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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일년전, 시상식에서 만난 밴드 혁오는 자신의 위치를 경계라고 칭했다. 당시 오혁은 “마지노선이나 끝이 아닌 콘텐츠 사이 중간 정도의 경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다양성과 어딘가 경계에 있다는 느낌이 섞이면서 우리것을 찾아가겠다”고 알렸다.

데뷔 2년 7개월만에 첫 정규 앨범 ‘23’을 선보이는 혁오(오혁·보컬 기타, 임동건·베이스, 임현제·기타, 이인우·드럼)는 자신들이 속한 청춘을 이야기 하지만 다른 가수와는 달랐다. 앞서 ‘위잉위잉’ ‘와리가리’ 등으로 동시대 청춘의 공감대를 이끌어낸 혁오가 무려 2년간 수정작업을 걸쳐 내놓은 이번 앨범은 청춘의 불안함과 모호함 그리고 방황을 이야기하면서 희망과 가능성을 잊지 않았다.

혁오는 24일 음악감상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정한 콘셉트는 ‘청춘’이라는 단어다. 두 가지 의미다. 청춘은 청춘 그 자체이기 때문에 찬란하고 빛이 나겠지만, 흘러가는 순간을 보게 되면 불안해하고 방황하고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 앨범이 한 장도 없다보니 음악적 마침표를 찍고 가고 싶었다. 이때까지 가지고 갔던 공허함과 염세적인 것들을 이번 앨범에도 똑같이 담았다”고 덧붙였다.

혁오의 첫 정규 앨범은 ‘톰보이’(TOMBOY)와 ‘가죽자켓’을 더블 타이틀 곡으로 하고 있는데 수록곡 중에는 한국어와 영어로 된 곡 뿐만 아니라 ‘완리’(万里)와 같이 중국어로 된 노래도 수록해 해외 팬들도 겨냥했다. 오혁은 이번 앨범의 가사가 다국어로 되어있는 것에 대해서는 “해외 진출을 위해 영어, 중국어를 쓴 건 아니고 곡의 무드와 맞기 때문이다”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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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혁오는 최근 가장 큰 사랑과 주목을 받는 밴드였다. ‘무한도전’ 이전에도 입소문을 타고 화제를 모았던 혁오는 방송을 통해 시너지를 터뜨리며 2015년을 강타했지만 오히려 대중의 시선이 긴 공백기로 이어지기도 했다. 혁오는 “MBC ‘무한도전’을 통해 대중적인 큰 인지도를 얻었다. 운이 좋았고, 우리는 처음으로 그런 걸 경험했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많은 부담이 있었다. 음악적인 대중성을 안고 가야될 지도 고민됐지만 결국 우리 방식대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한껏 낮춘 혁오지만 음원에 대한 기대감은 여느 가수보다 크다. 이미 오혁은 스물 다섯 동갑내기 아이유와 함께 발표한 듀엣곡 ‘사랑이 잘’로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오혁은 “ 당연히 ‘사랑이 잘’ 뿐 아니라 ‘팔레트’도 차트에서 이기고 싶다. 가사나 음악에 공감할 수 있는 분들도 계실 것 같다. 많이 도와달라”며 웃음을 보였다. 멤버 역시 “앨범을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이렇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 2년 동안 열심히 또 열심히 곡을 만들었다. 앞으로 많은 공연을 통해 노래를 들려드렸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두루두루 am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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