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2000년 미국 프로야구(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시작한 크리스 옥스프링은 이후 밀워키 브루어스,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 한국 프로야구(KBO)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등을 거치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옥스프링의 KBO리그 통산 기록은 136경기(133선발) 49승 40패 평균 자책점 3.90이다.


지난해 말 호주 리그에서 선수로 활동한 옥스프링은 현재는 롯데 2군 메인 투수 코치직을 맡고 있다. 그런 그가 호주 리그를 뛴 이유는 지난달 열린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 대표팀 지명투수풀(예비 투수들을 지정할 수 있는 제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1라운드 이후 호주 대표팀의 요청이 있다면 즉각 투입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던 셈이다.


지난 2월 롯데 측도 옥스프링이 WBC 호주 대표팀으로 활약할 의사를 보인 만큼 허락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으로부터 긍정적인 대답까지 얻은 옥스프링은 지난 겨울, WBC를 대비해 호주 리그를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KBO리그에선 더 이상 선수로서 마운드에 오를 순 없지만 호주 리그에서만큼은 그의 경쟁력은 유효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주 대표팀이 조별리그를 1승 2패로 마무리하면서 옥스프링의 WBC 출전은 아쉽게 무산됐다. 그는 "(처음부터 호주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실망감이 없진 않다. 그렇다고 아쉬운 건 또 아니다"라며 "호주 대표팀의 의사도 있기 때문에 나는 이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롯데 2군 투수들의 성장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옥스프링이지만 야구 선수로서의 갈증은 계속되고 있다. 선수들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면 '게임에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에 '야구공을 왜 놓지 못하는가'라고 묻자 그는 "여전히 공을 던질 능력이 있고, 자신감도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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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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