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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일본 오키나와 킨구장에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전지훈련이 진행됐다. 박진태가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2017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는 각 팀 사령탑이 고민에 빠졌다.

개막까지 남은 열흘동안 옥석을 가려야 하는데 선뜻 마음을 정하기 어려운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보통 24~25명 가량 주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남은 2~3자리를 차지할 젊은 선수들은 더더욱 이를 악물고 시범경기를 치르고 있다.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게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 그 달콤함은 참을 수 없는 유혹이라 힘들다고 느낄 여유조차 없다.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삼성과 시범경기를 치른 KIA 김기태 감독은 최근 상념에 잠길 때가 많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할 선수 24명 가량은 내심 정해둬 겨우 세 자리만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투수 박진태, 포수 신범수 등은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내야수 최원준 외야수 김석환 등도 1군에서 기회를 줄 만 한 선수다. 개막 엔트리 구성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아침 저녁으로 마음이 바뀐다”며 웃었다. 삼성 김한수 감독도 같은 입장이다. 그는 “잔부상자들이 많아 고민이지만 경쟁을 통해 성장한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도 고민이다. 감독이 되고나니 할 일이 너무 많다”며 웃었다. 고졸 신인 투수 최지광을 비롯해 성의준 정병곤 등이 개막 엔트리 포함 여부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SS포토]힘차게 공 던지는 삼성 최지광
삼성 최지광이 2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삼성의 시범경기 6회말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투수 김성민의 활용법을 놓고 고민 중이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에서도 탐을 낼 정도로 기대를 모은 김성민은 개막 엔트리 포함뿐만 아니라 선발 후보로도 평가 받고 있다. 힐만 감독은 “팀이나 선수를 위해 어떤 보직이 좋을지 고민 중이다. 좌완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김성민의 역할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아예 대대적인 엔트리 교체가 점쳐진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탓에 반사이익을 누리는 측면도 있지만 백업 이미지가 강했던 주전으로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다. 시범경기들어 내야수 최윤석 강경학 신성현 등이 중용되고 있고 외야수 이동훈과 강상원도 빠른 발을 바탕으로 1군 연착륙을 노리고 있다. 투수 중에는 좌완 김범수와 사이드암 서균 등이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 감독은 “부상자가 많기도 하지만 주축 선수들이 모두 30대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이들로 풀시즌을 치르기 어렵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선수들의 동작 하나 하나를 메모로 남기고 있다.

[SS포토] 김성민 \'실점은 없다\'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프로야구 시범경기 SK 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투수 김성민이 6회 역투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젊은 선수들로 색깔을 확 바꾼 넥센은 ‘바람의 손자’로 유명한 이정후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수비는 가다듬어야 하지만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지 얼마되지 않아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타격재능을 타고나 꾸준히 출장기회를 얻는다면 바람몰이를 할 것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아버지(이종범 해설위원)보다 뛰는 자세가 높지만 타격 기술은 상당한 경지라고 봤다. 어린 선수들이 활개를 치는 팀은 에너지가 넘칠 수밖에 없다. 상대 입장에서도 계산이 서지 않으니 긴장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고 칭찬했다.

바늘구멍 통과보다 어렵지만 한 번 1군 맛을 본 선수들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개막 엔트리’는 상징성이 있어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열매다. 시범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단 나흘. 각 팀 감독들이 누구의 손을 ‘먼저’ 들어줄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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