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영상]교체될 때 상대 감독에게 '90도 배꼽 인사'…PVF식 인성교육
    • 입력2017-05-04 11:04
    • 수정2017-05-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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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F인성교육
PVF 한 선수가 29일 베트남 호치민 탄롱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부천 유나이티드 U-12와 교류전에서 후반 교체로 물러나자 박지원 부천 감독에게 다가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있다. 호치민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호치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국적을 떠나 축구인의 한사람으로 대견하더라고요.”

지난 2월 MBC꿈나무축구재단 주최, 제11회 MBC윈터리그 우승을 차지한 부천 유나이티드의 박지원(34) 감독은 지난 26일부터 1일까지 베트남 호치민 탄롱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유소년 축구 교류전에 참가, 베트남 유스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PVF를 상대하면서 이채로운 경험을 했다. 대기업의 투자로 베트남 내 최고 재능이 합숙하는 PVF의 경기력에 놀란 것은 물론 경기 중 상대 꿈나무들의 태도 역시 큰 감동을 불러왔다. 1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남아 축구 선수들은 유소년, 성인 너나 할 것 없이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불성실하고 나태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국가 문화의 영향 뿐 아니라 연중 지속되는 고온으로 자연스럽게 몸에 밴 습관이다. 그러나 유럽식 교육 시스템을 주입한 PVF 내 선수들의 경기는 90분 내내 성실성과 효율성을 기반으로 했고, 그라운드 밖에서도 궂은일을 마다치 않았다. 박 감독을 비롯해 현장에 있던 국내 축구 관계자, 스포츠서울 취재진이 가장 인상적으로 바라본 건 경기 중 그라운드에 있던 선수가 교체로 물러날 때마다 부천 벤치로 이동해 코치진에게 인사하는 장면이다. 국내에선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뒤 중앙선 부근에서 서로 격려하거나, 단체로 모여 상대 팀 벤치로 달려가 인사하는 게 보편적이다. PVF 선수들은 자신의 경기를 마치면 상대 감독, 코치에게 ‘90도 배꼽 인사’를 했다. 한창 부천 선수에게 작전 지시를 하던 박 감독도 처음엔 PVF 선수가 인사하자 당황해했다. 하지만 이후 선수들의 등을 두드리거나 밝게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 박 감독은 “지도자 생활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제까지 축구를 하고 보면서 이런 건 처음이어서 조금 놀랐다”고 웃었다.

PVF 한 관계자는 “베트남 축구가 유소년 육성에 본격적으로 힘을 들이기 시작했을 때부터 선수의 개인 전술 등 기본 자질보다 인성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건 사실”이라며 “베트남 축구는 성장 과도기에 놓여 있는데 일찌감치 좋은 재능으로 성공한 선수 역시 10대 후반 이후 인성교육이 제대로 돼 있지 않아 프로에서 실패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베트남처럼 축구 약소국들이 재능에만 몰두하다가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력을 다해 뛰다가도 축구장 밖에서는 기사도 정신을 강조하는 선진축구의 기본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곧 인성교육이고 PVF는 장소, 때에 따라 해야하는 인사법 등 별도 매뉴얼을 두고 있다. 가장 중시하는 건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경기 전, 후의 형식적인 인사보다 진정성 있는 인사를 늘 강조한다고 한다. 이날 PVF 한 선수가 교체로 물러난 뒤 ‘90도 인사’를 깜빡 잊고 자신의 자리로 가려다가 코치진의 쓴소리를 듣고 다시 부천쪽으로 향하는 모습도 있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바라보던 국내 관계자도 “우리도 매번 ‘인성, 인성’하는데 아직도 현장에서 지도자, 학부모가 심판에게 거친 욕을 하는 일이 잦고 그것을 선수들이 보고 자란다”며 “베트남 선수들이 저렇게 다른 나라 감독, 코치에게 인사하는 장면을 보면서 스스로 되돌아보게 된다.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한편, PVF는 지난 2008년부터 베트남 최대 부동산 기업인 빈그룹의 지원을 받으면서 성장했다. U-20 월드컵 본선행을 이끈 베트남 대표팀에 6명이나 뛸 정도로 미래의 젖줄 구실을 하고 있다. 베트남 남부 지역 올스타로 불릴 정도로 최고 재능 선수를 선발, 11세부터 19세까지 전문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kyi0486@sportsseoul.com

◇[SS영상]교체될 때 상대 감독에게 ‘90도 배꼽 인사’…PVF식 인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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