰 좀 더 대중적인 노래로 컴백을 준비했다. 그는 “아무리 해도 가사가 안 나왔다. 억지로 네마디를 썼는데 진짜 흔한 가사였다. 부르는 내가 가짜 같고 진짜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그럴싸하게 보이기만 했다. 이런 곡으로 잘 돼도 문제고 안 돼도 후회할 것 같아 바로 접고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다보니 ‘아낙수나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댓글이나 악플 뿐만 아니라 어딜 가나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것에 대한 대답이다. 일일이 이야기 할 마음도 없지만 예전부터 가깝지 않은 사람들이 내 앞에서 말하지 못하고 뒤에서 안좋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아는데 알아서 찔리라는 내용이다. 찔릴 사람이 꽤나 있을 것 같다. 3절에는 꼭 헤이러 뿐만 아니라 가까이 있는 팬에게도 한번도 못한 이야기다. 14세부터 춤을 취서 지금 24세인데 나름의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떻게 내가 잘 버텼는지에 대한 답이자 예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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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에서 춤이 좋아 춤을 추던 아이는 10년간 수 많은 희로애락을 겪으며 지금의 예지로 거듭났다. “중2때부터 백업댄서를 시작했다. 무대에서 관객들 표정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나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내가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때부터 무작정 노래연습을 했다. 이후 춤과 노래 동영상이 싸이월드 1위가 되면서 로엔 연습생 오디션 기회가 주어졌다. 데뷔 후 내가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1년의 공백기동안 멤버들과 기회가 언제 주어질지 모르지만 우리의 총알을 가득 장전해 놓자고 했다. 그때부터 내 이야기를 랩으로 본격적으로 담아냈다.”

예지는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언프리티 랩스타2’를 통해 가감없이 뿜어냈다. “나가서 잘된다는 보장도 없고, 내가 제대로 랩을 한걸 본적없는 주변에서는 많이 말렸다. 그래서 더 독기와 감정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게 되었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한 프로그램이라서 내 할말은 다 했다. 이후에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무플이던 반응이 그 후에는 댓글이 달렸다. 응원도 있지만 싫어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관심을 받을지 생각하지 못했다.”

예지 (2)

강한 걸크러시의 래퍼 예지와 걸그룹 피에스타의 예지는 분명 다른 색을 가지고 있다. 그는 “피에스타로 음악방송을 가면 못 알아보는 분도 있다.(웃음) 전혀 다른 이미지로 생각하시는데 내가 좀 더 많이 보여드려야 한다. 서로 상반된 모습인데 중간을 찾아서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에스타일 때 더 도전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언니들에게 묻어가면서 더 여성스럽게 갈 수 있다. 이제 피에스타로 나올 차례가 된 것 같다”고 알렸다.

“22세 때 미친개가 그 당시 감정이 솔직해 나온 것이라면 ‘아낙수나문’은 지금 나의 솔직한 감정이다. 잘 안 돼도 후회는 안 남을 앨범이고 작은 목표를 이뤄가면서 만족하고 싶다. 앞으로도 내 음악과 노래에 솔직한 가수와 래퍼가 되도록 하겠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페이브 엔터테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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