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BMW 뉴 5시리즈_2
신형 5시리즈. 제공 | BMW코리아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BMW가 반격을 위한 칼을 꺼내들었다. 칼날은 한층 커지고 날카로워졌다. 경쟁 모델과의 본격적인 승부를 앞두고 있다. 이 결과에 따라, 올해 국내 수입차 업계의 순위표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메르세데스 벤츠에 국내 판매 1위를 내준 BMW는 신형 5시리즈를 최근 출시했다. 5시리즈는 BMW 뿐만 아니라 국내 수입 프리미엄 세단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5시리즈 중 ‘520d’의 경우 지난해 경쟁 모델의 신차 출시와 할인 등의 공세에도 비교적 여유롭게 모델 기준 판매 1위를 지켜냈다. 5시리즈는 올해 더욱 높이 날 수 있을까.

◇한층 커지고, 날렵해진 외관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모델은 7세대 모델이다. 전 세대에 비해 차체는 커졌으나 무게는 가벼워졌다. 공차중량(유럽기준)은 최대 115㎏까지 줄었으며 전장·전폭·전고는 4936㎜, 1868㎜, 1479㎜로 각각 29㎜, 8㎜, 15㎜ 늘어났다. 전면부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BMW를 상징하는 디자인 요소인 키드니 그릴의 테두리가 한층 두꺼워졌다는 점이다. 이 그릴은 양쪽의 트윈 원형 헤드램프와 연결돼 한층 차체를 넓고, 낮게 보이게 만든다. 다만 은색의 그릴 테두리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다소 밋밋했던 측면부는 라인을 더해 보완했고 후면부 안쪽으로 깊숙이 뻗은 리어램프 덕에 넉넉한 인상은 풍긴다. 내부의 경우, 10.25인치의 고해상도 스크린에 새로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도입했다. 운전자의 취향에 맞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메뉴들을 원하는 대로 재배치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과 같은 터치 방식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그 아래 2열로 배치된 각종 기능 버튼은 보다 직관적으로 처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명불허전, 주행 성능

시승한 한 모델은 5시리즈의 간판 모델인 ‘520d’. 본격적인 주행에 나서기 위해 운전석에 앉았다. 몸을 잡아주는 시트의 품질이 기대 이상이다. 시동을 본격적으로 차체를 움직인다. 헤드 업 디스플레이가 인사를 건넨다. 기존보다 70%나 넓어져 시인성이 강화됐다. 다소 단단한 듯한 서스펜션은 속도를 높이자 진가를 발휘한다. 다이어트를 한 차체지만 전 모델에 비해 하체의 움직임이 단단해진 느낌이다. 저속에서 벗어나자 고속에서의 변속감도 합격점을 주기에 부족함이 있다. 짜임새 있는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은 운전의 재미를 높인다. 스포츠 모드로 주행 모드를 바뀌자 둔감한 운전자도 쉽게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차체의 반응이 달라진다. 민감해진 엑셀레이터를 밟으며 속도를 즐길 수 있다. 반자율주행 기능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넘으니 차량이 알아서 차를 차선 안쪽으로 슬쩍 밀어넣는다. 거칠지 않고 자연스럽다. 이 같은 주행 성능은 트랙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급회전 구간과 급가속, 급제동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실제 연비는 거친 운전 탓인지 11~12㎞/ℓ 수준을 기록했다.

◇숨겨진 또 다른 칼날

신형 5시리즈에는 국내 고객만을 위해 출시부터 전 라인업에 M 스포츠 패키지를 기본 적용했다. 이 패키지의 가격만 1000만원 수준이라는 것이 BMW코리아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반자율주행 기술을 기본 적용했고 제스처 컨트롤, 컨시어지 서비스 등 첨단 사양을 탑재했다. 결국 소비자는 가격 인하 효과를 본 셈이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가솔린 모델의 경우 상위 트림을 기준으로 400만원 가량 낮게 책정됐다. 벼르고 벼른 BMW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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