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혁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장혁이 주연한 OCN ‘보이스’의 인기가 국내를 뛰어넘어 해외에서도 뜨겁다.

지난달 ‘보이스’를 성공적으로 끝낸 장혁이 최근 싱가포르를 다녀왔다. 지난 15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스타 어워즈 2017’에 시상자로 참석한 것. 시상식 주최측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큰 인기를 장혁의 주연작 ‘보이스’와 지난해 출연한 드라마 ‘뷰티풀 마인드’가 싱가포르 현지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장혁의 남성미가 느껴지는 연기가 현지 시청자들에게도 통하며 인지도가 급상승해 시상식의 꽃인 ‘올해 최고 남녀 아티스트 톱10’의 시상자로 초청했다.

해외에서도 인정하게 된 장혁의 남성적인 매력은 ‘보이스’에서 무진혁 형사 캐릭터로 폭발했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안방팬들에게 진한 여운이 남아있어 장혁이 얼마전 내놓았던 영화 ‘보통사람’에서 보여준 1980년대 안기부 최규남 역은 이질감이 느껴졌나보다. 영화 성적도 그렇고 최규남 역에 대한 의견은 보는 사람마다 조금씩 엇갈렸던 것. 최규남은 언제나 정장 차림에, 뜻을 가늠하기 어려운 여운을 주는 말투와 느릿한 행동 등으로 무진혁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이에 장혁은 “깡패라고 할 때 정해져 있는 톤이 있는 것처럼 최규남도 그럴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했다. “상가집에 있는 상주가 슬픈게 당연한데, 그 사람이 ‘슬퍼요’ 말해야 슬픈게 아니다. 가만히 있어도 주변에서 슬프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느낌으로 연기했던 것 같다. 느릿느릿한 톤에 위협이 전혀 배제된 느낌을 주면 더 반대되는 느낌이 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힘이 빠져있는 느낌의 말투로 하다보니 자세도 그렇게 됐다.”

[SS포토]장혁, \'제대로 악역 보여드릴게요!\'(보통사람 제작보고회)
배우 장혁.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러면서 ‘뿌리 깊은 나무’에서 한석규와 나눴던 대화를 회상했다. “석규 형에게 ‘뿌리 깊은 나무’ 때 누군가 물었다. ‘세종대왕은 업적도 많고, 만천하가 다 아는 사람인데 그런 캐릭터를 연기하려니 불편하지 않으세요?’ 그랬더니 석규 형이 ‘아니. 내가 세종인데 뭐. 다른 사람들이 세종대왕으로 봐주는데 세종대왕인척 할 필요 없다. 의사 역이면 의사인 척 안해도 의사로 보여진다’고 하더라. 또, ‘대신 연기 톤이나 색깔은 잘 변하지 않으니까 장르를 바꿔’라고 하더라.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생기면 연기가 좀 바뀌지만 그렇다고 작품을 몇년씩 쉴 수는 없다. 그래도 코미디 장르를 하면 코미디를 할 것이고, 멜로물과 액션물을 하면 달라질 것이다. 사람이 한 가지 모습만 있는게 아닌 것처럼. 그래서 그렇게 하고 있는 중이다.”

또, “나에게 ‘알파치노냐, 로버트 드니로냐?’ 한 우물만 판 배우, 여러 가지를 한 배우 둘 중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난 둘 다를 병행하고 싶다”며 욕심을 보였다. 다양한 변신도 하면서 깊이도 보여주겠다는 것.

“확 바뀔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내 색깔은 있어야 한다”고 하기도 했다. 그래서 “액션을 좋아하고 잘 하지만, 액션배우가 되고 싶지는 않다. 왜 내가 액션한다고 하면 절권도 얘기만 하냐”고 말했다. 다음 영화를 액션사극 ‘검객’으로 고른 장혁은 극중 전설의 맹인 검객 태율 역을 맡아 현란한 검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가 된다.

그는 “수요를 알아야 공급도 잘 할 수 있다. 원하는 것에 맞추고 내 스타일을 만들어야한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팬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바에도 부응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렇듯 이야기하는 장혁은 과거 만났을 때보다 말이 한참 빨라졌다. 그는 “말하는 게 좀 편해졌다. 예전에는 좀 진지했다. 30대 초반때보다는 많이 편해졌다. 아이를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주변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적어졌다. 또, 예전에는 트렌드를 따르려 했다면 지금은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내 색깔대로 가는것 같다”고 말했다.

열일 하는 장혁은 작품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팬들의 기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있는 중으로 보였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사진| 싸이더스HQ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