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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드라마-예능 PD들이 각종 사건에 연루돼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신입 조연출이 종영 다음날 자살한 사건을 두고 18일 오전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또한, 지상파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PD가 지난 주말 성추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는 사건도 있었다. 그저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려운 사건들이라 업계 PD들을 비롯해 방송 제작 관련자들도 아쉬운 한숨을 짓고 있다.

◇“시청률에 혈안, 제작환경-군대식 조직문화 문제”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이날 “‘혼술남녀’가 종영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26일 드라마의 신입 조연출 고(故)이한빛 PD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량진을 배경으로 현 시대 청춘들의 애환을 담았다는 드라마의 제작과정에서 젊은 청년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라며 사건을 알렸다.

대책위에 따르면 고 이한빛은 지난해 1월 CJ E&M 신입사원 공채로 채용돼 그해 4월 ‘혼술남녀’ 팀에 배치됐다. 그런 그가 입사 9개월만에 극단적인 결단을 내린 것. 당시 그의 나이는 28세였다.

이를 두고 대책위 측은 시청률 경쟁에만 혈안이 돼 구성원을 도구화하는 드라마 제작환경과 군대식 조직문화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꼬집고 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책위와 유족들은 이 PD가 견딜 수 없는 노동강도와 언어폭력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혼술남녀’가 반사전제작으로 예정됐지만, 계획과 달리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 스케줄이 되면서 초고강도의 노동조건이 됐다는 것.

이에 대해 CJ E&M 측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한 이한빛님에 대해 큰 슬픔을 표한다. 또한 어떠한 말도 닿을 수 없는 유가족의 아픔에도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한뒤 “당사 및 임직원들은 경찰과 공적인 관련 기관 등이 조사에 나선다면 적극 임할 것이며, 조사결과를 수용하고 지적된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등 책임질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CJ E&M에 따르면 고 이한빛 PD의 사망에 대한 경찰의 조사가 이뤄진 뒤 그동안 유가족과 원인 규명의 절차와 방식에 대해 협의를 해왔지만 의견이 엇갈리면서 이날 진상규명 기자회견까지 이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예능 조연출 성추문, “PD 전체 불명예 될까 걱정”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한 PD가 지난 16일 새벽 경찰에 입건돼 비상한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1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한 지상파 PD A씨가 16일 오전 4시쯤 강남구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복도를 지나가던 20대 여성 2명의 신체를 함부로 만진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와 여성들을 인근 파출소로 임의 동행해 조사했지만, 이들이 술에 취해 진술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일단 귀가조치 시켰다. 경찰은 19일 피해자 조사를 한 뒤 20일 A씨를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A씨는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주말 음악 예능 프로그램의 조연출로 알려져 혐의가 드러날 경우 프로그램에도 타격이 될 수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이때문에 한 예능 관계자는 “예능 PD가 성추문으로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어느 프로 누구인지 관계자들끼리 걱정이 많았다. 일단 내 프로와 관련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행이기는 하지만, 이런 일로 공연히 PD 전체가 불명예스러운 시선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마음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cho@sportsseoul.com

사진| tvN ‘혼술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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