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도형기자] 선방쇼를 보여주다 꽈당 한 번에 게임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미들즈브러 FC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가 경기 막판 미끄러지며 굴욕을 당했다.


발데스는 20일 영국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29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발데스의 화려한 선방쇼에도 불구하고 팀은 1-3으로 패하고 말았다.


발데스는 이날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맨유를 맞아 여러 차례 선방쇼를 펼치며 팀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전반 30분 맨유 마루앙 펠라이니의 헤딩골과, 후반 62분 제시 린가르드의 추가골로 2실점을 하긴 했으나 발데스의 선방이 없었다면 스코어는 아마 더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발데스의 선방에 힘입어 미들즈브러는 후반 77분 루디 제스테드의 추격 골로 1-2까지 점수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홈경기 이점을 살려 공격에 더욱 힘을 실은 미들즈브러는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어 승점 1점을 챙기기 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이렇게 좋던 흐름은 발데스의 실수 한 번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발데스는 후반 47분 백 패스를 받아 롱 패스를 위한 준비를 했다. 맨유 진영으로 최대한 멀리 공을 보내기 위한 동작이었다.


그런데 이때 그라운드에서 발을 접질린 발데스가 그대로 넘어졌고, 맨유의 안토니오 발렌시아는 골문으로 향하던 공을 받아 편안하게 쐐기골을 만들었다. 동점의 기운으로 이어지고 있던 상황에서 나온 뼈아픈 실수였다.


발데스의 실수를 확인, 발렌시아의 득점까지 눈으로 지켜본 맨유의 조세 무리뉴 감독은 두 팔을 하늘 높이 올리며 포효했다. 그리고는 그대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조기 퇴근 본능을 보여 웃음을 안겼다.


미들즈브러는 지난 시즌 상대 전적 1승 1패를 기록할 만큼 맨유와 경기에서 매번 끈끈한 경기력을 선보여왔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발데스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한편, 맨유는 이날 승리로 EPL 팀 최초로 리그 600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지난달 왓포드를 상대로 2-0으로 이기면서 EPL 최초 누적 승점 2000점을 돌파한 맨유는 대기록이 연이어 쏟아지는 겹경사를 맞았다.


뉴미디어국 wayne@sportsseoul.com


사진ㅣ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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