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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지금 이 순간 이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맨발의 디바’ 이은미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신곡 ‘알바트로스’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고 “큰 고비를 넘겼지만 아직 해소되지 못한 모두의 가슴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의 울분이 조금이라도 추스러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2014년 발표한 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이후 3년 만의 공개한 신곡 ‘알바트로스’는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에 수록된 시와 동명곡으로 ‘애인... 있어요’로 첫 인연을 맺은 작곡가 윤일상과 작사가 최은하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이은미는 “윤일상씨는 내 음악을 작업할 때 각별한 집중력을 가져준다. 보컬리스트로서 윤일상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라며 “그 동안 해소되지 않은 부분, 내 목소리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많이 풀어줬다. 기술적이 아니라 마음으로 내 목소리를 이해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윤일상은 “보컬리스트로서 항상 나이를 이야기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힘, 파워, 음정을 내는 기술 등에서 여전하다. 특히 파워에서는 10대에도 뒤처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최은하 역시 “보들레르 ‘알바트로스’라는 시를 소재로 가사를 쓰고 싶었는데 곡을 만나고 무엇보다 노래 부를 가수가 이은미라 작업을 했다”며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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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윤일상(왼쪽부터) 이은미, 작사가 최은하. 사진|PRM 제공

‘알바트로스’는 기존 이은미표 발라드와는 조금 결이 달랐다. 이은미는 “처음 만났을 때 벅차 오르고 가슴이 끓어오르는 곡이다. 무엇과도 상관없이 셋이 만든 최고의 작품”이라며 “지난해 5월 처음 곡을 받았는데 나 역시 지치고 고갈되어 있었다. 데뷔 30주년을 앞두고 있는데 목소리가 악기인 사람으로서 황폐한 심리상태에서 노래를 부를 수 없었는데 투어를 하면서 주말에 광화문에 나오면서 삶의 공감대를 느꼈고 이제는 노래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해서 일주일만에 작업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윤일상도 “그 동안 연가를 주제로 많이 했는데 감정 이입이 안됐다. 희망을 노래하고 위안을 주기 위해 여느 작업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알렸다.

이은미는 대한민국 대표 보컬리스트이기 전에 한 명의 국민으로 자신의 정치적인 성향을 소신있게 밝혀왔다. “주변에서는 실제로 드러난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 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어 걱정을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성향에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사람들은 말이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데 내가 하는 행위는 책임질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다. 더 많은 부분을 함께 하지 못해 죄책감이 들 정도다. 음악을 하면서 받은 놀라운 사랑을 대한민국이라는 곳에 다시 사용하고 싶다.”

지난 2012년 제 18대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지지했고 이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곡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을 발표하기도 한 그는 지난해 12월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무대에 올랐다. 그는 “여러분과 똑같은 마음이라 촛불을 들고 무대위에 섰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섰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아주 기쁜 마음으로 ‘어둠은 빛을 이길수 없다’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다. 이어 “저는 오래된 범야권 지지자다. 하지만 ‘알바트로스’는 대선을 보름 앞둔 정치적인 상황과는 상관없다. 우리는 커다란 변혁을 겪었고 아직 큰 과제가 남아있는데 지난해 마음을 졸인 여러분과 일종의 해소를 하고자 하는 의미로 받아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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