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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일반인이 출연하는 예능프로그램이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가 됐다.

엠넷의 ‘고등래퍼’가 출연자들의 잇딴 사생활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뻔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 출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이나 음악경연프로그램의 인기가 지속되며 일반인 예능프로그램도 명맥을 잇고 있다. 그러나 과거 여러 프로그램들처럼 일반인 출연자의 전력 문제로 프로그램 전체에 불똥이 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전국 고등학생들의 랩 서바이벌프로그램인 ‘고등래퍼’는 첫방송부터 출연자 문제가 불거졌다. 지난 10일 첫방송 직후 방송에서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랩실력으로 화제를 모았던 장용준이 성매매 의혹 등으로 지난 13일 하차한 데 이어 17일 2회 방송에선 서울 강서지역 예선에서 1위한 양홍원도 방송 이후 과거 행실이 불량했다며 사생활이 폭로돼 논란을 샀다. 장용준의 하차에 앞서 아버지인 바른정당의 장제원 의원이 당 대변인직과 부산시당위원장직을 내려놓고 SNS를 통해 사과하기도 했다.

‘고등래퍼’ 측은 양홍원의 사생활 논란과 관련해 제작진은 “양홍원군이 래퍼의 꿈을 갖게 된 이후로는 본인 실수로 상처 입은 피해자들에게 일일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하며 현재까지도 끊임없는 반성과 노력으로 뉘우침을 증명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양홍원군이 스스로 일어서려 노력하고 있는 만큼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하차시킬 의사가 없음을 22일 전했다.

진정성을 중시하는 일반인 예능의 경우, 끼 넘치는 실력파 출연자가 방송에서 재능을 발휘하는 것 못지 않게 철저한 출연자 검증은 필수다. 온라인, SNS의 발달로 인성이나 범죄 전력 등 사생활에 문제가 있는 인물이 불과 몇시간만에 화제의 인물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온 게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반인 경연프로그램을 매년 방송해온 엠넷만 해도 ‘슈퍼스타K’, ‘쇼미더머니’ 등을 통해 과거 무분별한 언행을 일삼았거나 사기 및 횡령 혐의로 수배중인 참가자, 일진설 및 행실로 논란이 되는 참가자 등으로 끊임없이 진통을 겪어왔다. 매시즌 참가자의 인성, 막말,선정성, 욕설 등으로 논란이 됐던 ‘쇼미더머니’는 시즌4 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최고 제재수준인 5000만원의 과징금 징계까지 받은 바 있다.

SBS도 일반인 출연예능인 2013년 추석특집 ‘송포유’와 ‘짝’으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송포유’는 과거 문제를 일으켰던 학생들이 가수 이승철, 엄정화와 합창단을 꾸려 폴란드에서 열리는 합창대회에 참가한다는 취지로 방송했다가 “문제아들을 미화한다”며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결혼적령기 일반인 남녀가 애정촌에 입소하며 짝을 고르는 과정을 독특한 포맷으로 그리며 큰 인기를 모은 ‘짝’은 초반부터 출연자의 사생활과 홍보논란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다 촬영도중 여성 출연자가 자살하며 방송 3년만인 2014년 3월 프로그램이 폐지됐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일반인 예능프로그램은 평범한 출연자들의 사연과 재능이 주는 신선한 재미와 감동이 생명이다. 방송의 영향력과 시청자들의 정서를 고려할 때 재능 뿐만 아니라 사생활 면에서도 시청자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며 “출연자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하고, 일반인 출연자를 대상으로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무분별한 마녀사냥식 폭로도 위험하지만, 방송의 재미를 위해 제작진이 알면서도 눈을 감는 건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해치는 일”고 지적했다.

hjcho@sportsseoul.com

엠넷 ‘고등래퍼’의 양홍원.사진|‘고등래퍼’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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