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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3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 중국 원정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자 고민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창사 참사’ 뒤 7시간 만에 귀국이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슈틸리케호’는 파주NFC로 이동했다.

23일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조별리그 A조 6차전 중국 원정 경기에서 0-1로 진 축구대표팀은 경기를 마친 뒤 공항으로 이동, 오전 5시7분께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전날 충격패에 따른 국내 여론을 의식한 듯 선수단은 평소처럼 짐을 찾지 않고 간편하게 개인 소지품만 챙긴 채 준비된 버스에 탑승해 파주NFC를 향했다. 나머지 대표팀 스태프가 대신 짐을 챙겨 공항을 빠져나갔다. 슈틸리케 감독, 선수단 인터뷰는 진행되지 않았다.

슈틸리케호는 오전에 휴식한 뒤 오후 정상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 A대표팀이 중국에 패한 건 지난 2010년 2월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0-3으로 패한 뒤 7년여 만(2598일)이다. 무엇보다 월드컵 예선 역사에서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어서 충격이 더욱 크다. 거액의 자본을 쥐고 세계 축구를 흔드는 중국 슈퍼리그의 역습에도 꿋꿋이 아시아 무대에서 강자로 자리잡아 온 한국이다. 지난해 9월 중국과 홈 1차전에서 3-2 아슬아슬한 승리를 거뒀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아직 중국 축구는 한국에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중국통’인 이탈리아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부임, 6개월 만에 창사에서 치른 리턴매치에선 격돌한 90분 내내 중국이 준비한 전술에 질질 끌려다녔다. 그야말로 한국이 졸전을 펼치면서 공한증 역사가 깨졌다.

더구나 최근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 내 ‘반한 정서’가 극화한 시점에서 당한 패배여서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역대 중국과 A매치 전적에서 2패(18승12무)째를 떠안았다. 중국전 패배로 최종예선 A조 순위 경쟁 역시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한국은 3승1무2패(승점 10)를 기록하며 선두 이란에 뒤진 2위를 간신히 유지했지만 우즈베키스탄(승점 9) 시리아(승점 8)의 추격을 받게 됐다. 이날 우즈벡이 시리아에 0-1로 패하는 이변을 당하지 않았다면 3위로 내려앉을 수 있었다. 월드컵 본선은 조 1,2위가 직행한다. 3위는 B조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른 뒤 대륙간 플레이오프까지 넘어야 한다. 반면 이전까지 2무3패 부진에 빠진 중국은 리피 부임과 함께 예선 첫 승리를 따내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됐다. ‘약속의 땅’으로 불리는 창사에서도 A매치 무패(5승4무) 역사를 이어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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