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6일 수원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뒤 관중들의 응원을 유도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창사=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한국 축구가 중국에 처음으로 월드컵 예선 패배를 당할 때 손흥민은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등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리아전이 더 간절하다. 시리아와의 홈 경기에서 한국 축구를 구해내고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불을 크게 밝혀야 한다. 중국전을 통해 믿을 선수는 손흥민 뿐이라는 게 잘 드러났다.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의 가장 강력한 공격옵션인 손흥민이 시리아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2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이 그가 활약할 무대다. 손흥민은 23일 중국 창사의 허룽 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6차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인해 뛰지 못했다. 그리고 한국 축구는 0-1로 허무하게 졌다. 손흥민은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함에도 지난 20일 중국 창사에서 훈련중인 대표팀에 합류했다. 오후 늦게 도착하면서 첫 날 훈련은 함께 하지 못했지만 21일 훈련과 22일 공식훈련에 참가해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과 발을 맞췄다. 리그 경기를 마치자 마자 장거리 여행을 했음에도 따로 회복훈련을 하지 않고 곧바로 동료들과 정상훈련을 소화해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상태임을 보여줬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을 팀의 일원으로서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지난 22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손흥민은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하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함께 경기를 치를 것이다. 중국에 함께 온 이유”라고 말했다. 손흥민이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대표팀은 안정감있는 분위기 속에서 중요한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 더불어 중국전에만 집중해 손흥민을 전술훈련에서 배제하지 않음으로서 시리아전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이뤄졌다.

지난해 9월 중립지역인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치러진 시리아와 2차전에도 손흥민이 출전하지 않았다. 당시 2016 리우 올림픽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던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과 대표팀의 논의 끝에 1차전 중국과 경기를 마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올림픽 출전 대신 시리아전을 포기한 셈이었다. 손흥민이 없었던 한국은 승점 3의 제물로 생각했던 시리아를 제압하지 못하고 0-0 무승부에 그쳤다. 당시 손흥민이 비운 왼쪽 날개는 이재성과 황희찬이 대신했는데 수비적인 시리아의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시리아전 무승부는 대표팀이 최종예선 초반부터 어려운 경쟁을 해야하는 빌미가 됐다. 더불어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지지가 우려로 바뀌는 변곡점이 되기도 했다.

대표팀에서 맹활약을 이어온 손흥민이 시리아와 홈경기 출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대표팀에 큰 힘이다. 중국에 지고도 최종예선 A조 2위를 유지했으나 시리아가 승점 8이 되면서 4파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월드컵 아시아 예선을 치르는 동안 손흥민은 2차 예선 라오스전 해트트릭을 포함해 총 6골을 기록하며 ‘슈틸리케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만들어냈다. 힘겹게 승리했던 최종예선 1차전 중국전(3-2 승)에서 상대가 무너지게 만든 포문은 손흥민의 프리킥에서 비롯됐다. 그의 킥이 지동원의 머리를 거쳐 중국의 정신적 지주 정즈의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한국은 3골을 몰아칠 수 있었다. 지난해 10월 치른 3차전 카타르와 경기(3-2승)에서 스코어를 재역전하며 승리로 마무리한 결승골도 손흥민이 해결했다. 필요한 순간 번뜩이는 득점력을 발휘한 손흥민이 있어 슈틸리케호가 월드컵 본선을 향한 항해를 희망적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최근 손흥민은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대표팀에서 보여줄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그는 지난 19일 소속팀에서 사우샘프턴과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 경기에 선발로 나서 원톱 역할을 소화했다. 그에 앞서 치른 밀월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에서는 해트트릭(3골)을 기록하며 날카롭게 살아있는 경기감각을 보여줬다. 한동안 소속팀의 전술변화로 인해 출전 기회가 줄어들며 우려를 낳았지만 출전 기회가 주어지자 실력으로 우려를 잠재웠다.

시리아전을 앞두고 중국전에 결장한 것은 손흥민과 대표팀에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한 그가 시차에 적응하고 체력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더불어 시리아전 한 경기에 집중하면서 동료들과 발을 맞출 시간을 넉넉하게 가졌다. 이제는 출격의 시간이 왔다. 중국과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느라 온몸이 근질거렸을 손흥민은 시리아를 상대로 골을 몰아칠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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