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승리를 향한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시즌 5번째 도전은 선발 로테이션 수성의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5월 1일 오전 5시 1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시즌 첫 승리, 두 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가 이 경기에 걸린 목표다.

 올해 4경기에서 모조리 패한 류현진은 그러나 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1점으로 막아 정규리그에서 961일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구위와 볼 배합을 선사했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류현진도 왼쪽 어깨와 팔꿈치를 수술한 뒤 최고의 투구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직전 3경기에서 홈런 6방을 허용해 ‘홈런 공장’이라는 혹평을 들었지만, 이날 경기에선 처음으로 홈런을 맞지 않아 실점을 줄였다.

 두 경기 연속 QS와 시즌 첫 승리는 류현진의 선발 로테이션 지키기와 직결되기에 큰 의미를 지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현재 6명으로 운영하는 선발진을 곧 5명으로 줄일 예정이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 우완 브랜던 매카시, 좌완 유망주 훌리오 우리아스 등 3명은 선발에 남는다.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뛸 수 있는 스윙맨 좌완 알렉스 우드, 일본인 우완 마에다 겐타, 류현진 셋 중 한 명이 선발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갈 공산이 짙다.

 사실 선발 수성 경쟁에 불을 붙인 건 류현진이었다.

 로버츠 감독이 4월 말 우리아스의 빅리그 합류와 함께 부진한 선발진 재편을 예고한 상황에서 류현진이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 경기에서 호투를 펼쳐 경쟁자보다 한 발짝 앞서 갔다.

 그러자 우드가 27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는 빼어난 투구로 급반등했다. 애초 선발 탈락 1순위이던 마에다도 29일 필라델피아를 상대로 7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안아 기사회생했다.

 로버츠 감독과 구단 최고위층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선발진 재구성에 크게 고심하는 상황에서 다시 류현진이 등판하는 셈이다.

 수술 후 2년간 재활을 마친 류현진을 불펜으로 보낼 가능성이 작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4일 휴식 후 닷새 만에 마운드에 오르는 규칙적인 선발 등판 일정은 구단이 수술한 선수를 관리하는 데에 훨씬 득이 된다. 불펜 투수들은 불규칙한 등판 일정 탓에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에 혈안이 된 다저스가 류현진의 이런 특성마저 계속 이해해줄지는 알 수 없다.

 결국, 구단이 알아서 자신을 보호하게끔 류현진이 이번에도 실력을 뽐낼 필요가 있다.

 다저스의 선발 경쟁은 좌완 리치 힐이 손가락 물집 부상을 털어내고 빅리그에 올라오는 5월 초순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류현진이나 마에다, 우드 모두 그때까진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처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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