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황의조
지난 4일 부산아이파크와 K리그 챌린지 개막 라운드 때 성남 황의조.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우승후보 1순위’로 거론된 성남FC, 대학 축구에서 최고의 전술가로 우뚝 선 김병수 감독을 수혈, ‘다크호스’로 떠오른 서울이랜드가 초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성남은 지난 3경기에서 1무2패, 서울이랜드는 3패를 떠안으면서 FC안양(3패)과 함께 챌린지 10개 팀 중 나란히 무승 부진에 빠져 있다. 초반이긴 하나 성남과 서울이랜드가 하위권에 밀려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적었다. 매 시즌 챌린지는 초반 승점 경쟁에서 밀리면 막판 승격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의미에서 성남과 서울이랜드는 더딘 출발로 조급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챌린지 깡패’ 구실을 할 것 같았던 두 팀의 동반 부진 원인은 무엇일까.

성남은 우선 ‘부상 병동’이다. 지난달 스페인 전지훈련 막바지서부터 일부 선수가 잔부상에 시달렸다. 국내로 돌아와서도 제대로 쉬지 않고 무리하게 일정을 소화했다. 주력 요원 12명이 이탈했다. 최근 일부 선수가 팀 훈련에 합류했으나 골키퍼 김근배를 비롯해 미드필더 안상현 조재철 공격수 네코 등은 여전히 회복 중이다. 부산(0-1 패)과 리그 첫 경기서부터 기존 4-2-3-1 포메이션을 버리고 배승진을 센터백으로 돌린 3-4-1-2로 나서는 등 지속해서 플랜B로 버텼다. 특히 2선 핵심 요원이 빠지면서 원톱 황의조를 활용한 단조로운 공격 패턴에 의존하고 있다. 상대 수비는 황의조만 제대로 막으면 큰 짐을 던다는 생각에 집중 견제에 들어간다. 성남으로서는 황의조를 대체할 만한 자원이나 전술 변화를 주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박경훈 감독은 “이렇게 시즌을 어렵게 시작한 적은 처음”이라며 “4월은 돼야 (부상자들이)돌아오면서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이랜드 김준태 크리스찬
서울이랜드 김준태가 대전 크리스찬의 돌파를 저지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이랜드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 김 감독은 지난 2008년부터 영남대를 이끌었을 당시 선수 한명 한명의 연결동작 등 디테일을 강조하면서 패스 위주의 기술 축구로 대학 무대를 평정했다. 최고의 전술가로 명성을 떨쳤다. 서울이랜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박건하 감독과 결별하고 김 감독을 선임하며 창단 3년차에 승격을 꿈꿨다. 하지만 초반 3연패 수렁에 빠진 건 의외라는 평가다. 다수 축구 전문가는 지난 겨울 김 감독이 서울이랜드에 뒤늦게 합류한 것을 두고 백지훈 등 원하는 선수를 최대한 끌어모았으나 제 색깔을 내기엔 모자라는 면이 많다고 분석한다. 특히 리그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와 관련해선 두 차례나 영입 발표를 하고도 취소되는 등 혼선을 빚었다. 2월 말이 다 돼서야 수급을 마무리했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는 선수 간의 호흡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온전히 완성하기엔 시간이 그만큼 부족했다. 또 팀에 확실한 해결사가 없는 것도 문제다. 부천(1-2 패) 경남(0-1 패) 대전(1-2 패)에 연달아 패했을 때 상대 기둥인 바그닝요(부천) 말컹(경남) 크리스찬(대전)에게 골이나 도움을 내주며 무너진 것과 대조된다.

성남과 서울이랜드 모두 클래식처럼 A매치 휴식기를 보내는 게 아니어서 정비할 겨를이 없다. 박경훈과 김병수 ‘두 수장’의 지략과 경험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성남은 25일 오후 3시 최하위 안양 원정에서 첫 승리를 노린다. 서울이랜드는 26일 오후 3시 신생팀 안산을 만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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