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니퍼트, \'야구는 즐거워~\'
14일 광주광역시 챔피언스 필드에서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니퍼트와 박철우 코치가 환담하며 웃고 있다. 광주 | 이주상 선임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투수가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각 구단은 스토브리그와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마운드 보강에 전력을 기울인다. 특히 올시즌에는 1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거물급 외국인투수들이 대거 등장해 예년에 비해 ‘명품 투수전’에 대한 기대치가 급상승했고 걸출한 신인투수들이 신선한 바람을 몰고올 전망이다. 10개 구단 마운드 전력이 어떻게 업그레이드됐는지 찬찬히 들여다봤다.

[SS포토] 두산 이현승-박세혁 \'이겼다\'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두산 이현승과 박세혁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3연패 도전, 불펜도 ‘판타스틱4’

두산의 오랜 고민은 허약한 불펜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불펜 고민이 예년에 비해 줄었다”고 자신했다. 마무리 이현승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후유증을 털어내고 건강하게 출격 준비를 마쳤고, 재활을 마친 이용찬도 4월 합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무리 경험이 있는 홍상삼과 베테랑 김성배까지 가세해 불펜도 ‘판타스틱 4’가 꾸려졌다. 중고참 김강률과 대졸신인 김명신, 고졸신인 박치국 등도 1군 입성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김 감독이 자신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선발진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6연속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더스틴 니퍼트를 필두로 유희관과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함덕주로 로테이션을 꾸렸다. 국가대표 에이스로 우뚝선 장원준이 이른바 ‘연패 스토퍼’로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한다면 10개구단 중 가장 편하게 야구하는 팀이 될 수 있다. 함덕주가 꾸준한 투구를 할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대기자들이 많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SS포토] 구창모 \'승리를 위한 힘찬 투구\'
19일 마산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NC 선발투수 구창모가 역투하고 있다. 창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NC 장전 들어간 영건, 외인과 조화 이룰까

NC는 재크 스튜어트 대신 제프 맨쉽을 영입해 외인 원투펀치에 변화를 줬다. 창단 원년부터 함께한 에릭 해커가 맨쉽과 함께 선발진의 중심을 잡는다. 맨쉽은 구위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볼배합이 단조로웠다. 체인지업이나 커브의 비중을 높여야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 해커는 정규시즌에 앞서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했다. 시범경기 등판 없이 정규시즌에 들어간다. 2군에서 연습경기를 통해 페이스를 올렸지만 지난해부터 부상에 시달렸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이재학, 최금강, 구창모로 구성된 토종 선발진도 주목된다. 이재학은 5년 연속 두자릿수 승을 바라보지만 단조로운 투구패턴과 기복이 심하다는 게 약점이다. 최금강과 구창모는 시범경기의 상승세를 정규시즌서도 이어가야 풀타임 선발 등판이 보장된다. 불펜진은 양과 질 모두에서 특급이다. 임창민, 원종현, 김진성, 장현식, 강윤구, 김선규 등이 경기 후반을 책임진다. 선발 로테이션만 꾸준히 돌아갈 수 있다면 NC의 질주는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설리반 \'잘했어 재현!\'[SS포토]
26일 열린 2017프로야구 시범경기 삼성과 넥센의 경기에서 넥센 선발투수 오설리반이 1회초 구자욱의 땅볼처리한 김재현의 어깨를 다독이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넥센 오설리반과 신재영 어깨에 달린 마운드

넥센은 션 오설리반에게 구단 역대 외인 최고액인 연봉 110만 달러를 투자했다. 오설리반이 38세가 된 앤디 밴헤켄의 부담을 덜어주기를 원한다. 오설리반은 시범경기 기간 3경기 13이닝 1자책으로 넥센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오설리반이 에이스 모드를 보여주면 밴헤켄도 순조롭게 시즌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오설리반이 주춤하고 밴헤켄의 등판 간격이 짧아지면 선발진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전반기와 완전히 다른 후반기를 보낸 신재영의 풀타임 2년차 시즌도 주목된다. 제구력은 뛰어나지만 직구와 슬라이더의 단순한 투피치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풀타임 2년차에 고전할 수 있다. 올 시즌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신재영의 성패가 달려있다. 한현희가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고 조상우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시즌을 치르면서 선발진이 더 두꺼워질 수 있다. 불펜에서는 마무리 김세현과 함께 이보근, 김상수, 박주현이 경기 후반을 책임진다.

[SS포토]LG 유니폼 입은 차우찬, \'성적으로 대박을!\'
LG 차우찬이 2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블루스웨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7 KBO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LG ‘어메이징4’의 뒤를 받쳐라

LG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좌완 파이어볼러 차우찬을 영입해 지난 시즌 두산에 버금가는 강력한 선발 마운드를 구축했다. 지난해 후반기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던 좌완 데이비드 허프와 우완 이닝이터 헨리 소사에 원숙미가 더해진 류제국이 차우찬의 앞쪽을 책임진다. 5선발로 낙점된 임찬규가 10승대 투수로 성장해준다면 금상첨화다. 마무리 임정우를 시즌 초반부터 가동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쉽지만 불펜층도 탄탄하다. 시즌 초반 허프의 선발 공백을 메워줄 대안으로 꼽히고 있는 좌완 윤지웅과 진해수, 잠수함 신정락과 신승현, 필승조를 이끌 이동현과 김지용, 정찬헌까지 모자란 구석이 없고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신인 고우석은 부상경력이 있어 스프링캠프 때부터 조심스럽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밸런스만 잡아주면 시즌 중에도 불펜 필승조에 가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동환, 장진용, 이준형, 김대현, 유재유 등 백업전력도 풍부하다.

한승혁
2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삼성의 시범경기. KIA 한승혁.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신·구 조화로 기대만발 호랑이 마운드

KIA는 시즌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더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 있다. 헥터 노에시와 팻 딘, 양현종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1~3선발에 김광수 박지훈 한승혁 임창용으로 이어지는 불펜 계투진은 “6회까지만 야구하면 된다”는 얘기를 들을 만큼 위력적이다. 좌완 심동섭과 고효준, 사이드암 박진태 임기영 등이 요소요소에 배치돼 상대 타선의 노림수를 흐트러뜨릴 전망이다. 4, 5선발 후보로 낙점된 김윤동과 홍건희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미지수이지만, 5월 이후 부상자들이 차례로 복귀하게 되면 마음을 놓을 수 있다. 왼옆구리 염좌로 이탈했던 김진우가 투구를 시작했고 괌에서 실전감각을 끌어 올리던 윤석민도 귀국해 실전 등판을 준비하고 있다. 김진우가 5월, 윤석민이 6월 돌아오면 선발 자원이 차고 넘치게 된다. 마무리 임창용과 시범경기 때부터 제구가 되는 157㎞짜리 강속구를 꽂아 넣던 한승혁이 체력과 제구불안이라는 약점을 극복한다면 팀 방어율 1위도 기대할 만하다.

윤희상
26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SK 윤희상.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SK 선발로테이션은 어떻게?

SK는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김광현 없이 올시즌을 치러야 한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려던 메릴 켈리와 재계약에 성공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새 외국인 투수로는 좌완 스캇 다이아몬드를 데려왔다. 시즌 초반 검증이 더 필요한 상태다. 김광현 공백으로 지난 시즌 4선발 윤희상이 3선발로 전진배치됐다. 4선발투수로는 시범경기 기간 도중 문승원이 낙점됐다. 하지만 문승원은 시범경기에서도 상대 타선을 압도하진 못했다. 5선발투수는 아직 미정이다. 김주한과 박종훈의 경쟁구도다. 김주한은 시범경기까지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박종훈의 활용이 딜레마다. 박종훈의 볼넷이 많기 때문에 불펜투수로 쓰기도 부담스럽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 김주한을 원래대로 불펜에 대기시킬 수도 있다. 채병용, 문광은, 신인 김성민 등이 허리를 받치고, 박희수와 서진용이 뒤에 배치된다. 시범경기에서의 불안으로 마무리투수는 박희수에서 서진용으로 바뀐 상태에서 출발한다.

6회 등판한 송은범[SS포토]
2017프로야구 시범경기가 14일 시작을 알린가운데 한화와 LG의 경기가 대전 이글스파크에서 열렸다. 한화 송은범이 6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대전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 노련한 ‘벌떼마운드’ 독수리 날개 편다

현역 메이저리거 두 명을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한화는 지난해 개막 때보다 훨씬 풍성한 자원을 자랑한다. 홈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배영수가 재기를 노리고 송은범 심수창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다소 부진했던 이태양과 밸런스를 찾아가는 윤규진까지 선발진에 가세해 김성근 감독 부임 후 가장 강력한 마운드가 구축됐다. 베테랑 박정진과 정우람은 리그 최상급 왼쪽 날개로, 부상을 털어내고 개막 엔트리에 합류한 송창식과 베테랑 송신영은 오른쪽 날개로 밸런스를 맞췄다. 상대 팀에 맞춤형 선발진을 가동할 수 있고, 선발 후보들이 롱릴리프로 전환하는 탄력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노련한 ‘벌떼마운드’를 구축했다. 부상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 아킬레스건이지만 권혁이 오른 옆구리 통증을 털어내고 5월 복귀하면 불펜진도 한층 탄탄해진다. 투수들은 김성근 감독의 변화무쌍한 마운드 운용에 적응해 독수리 군단의 날개를 활짝 펼 채비를 마쳤다.

[SS포토] 레일리-김사훈 \'궁합 좋아\'
14일 사직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롯데 자이언츠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레일리가 1회 투구 후 포수 김사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롯데 불안을 확신으로 바꿀까.

롯데의 에이스는 브룩스 레일리다. 개인 사정으로 재계약을 하지 못한 조쉬 린드블럼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파커 마켈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짐을 쌌다. 좌완 투수 닉 애디튼을 급히 새로 영입했지만, 구속이 떨어진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인 애디튼의 한국 무대 적응 여부도 변수다. 국내 선발투수 중책은 박세웅, 김원중, 박진형 등 젊은 투수들에게 맡겨진다. 이들 중 풀타임 선발투수를 경험한 투수는 박세웅 뿐이다. 하지만 젊은 패기를 앞세운 이들이 대박을 터뜨린다면 롯데의 마운드 리빌딩은 단숨에 성공을 거둔다. 이들 뒤에는 베테랑 송승준, 노경은 등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셋업맨 윤길현과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기대만큼 해준다면 뒷문은 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허리진에 좌투수들이 부족하다. 시범경기 때 뛴 선수는 이명우와 차재용 정도다. 차재용은 제구불안으로 2군에 갔다. 좌완 불펜투수인 강영식, 김유영의 컨디션이 관건이다. 박시영이 상황에 따라 선발과 불펜을 오갈 수 있고, 이정민, 배장호, 이재곤, 정대현 등이 중간에 나설 전망이다.

[SS포토]KIA-삼성 시범경기, 역투하는 삼성 선발 장원삼
삼성 장원삼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삼성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삼성, 선발진은 OK! 불펜진은 글쎄?

외국인투수 2명이 기본만 해준다면 선발진은 무난히 돌릴 수 있다. 에이스 구실을 해줘야할 앤서니 레나도가 갑작스런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시즌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해외원정도박 파문에서 벗어난 윤성환은 홀가분하게 시즌을 맞을 수 있게 됐고 새로운 팀에서 출발하게 된 FA 우규민도 의욕에 넘친다. 지난해 부상으로 이름 값을 하지 못했던 장원삼도 명예회복을 외치며 구슬땀을 흘렸다. 15승 이상을 넘볼 수 있는 강력한 힘은 없지만 안정적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채울 수 있는 관록의 투수들이다. 이수민, 최충연, 장지훈 등 영건들이 예비선발로 대기한다. 관건은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허약해진 불펜진이다. 베테랑 권오준을 필두로 정인욱, 김기태, 이승현, 백정현, 박근홍, 김현우, 김대우 등 가용자원은 풍부하지만 확실한 ‘믿을맨’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해 셋업맨과 마무리로 경험을 쌓은 장필준과 심창민이 견고하게 버텨줘야 한다.

[SS포토] kt 리치-모넬, 오늘만 같아라~! 한화전 9-1 대승!
로치(가운데)와 모넬(오른쪽) 등 kt 위즈 외국인 선수들이 19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9-1로 승리한 뒤 원정팬에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kt 이제는 가능성을 증명할 때

kt는 신생팀답게 가능성이 풍부한 젊은 투수들이 즐비하다. 지난 2년 동안은 프로무대에서 경쟁하기 미숙했지만 이제는 축적된 경험을 실력으로 풀어내며 가능성을 증명해야할 시기가 됐다. 지난해부터 선발투수로 자리를 굳힌 좌완 정대현과 주권이 열쇠를 쥐고 있다. 기복이 심했던 정대현은 자신의 밸런스를 되찾아 시범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운영 능력을 뽐냈고 주권 역시 중국 국가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를 경험하면서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 잠수함 투수 고영표는 선발진의 레퍼토리를 한층 다양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외국인투수 돈 로치와 라이언 피어밴드가 국내파 선발투수들의 경험치를 보완해주기에는 다소 힘에 부칠 것이라고 보면 전체 선발진의 무게감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신 불펜 필승조는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장시환이 상대의 공격흐름을 확실하게 끊어낸 뒤 조무근이 잔불을 정리해 마무리 김재윤에게 바통을 넘기는 시나리오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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