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IA 김민식, 복덩이가 굴러들어왔네~토닥토닥...
KIA 타이거즈 김민식이13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앞선 4회 2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적시타로 출루하자 김태룡 코치가 머리를 토닥이고 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개막 초기부터 KBO리그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트레이드가 속속 성공사례를 연출해 눈길을 끈다. 이른바 ‘메기효과’에 선수들의 위기의식이 더해져 긍정적인 시너지효과가 발생한 덕분이다.

지난 7일 4대 4 깜짝 트레이드로 유행을 선도한 KIA와 SK는 트레이드 이후 10경기에서 7승 3패, 9승 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7일 1대 1 트레이드로 분위기 쇄신을 노린 한화와 두산도 2승과 1승 1무로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18일 경기 후 2대 2 트레이드를 발표한 kt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서로 필요충분조건을 채운 트레이드라는 평가까지 나와 당분간 트레이드 열풍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 전까지 트레이드에 소극적이던 각 구단이 개막 초반부터 유행처럼 트레이드를 하는 이유가 있을까. SK 염경엽 단장은 “트레이드는 전력보강과 선수 선순환이라는 두 가치 측면에서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넥센 사령탑 시절 서동욱을 KIA에 무상 트레이드한 게 선수 선순환의 가장 대표적인 예다. KIA 김기태 감독 역시 “팀 선수 구성을 고려할 때 A팀에서는 백업에 불과하지만 B팀에서는 주전으로 뛰기에 손색없는 선수들이 꽤 있다. 이들을 벤치에 앉혀놓는 것보다 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선배들이 해야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10개구단이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됐고 선수난에 시달려 144경기를 치르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몇몇 구단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 형성됐다는 점도 적극적인 트레이드 풍토를 만드는데 일조했다.

[SS포토]정우람, \'최재훈은 우리팀의 보배야~\'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경기가 끝난 후 포수 최재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재훈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정우람의 다정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전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트레이드 직후 발생하는 전력상승 효과는 이른바 ‘메기효과’ 덕분이다. 트레이드 된 선수들은 구단의 필요에 의해 이적했기 때문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여기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면 끝’이라는 위기감이 공존한다. 실제로 KIA 김민식과 한화 최재훈은 “트레이드 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아쉽다’는 기분과 ‘기회를 잡을 수 있겠다’는 희망이 동시에 들었다”고 말했다. KIA 이명기는 “여기서도 밀리면 끝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밝혔다.

새로운 선수가 팀에 합류하면 해당 포지션에서는 안정적이던 주전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화 조인성과 차일목은 최재훈이 2연속경기 9이닝을 모두 책임지자 20일 2군으로 내려갔다. 즉시전력감 한 두 명이 합류하면서 더그아웃 공기가 달라진다. 선수가 빠져나간 팀도 위기감이 멤돈다. KIA 김민식(27) 한화 최재훈(28) 롯데 장시환(30) 등은 이전 소속팀에서 ‘트레이드 불가’ 자원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이들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나도 트레이드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긴다. 트레이드 된 선수나 기존에 있던 선수 모두 더 절실하게 야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트레이드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정체된 팀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얕은 선수층과 기본기 부족 등으로 하향 평준화된 KBO리그의 수준을 단기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도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선순환에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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