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용
강원FC 공격수 김승용.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리마리오는 끝…기발한 골 세리머니 기대하세요.”

지난 18일 포항과 홈경기(2-2 무)에서 1442일 만에 K리그 복귀골을 쏘아올린 김승용(32·강원FC)은 트레이드마크인 리마리오 세리머니를 한 뒤 자신의 뉴스 댓글을 읽었다고 한다. 그는 29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리마리오 세리머니가 그리웠다는 분도 계셨지만, 일부는 ‘아재다’, ‘10년 전에 하던 것을 아직도 한다’, ‘난 당시 중학생이었다’ 등도 보이더라. 그순간 세월이 정말 많이 흘렀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젠 바꾸려고 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다른 세리머니를 염두에 둔 것을 있는데 공개할 수는 없다. 다만 다음에 골을 넣으면 시도할 예정인데, (리마리오처럼) 동작이 가미된 것이다. 딱 보면 뭐하는지 팬들도 아실 것”이라고 했다.

김승용이 K리그에서 골을 넣은 건 2013년 4월 6일 울산 소속으로 뛸 때 서울 원정(2-2 무) 이후 처음이었다. 그 사이 호주 A리그 센트럴 코스트(2013~2015)와 태국 프리미어리그 부리람 유나이티드, 수판부리(2016)에서 활약하며 해외 무대를 경험했다. 지난 겨울 폭풍영입 행보를 보인 강원의 일원으로 합류한 김승용을 바라보는 시선은 반가움과 동시에 우려도 있었다. 3년여 K리그보다 수준이 낮은 태국, 호주에서 지내면서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이다. 하지만 2-1로 이긴 상주와 개막전에서 이근호의 헤딩 결승골을 돕더니 세 번째 출전이었던 포항전에서 마수걸이 포에 성공했다. 그는 “(포항전에서는) 워밍업할 때부터 슛 감각이 좋더라.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공을 받을 때 뒤를 살펴보니 비어 있어서 흘린 뒤 슛을 때렸는데 워낙 잘 맞았다”고 했다. “애초 팬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했다”는 그는 “3년간 그냥 해외에서 놀다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나름 동계전훈서부터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지금도 공식 훈련한 뒤 개인운동을 하고 있다. 매경기 준비를 잘하니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잠시 K리그를 떠난 사이 베테랑이 급격하게 줄고, 젊은 자원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는 게 김승용의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베테랑 선수가 점차 줄어드는 게 안타깝지만 그만큼 나부터 더 책임감있게 경기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더 잘해서 K리그 흥행에 도움을 줬으면 한다.”

‘보이지 않는 힘’은 아내다. 그는 “해외에 있을 때 많이 못챙겨줬다고 (강원에서는) 평소 약이나 보양식도 많이 해준다. 무엇보다 아내는 ‘잘한다’고 격려하기보다 채찍질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번에도 골은 넣었지만 부족하다고 하더라. 운동 더하고 몸 만들라고 충고해줬다”고 웃었다.

김승용은 내달 2일 친정팀 울산현대를 상대로 4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그는 “3년 전 (울산을 떠난 뒤) 울산문수경기장에 한 번도 가본적이 없다. 정말 오랜만”이라며 “우리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되, 울산 팬에게도 꼭 인사하고 싶다. 정말 내게 좋은 추억을 주신 분들”이라고 회상했다. 끝으로 김승용은 “아, 그러고 보니 울산전에서 골을 넣는다고 해도 세리머니를 하지 못할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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