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여러분은 꿈을 이루셨나요. 아니면 쫓고 계신가요. 그도 아니면 현실에 지쳐 포기하셨나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꿈을 이룬 이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꿈을 잊고 현실에 맞춰 살아갑니다. 하지만 여기, 안정된 직장과 보장된 미래를 버리고 꿈을 쫓는 사람이 있습니다. 피트니스 모델이면서 작가, 강사이기도 한 1인 기업인 김성태 씨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김성태 씨는 9년여동안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다니며 열정적인 업무 스타일을 인정받아 탄탄한 미래가 열려 있었지만, 그에겐 풍족한 삶만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결국 주위의 지지 속에 '퇴사'를 선언하고 꿈을 선택한 김성태 씨. 그의 도전 과정을 지난 20일 수원의 한 카페에서 들어봤습니다.


Q : 본인 소개 좀 부탁합니다


김성태 : S전자서비스에서 8년 5개월 근무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며 보디빌더를 같이 했고, 그 뒤피트니스 모델로 전향하게 됐죠. 지난해 4월 육아 휴직을 낸 뒤 좋아하는 일에 '올인'해보려고 피트니스 모델로 활동했고, 또 관련 책도 썼습니다. 지금은 그 경험을 나누는 강연도 하고 있고요. 직장은 지난해 11월 11일 책 '기적의 50일'이 출간된 이후 퇴직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피트니스 모델, 작가, 강사로 1인 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 : 다니던 대기업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계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김성태 : 학생들의 로망은 졸업이고, 군인의 로망은 전역이잖아요. 그렇다면 '직장인의 로망은 뭘까'하고 생각해봤는데, 제 인생이 경주마 같더라고요. 눈 양 옆이 막힌 채 앞만 보고 달리는 말처럼. '그러다 달리는 능력이 사라지면?'이라고 저 스스로에게 물어봤죠. 그래서 '달리는 걸 멈추고 돌아보자'고 마음을 먹고 육아 휴직을 결심하게 됐어요.


휴직하고 보니 경제적인 문제가 생겼어요. 시간과 돈, 어쩔 수 없이 반비례하더라고요. 그런데 시간을 포기하면 다시 경주마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서 결국 시간을 선택했죠.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은 사랑하는 딸 지유였어요. 딸이 성장하는 시기에 좀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Q : 아무래도 가장인데, 가족의 반대가 심했을 것 같아요. 아내의 반응은 어땠나요?


김성태 : 제 얘기를 들은 장인어른께서 처음에 "김서방 재미있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약주르 한잔하시고는 "누구는 다니고 싶어서 다니냐?"라고도 하셨고요. 그래서 퇴직하기 전에 아내에게 "오빠가 150만 원 벌면 어떠냐?"라고 물었봤죠. 그랬더니 "그럼 150에 맞춰서 살면 돼"라고 응원을 해주는거예요. 그 덕에 도전할 수 있었어요. 지금은 막연한 희망과 기대일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에 미래를 걸고 싶었어요.


Q : 든든한 아내의 지원 덕에 결심할 수 있었던 거네요. 가족 말고 주위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김성태 : 퇴사 전에 회사 선후배들도 많이 응원해 줬어요. "성태야. 너는 나가도 지금처럼 하면 성공할 것 같아", "선배님이 나가서 잘 되셔야 미래를 그려볼 수 있어요"라며 힘을 실어줬어요. S사를 나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창업이나 재취업을 준비하다 결국 S사의 협력사로 들어가는데 저는 다른 모습으로 성공하는 롤모델이 되고 싶었어요.


Q : 응원이 있었다면, 반대로 말리는 사람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성태 : 40~50대 선배들이 그랬죠. "조금 있으면 과장 진급인데, 간부 달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데 왜 나가냐?"라고 그러셨죠. 그래도 언젠가는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데, 타의에 의해 그만두는 것보다 주도적 삶을 살고 싶었어요. 조금 더 에너지 있을 때, '지금이라면 승부를 걸어봐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Q : '90kg에서 75kg으로 감량에 성공한 아저씨'로 김성태 씨를 처음 알게 됐는데, 감량 전과 후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김성태 : 술을 좋아해요. 예전에는 업무가 끝나면 무조건 술이었어요. 몇 시에 끝나든 꼭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갔으니까요. 그때는 현실에 지치기고 했고요. 술 먹는 이유는 하나였어요. 업무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운동을 시작하고나서 부정적인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더라고요. 사고의 전환이 이뤄지는데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Q : 운동은 본격적으로 언제 시작하신 건가요?


김성태 : 2012년부터였는데 체력이 좋아지니까 회사 업무에서도 1등을 하기 시작했어요. 운동 덕분에 자연스럽게 회사에서도 승부욕이 생기더라고요. 또 '운동하더니 회사 업무를 소홀히 한다'는 말을 듣기 싫어서 누구보다 더 열심히 했어요. 그게 좋은 성과로 나온 것 같아요.


Q : 모든 일에 열정적이시네요. 그 정도 열정이면 피트니스 모델로도 성공이 예상되는데요.


김성태 : 이제 시작이죠. 직장 생활할 때 보지 못한 세상을 지금 보고 있어요.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면서 한창 배우는 단계예요. 올해 목표는 두 가지인데 강사로서 제 경험과 열정을 많은 분에게 나눠주는 것, 그리고 피트니스 선수로 좀 더 건강한 육체를 만드는 겁니다.


사실, 딸아이의 성장과 함께 프로필을 찍는 게 또 하나의 꿈이에요. 이렇게 찍은 사진들로 나중에 사진전을 열고 싶어요. '딸바보 사진전'을 여는거죠. 또 '육아 수필'과 '아빠 육아'로 책도 구상하고 있어요. 지금은 목표나 꿈을 '찾는' 게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까 하고 싶은 게 많이 생겼어요.



Q : 지난해 10여개의 피트니스 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과를 거뒀는데.


김성태 : 올해로 선수생활 4년 차입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잖아요. 새로운 분야지만 3년 차가 되니까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주더라고요. 지난해 처음 상을 받았던 대회에 가족들이 모두 왔어요. 그런데 대회 치르고 시상식 하려면 좀 기다려야 해서 어차피 상 못 탈거라는 생각에 모두 집에 가라고 했죠. 그런데 2등을 했어요. 그때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입상을 하게 됐어요.


Q : 보통 다른 선수들은 단기간에 여러 대회를 못 나가는데 어떻게 한 거죠?


김성태 : 저는 휴직을 했잖아요. 업무적으로 오는 스트레스가 없었어요. 미친 듯이 경험을 쌓고 싶었어요. 휴직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미쳐봐야 되지 않을까'하고 도전을 한거죠. 친구들에게 매번 "이번 대회가 마지막이다"라고 말해놓고 12월까지 나가게 됐어요.


Q : 단기간에 많은 대회를 소화하다 보면 건강에 무리가 오지 않나요?


김성태 : 운동하는 분들 대부분 단백질 섭취량이 많다 보니 간과 신장이 좋지 않아요. 저도 처음에는 건강검진에서 간 기능이 좋지 않다고 나왔죠. 그래서 단백질을 안 먹기 시작했어요. 저는 피트니스 모델이라 유지만 하면 되니까 지난해에는 단백질을 배제하고 운동했어요. 3년 차에 성공을 이루려면 그만큼 몰입해야 돼요. 1~2년 차까지 일과 가정, 운동에만 집중했죠. 그렇게 보내고 난 뒤 3년 차 때는 하루 한 번만 운동했어요. 밥도 잘 챙겨 먹고, 건강한 음식을 많이 먹었어요.


Q : 피트니스 모델로 전업하는데 확신이 있었나요?


김성태 : 군대를 전역하고 난 뒤 시간은 '운동 안 했던 나'와 '운동 했던 나'로 나눌 수 있어요. 운동하지 않았던 시기가 제 인생에서 가장 안 좋았을 때라고 생각해요. 자존감이라는 게 신체하고 연결되잖아요. 그래서 자존감이 낮았죠. 그런데 운동하고 나니까 자존감이 회복되고, 자신감도 생겼어요. 그래서 확신이 생겼죠.


운동을 하니까 인생 그래프가 점점 긍정적으로 흘러가더라고요. 그런데 회사에 돌아가면 자꾸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퇴직에 대한 마음을 굳혔죠. 운동을 통해서 '몸이 변하면 생각이 변하고, 생각이 변하면 행동이 변해서 결국 인생도 변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즉 '몸이 변하면 인생이 변한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Q : 얼마 전부터 '기적의 50일' 운동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김성태 : 지금 11일 차예요. 오는 4월 1일에는 '니카코리아'에 출전하고, 5월에는 'WBFF'에 트랜스 모델로 나가려고 해요. 지난해에는 '니카코리아'에서 우승했는데, 올해는 'WBFF'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요.



Q : '기적의 50일'이라는 책을 썼는데, '기적의 50일'은 무슨 뜻인가요?


김성태 : '기적의 50일'은 50일 만에 몸이 바뀌는 게 아니에요. (그럼요?) 50일을 몰입해서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거죠. 그러면 몸은 자연적으로 변하게 돼 있고, 인생도 긍정적으로 변하죠. 긍정적으로 변하는 시간이 50일이에요. 그래서 '기적의 50일'이죠. 저는 50일 동안 인생의 작은 변화를 느끼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Q : 왜 하필 50일이죠? 한 달로 딱 끊어지는 30일도 아니고, 또 100일도 아니고.


김성태 : 대부분의 사람은 100일을 목표로 하잖아요. '왜 꼭 100일이어야 할까?' 생각해 봤는데 100일을 목표로 잡은 뒤 실패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됐죠. 그래서 '실패확률을 반으로 줄일 수 있는 50일을 해보자'고 해서 나온 게 '기적의 50일'입니다. 30일을 하지 않은 것도, 제가 실험해보니 몸은 변화의 기간이 필요하더라고요. 행동을 바꾸는데 30일, 바뀐 행동으로 인해 긍정적으로 변하는데 20일이 걸렸어요. 그래서 50일인 거죠.


Q : '기적의 50일' 책을 내기까지 과정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김성태 : 첫 번째 쓴 책은 몸에 관한 책이 아니었어요. 가치를 공유하는 책을 쓰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열정만 가지고 썼죠. 출판사 A급 40곳에 투고했는데 다 거절당했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B급에 투고해서 연락을 받았어요. 그런데 '아무리 좋은 책을 출간해도 팔리지 않는다'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핵심은 '너 책 안 팔려, 너 책 누가 읽어' 그런 답변이었죠.


남은 방법은 두 가지였어요. C급에 또 돌리든지 자비로 출판하든지. 그런데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책을 쓰기 위해 휴직한 건데 틀어지니깐 혼란이 오더라고요. 그래서 첫 번째는 과감히 접고, 다음 책을 다시 처음부터 기획했어요. 한 달 넘게 걸렸죠. '무슨 책을 써야 사람들이 볼까'하면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과 독자가 듣고 싶은 것을 선택했죠. 기획이 끝난 뒤에는 빠르게 썼어요. 한 달이 채 안 걸렸어요. 하루 15시간씩 써서 3주 걸렸죠. 미친 듯이 몰입했어요. 집중해서 만든 만큼 자신도 있었죠. 그렇게 탈고한 책을 바로 출판사와 계약했고, 지난해 11월 11일 출판할수 있었어요. 계약하고 두 달 만에 나온 책이었어요. 제가 강의하는 주제가 '美친 열정'인데 '자신의 열정을 남들이 볼 때 아름답게 볼 수 있게 바꾸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게 요점이죠.



Q :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김성태 : 모든 분이 다이어트를 선수처럼 시작하려고 해요. 배고파야 하고, 적게 먹어야 하고, 단백질만 먹으려 하세요. 그런데 중요한 건. 다이어트는 평생 할 수 있어야 진정한 다이어트입니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바꾸는 건데, 잠깐만 하고 돌아가면 바로 '요요현상'이 오는 건 당연한 거죠. 그래서 배고프지 않게, 배부르지 않게 먹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평상시 배의 70%를 채우는 거죠. 배고픔을 느끼는 순간 폭식이 이뤄지거든요. 그 다음에는 먹고 싶은 건지. 배고픈 건지를 구별해야 돼요. 이렇게 접근해야 다이어트에 도움이 돼요.


그리고 또 하나. 살 빼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러닝머신 같은 유산소 운동이 아닌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지방을 태우고 근력을 키워야 돼요. 그렇다고 무리하면 안됩니다. 일반인은 일반인답게 다이어트 해야 된다고 말하고 싶어요.


Q : 마지막으로 앞으로 목표에 대해 말해주세요.


김성태 : '피트니스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요. 대개 피트니스 하면 운동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문화와 운동을 결합한 '문화피트니스'로 바꾸고 싶어요. 피트니스 공간에는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잖아요. 대부분 자기 계발을 원하는 사람들인데 제가 만들어준 그 공간에서 취업, 건강과 관련된 강연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기고 , 또 소모임도 만들 수 있게 하고 싶어요. 피트니스 시장에 새로운 시장을 열고 싶습니다. 어느정도 정착되면 프랜차이즈 개념으로 만들 계획이에요. 일종의 동네 주민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가치 중에 돈은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운동해서 몸도 바꾸고 인생도 바꿀 수 있는 게 좋아요. 저한테 찾아오는 사람들의 몸과 인생을 바꿔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최종적으로 만 명의 사람들의 몸과 인생을 바꿔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직 어렴풋하지만 그걸 목표로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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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성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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