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조영욱, 간발의 차로...(한국-아르헨티나)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조별 경기에서 한국의 조영욱의 슛에 앞서 아르헨티나의 골키퍼 프랑코 페트롤리가 공을 쳐내고 있다. 전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전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백)승호 형이 두번째 골은 ‘네가 넣은 것’이라고 말해줬다.”

신태용호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2연승으로 조기 16강행을 확정하는 데 ‘조연상’을 준다면 단연 공격수 조영욱이다. 조영욱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두 골에 이바지하며 2-1 신승을 이끌었다. 사흘 전 기니와 1차전(3-0 승)에서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 판독(VARs·Video Assistant Refrees) 끝에 돌연 골이 취소됐다. 하지만 왕성한 활동량으로 상대 수비 2~3명을 끌고다니면서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조연 구실을 하며 대승의 디딤돌 구실을 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이 초반 아르헨티나 공세에 밀리다가 전반 18분 이승우의 번개같은 드리블에 이은 칩슛으로 선제골에 성공했을 때 보이지 않는 다리 구실을 한 게 조영욱이다. 왼쪽 윙백 윤종규가 상대 진영의 조영욱에게 공을 건넸는데 미드필드 왼쪽에서 조영욱은 상대 수비수와 몸싸움에서 버텨내며 이 공을 이승우에게 연결했다. 이승우가 빠른 발로 상대 진영까지 달려드는 데 다리를 놓아준 셈이다. 전반 39분엔 그야말로 몸을 던졌다. 후방에서 김승우가 넣어준 공이 아르헨티나 수비수 머리를 넘겨 뒷공간에 떨어졌다. 조영욱이 빠르게 달려들었고, 아르헨티나 골키퍼도 튀어나오면서 강하게 충돌했다.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 겉으로 보면 아르헨티나 골키퍼의 순수한 반칙처럼 보였으나 조영욱의 지능적인 플레이였다. 손을 사용할 수 있는 골키퍼가 몸을 전진하려고 할 때 머리를 먼저 넣어서 반칙을 유도했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골키퍼나 나오는 것을 확인했는데 머리를 갖다대면 최소 페널티킥을 얻어내거나 공이 뒤로 빠져 들어갈 것 같았다”며 “골키퍼와 충돌한 뒤 명치가 정말 많이 아팠다”고 웃었다. 결국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침착하게 차 넣으면서 결승골로 연결됐다. 조영욱은 “승호 형이 골을 넣은 뒤 내게 ‘두 번째 골은 네가 넣은 것’이라고 말해줬다. 정말 고마웠고 더 힘이 나더라”고 말했다.

조영욱은 두 골에 이바지한 것 외에도 저돌적인 돌파와 수비 지역까지 내려와 헌신하며 박수를 받았다. 그는 “나 역시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은 크다. 기니전 때는 정말 더 그랬는데, 점점 골 욕심보다 팀을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오늘은 16강 여부가 결정되는 경기였고, 다음 잉글랜드전은 조 1,2위가 결정된다. 더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또 “공격수 입장에서 골을 넣고 주목받는 선수들이 부러울 수도 있으나 오늘처럼 팬들께서 경기 후 내게 손뼉을 쳐주시는 것을 보니 또다른 힘이 된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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