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기성용, 붉은 악마 앞에...승리를 바칩니다...
기성용 등 대표팀 선수들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7차전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7.03.28. 상암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시리아가 지난 2차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전방 공격수들의 움직임도 날카롭고 역습의 속도도 좋아졌다. 하지만 시리아를 상대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있었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성공하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후 플레이가 좋지 않았다. 계속 밀어붙여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도 어딘가 나사가 하나쯤 풀린 듯한 모습이었다. 선수들이 자신들도 모르게 골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경기 초반 고명진이 중원에 섰는데 선제골 이후 오른쪽 윙어로 올라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 나름의 생각이 있었겠지만 고명진이 윙에 썩 어울리는 선수는 아니라고 본다. 중원에 기성용이 남으면서 미드필드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추가골을 위해 상대를 지속적으로 몰아붙이지 못한 원인이었다. 기성용은 물론이고 구자철과 남태희까지 중앙 미드필더들이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너무 공을 끄는 경향이 있었다. 중원에서 공격진영으로 간결하게 적재적소로 공이 운반되야 하는데 공을 끌다보니 공격속도가 늦어지고 속도감있는 역습도 이뤄지지 않았다. 개인기술로 멋을 부리는 플레이는 지양했으면 좋겠다. 팀에 필요한 플레이를 성실하게 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미드필드에서 원활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으니까 롱패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이유로 공격 전개도 거의 측면에서만 이뤄졌다.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긴 패스가 몇 차례 나오기는 했는데 그마저도 측면으로 향해 위력이 크지 않았다. 패스미스를 비롯한 잔 실수들도 많아 선제골 외에는 경기내용에서 시리아에 이긴 것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을 좀 더 살리는 플레이가 필요한데 미드필드에서 간결한 플레이가 나오지 않다보니 전반 내내 손흥민도 죽어있었다.

후반들어 한국영이 투입되고 조금 나아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미드필더들의 경기 운영이 서툰 것이 공수에 걸쳐 문제를 야기하는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공격측면에서는 공격의 방향을 결정한다든지 경기의 속도를 조절하는 맛이 필요한데 이 부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전반의 경우 손흥민의 좋은 움직임에 공이 투입되지 않았다면 후반에는 전방 공격수들의 움직임 자체가 무뎌지면서 패스가 나갈 곳이 별로 없었다.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미드필더들이 일차 저지를 못해주고 수비진들과 조직적인 협력이 이뤄지지 않아 실점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를 몇 차례 허용했다. 수비시 조직력이 너무 허술해 시리아가 오히려 여유를 갖고 공격하는 모습이었다. 차후의 경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보완해야할 부분이다.

승점 3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성과를 달성한 것은 천만다행스럽다. 하지만 뭐라 평가해야 좋을지 답답할 정도로 내용면에서는 전혀 만족할 수 없는 경기였다. 원했던 승점을 얻고 조 2위를 지킨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 좋겠다.

논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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