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배구협회 대의원총회
대한민국배구협회가 지난해 12월 대의원총회를 열고 서병문 회장을 포함한 집행부 전원 불신임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대한민국배구협회 7명의 대의원들이 현재 협회운영을 맡고 있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전원 사퇴와 서병문 회장 복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 회장의 퇴진에 찬성했던 대의원들과 반대하는 대의원들 간의 첨예한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배구협회가 새로운 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파장이 예상된다.

배구협회 산하 시도배구협회 및 전국규모연맹체 회장 7명은 18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말 취임 2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임 집행부를 전원 해임한 결과 지금까지 5개월 동안 배구협회가 사실상 ‘식물협회’로 전락했다. 비대위 체제가 오래 지속되면서 생기는 심각한 사태와 일부 비대위원의 독단적인 행태를 방관할 수 없어 적극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영석 경북배구협회장이 대표 낭독한 성명에는 서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의 사퇴에 찬성했던 김명욱 세종시배구협회장도 포함돼 있다. 배구협회 대의원단에는 17개 시도배구협회장과 6개 전국규모연맹체 회장이 참여한다. 지난해 12월 벌어진 서 회장의 ‘탄핵’사태 당시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는 16명의 대의원이 모여 전원 찬성하면서 불신임안이 가결됐다.

성명을 낸 김영석 회장은 “서병문 회장과 개인적인 인연은 없다”고 오해의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협회가 비대위 체제로 오래 지속되면서 시도협회와 연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운영이 멈춘 상태다. 더 좋은 인사가 회장으로 선출될 것이라 장담할 수도 없다. 비대위가 됐든 서 회장이 됐든 협회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번 성명에 동참한 대의원들은 불신임안이 논의돼 가결됐던 지난해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던 인사들이다. 김 회장은 “탄핵을 논의하기 이전에 폭넓은 의견수렴과정이 있어야 했다. 몇몇 대의원들이 중심이 돼 탄핵을 결정해놓고는 참석해서 찬성표를 던지라는 행태를 보여 참석하지 않았다”면서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적법한 선거를 거쳐 당선된 회장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반대편에 섰던 인물들이 주도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편가르기를 했다”면서 “서 회장이 법적인 다툼을 이어가면서 대한체육회도 항고심의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신임 회장 선출을 반대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비대위와 서 회장이 만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을 발표한 대의원들은 서 회장이 취임직후 탄핵되면서 공과를 평가받을만한 일을 제대로 시작조차 해보지 못한 만큼 탄핵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1년이든 2년이든 지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보고 잘못한 것이 있다면 그에 대해 탄핵으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측이 “취임 이후로는 2개월이지만 당선 이후로는 5개월이다. 그 기간 협회의 돈을 쓰면서 회장으로서 공약을 지킨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배치되는 만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비대위에 속해있던 대의원 중 3명이 물러났다. 지금은 비대위 구성을 위한 인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상태”라면서 “당시와 달리 몇몇 대의원들이 협회를 좌지우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 회장 탄핵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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