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찰
축구 국가대표팀이 중국 창사에서 첫 훈련을 치른 20일 후난성인민체육장에 경찰병력들이 배치되고 있다. 창사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중국 경찰
축구 국가대표팀이 묵고 있는 중국 창사의 숙소 주변에 경찰 병력들이 배치돼 있다. 가운데 차에는 무장경찰이 타고 있다. 창사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창사=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중국 후난성 창사의 하늘은 밝은 표정을 보여주지 않았다. 오전에 비가 내린 탓에 습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는 스산했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날씨에 아랑곳 없이 첫 훈련을 소화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중요한 결전을 생각하면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었다. 20일 오후 늦게 도착할 예정인 손흥민과 21일 오전 도착 예정인 황희찬을 제외한 21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후난성인민체육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오는 23일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6차전 중국과 경기를 준비하기 위한 본격적인 출발이었다.

◇경찰 또 경찰, 안전사고 예방에 초집중

창사 시내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 주변에는 경찰병력이 배치됐다. 호텔 내에는 선수들이 사용하는 객실 층 복도에 사복경찰을 투입해 순찰을 돌게 조치했다. 슈틸리케호 태극전사들이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는 선수단 버스의 앞과 뒤에서 경찰차량이 에스코트를 했고, 훈련장도 입구를 비롯한 곳곳을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중국 측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중국원정에 선수단장으로 동행한 유대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훈련장 주변만 해도 40명의 경찰을 배치했다고 한다. 아시아축구연맹과 중국축구협회 측에서 선수단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내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이 추진되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반감이 안전을 위협할 수준으로 격앙됐다는 소식은 여러 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졌다. 하지만 창사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한국인이라 위해를 당할 수도 있다는 위험이 감지되지 않았다. 창사를 관할하는 우한총영사관이 축구대표팀의 안전을 우선시하면서 중국 측과 안전대책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관계자는 “혹시 몰라서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걱정만큼 위험한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경기 당일 경기장에 8000명의 경찰병력이 배치될 것이라고 한다. 200명의 경찰이 한국 응원단을 둘러싸고 보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은 첫 승 상대? 중국의 관심집중

슈틸리케호는 이번 경기에서 승점 3을 얻어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진출권 확보에 다가설 수 있다. 중국으로서도 질 수 없는 벼랑끝 승부다. 현재 승점 2에 불과한 중국은 한국전을 패할 경우 사실상 본선진출이 좌절된다고 봐야한다. 그런 이유로 슈틸리케호에 대한 중국 취재진의 관심이 뜨거웠다. 선수단 버스가 도착하기 이전부터 진을 치고 있던 중국 취재진의 수효는 한국 취재진 30여명의 배 이상이었다. 중국 취재진들은 태극전사들의 사진을 내밀며 이름을 물어보는가 하면 이번 한중전이 한국에 왜 중요한지를 묻기도 했다. 슈틸리케호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면 중국축구협회 측은 중국대표팀의 훈련시간을 한국 기자단에 알리지 않았다. “자꾸 훈련시간이 바뀐다”는 변명을 둘러대며 전력노출을 막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대표팀 관계자는 “우리 대표팀에는 중국협회 직원과 연락관이 나와서 따라다니기 때문에 일정을 숨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기자들의 관심을 피하기 위해 선수 인터뷰는 선수단 숙소에서 진행했고 훈련 후 믹스트존을 운영하지 않았다. 그 탓에 슈틸리케 감독의 첫 훈련 소감도 듣지 못했다.

◇밝은 분위기 속 열기, 컨디션 관리에 집중

무릎 부상이 있었던 기성용은 동료들과 함께 가볍게 몸을 푼 뒤 얼음주머니를 무릎에 두르고 옆줄 밖에서 따로 스트레칭을 했다. 주말 경기를 치르고 합류한 이정협과 허용준, 구자철과 지동원은 패스훈련을 함께한 후 동료들이 미니게임을 하는 동안 조깅과 스트레칭으로 회복훈련을 했다. 아르무아 코치의 주도로 몸을 푼 선수들은 설기현 코치에게 훈련 지시사항을 전달받아 활기차게 훈련을 소화했다. 경기장 3분의 1가량을 사용한 미니게임을 진행하면서는 웃음소리와 고함이 울리며 즐거우면서도 열띤 분위기가 연출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 시간 반동안 훈련을 진행하면서 선수들 상태를 점검했다. 선수들을 나눠 훈련내용을 서로 다르게 해가며 컨디션을 고르게 관리하는데 힘썼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밝은 표정으로 서로 장난을 치고 이야기를 나눠가며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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