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형제

[스포츠서울 김효원 대중문화부장]작곡가 겸 프로듀서 겸 CEO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강동철(38)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용감한 형제’라는 예명으로 유명하다. 강동철 대표는 대중음악계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손담비 ‘미쳤어’, 씨스타 ‘나혼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낸 스타 작곡가로 저작권료로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 그가 방송 프로그램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출연해 아픈 과거를 고백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청소년기 방황하다가 조직폭력배의 길로 잘못 접어들어 소년원에 구속된 과거를 고백했던 것. 유흥업소를 관리하던 중 힙합가수 ‘사이프레스 힐’의 음악을 듣고 음악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형 강흑철과 함께 ‘용감한 형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음악을 공부해본 적도 없는 소년이 눈물겨운 노력 끝에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YG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로 활약하다 지금은 자신의 엔터테인먼트사를 경영하면서 아티스트들을 키워내고 있다. 이제는 스타 작곡가보다는 세계적인 스타를 키워내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는 강동철 대표를 만났다.

-지난해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고,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소년원 구속 등 아픈 과거를 고백해 화제가 됐다

‘나 혼자 산다’, ‘사람이 좋다’에 나가고 나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다. 공항에 갔는데 아주머니들이 달려들어 반가워해주며 국민사위가 됐다. 특히 ‘사람이 좋다’에 나가고 나서는 어머니들이 나같은 사위 얻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문신이 있어도 허락하겠다고 하셨다. (웃음) 열심히 사는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열심히 사는데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울 듯 하다.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내가 1인 3역을 한다. 프로듀서, 창작자, CEO.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많다. 그 스트레스가 몸으로 와서 아픈 경우가 많다. 제가 생각이 많아서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 우리 회사의 기획력과 노력으로 소속 아티스트가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아티스트가 되는 상상을 한다. 그걸 이루기 위해 프로듀서를 하고 곡을 쓰고 경영을 한다. 이제 ‘용감한형제’ 강동철이 뜨는 건 의미가 없다. 프로듀서와 CEO에 무게가 더 생겼다. 브레이브엔터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걸 목표로 달리고 있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수장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소속 가수들 중 잘 알려진 가수가 거의 없다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 등은 다 20년이 넘은 회사다. 우리 브레이브엔터는 ‘용감한형제’라는 브랜드를 통해 작곡쪽에서는 터주대감이다. 다른 기획사에서 가수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오래 하다 브레이브엔터를 시작한 건 몇년 되지 않는다. 그런 상황이기에 우리 회사에 소녀시대나 빅뱅을 기대하는 것은 조급한 생각이다. 이수만 회장님이나 진영이 형이나 다 몇십년 일하신 분들이다. 대중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는 건 안다. 브레이브엔터를 만들었으면 1,2년 안에 대형스타가 나와야한다고 남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경험을 쌓고 노하우를 쌓으면서 조금씩 만들어가고 있다. 대중들이 보기에 톱스타는 없지만 톱스타가 탄생하기 까지 기반을 다졌다. 톱스타의 탄생이 올해나 내년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오히려 우리 회사에서 올해나 내년 안에 대형스타가 나온다면 아마도 가장 빠른 성공이 아닐까 싶다.

-올해 폭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 가수는 누군가?

우리 회사에 펀치라는 친구가 정말 공들인 친구다. 모든 가수에 다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펀치는 어릴 때 우리 회사로 와서 트레이닝을 혹독하게 받았다. 아직 솔로 앨범을 낸 적도 없고 미국 래퍼 사일렌토와 뮤직비디오 찍은 것 밖에 없는데 해외 팬이 7만명이 넘는다. 지난 1월 2017서울가요대상에서 사일렌토와 펀치가 ‘월드콜라보레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친구가 대중들에게 잘 소개되면 막대한 시너지를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요즘 솔로시장이 침체기라서 예전 비나 세븐처럼 춤 잘추고 노래 잘하는 친구가 없다. 거의 10년가까이 솔로시장이 죽어있었다. 이 시장에 펀치가 들어가서 올해 아니면 내년 초에 크게 터트릴 것 같다.

-배우 매니지먼트는 주춤하다

배우 매니지먼트는 잠시 접었다. 올해는 더 비중있는 배우들을 영입해서 더욱 탄탄하게 채워서 가려고 잠깐 휴식기를 가지고 재정비하고 있다. 5월 이후에는 배우를 추가로 영입할 예정이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동안 다양한 노하우를 쌓았을 듯하다

매니지먼트에 대한 노하우와 홍보, 회사 운영 등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회사를 운영하는 대표 입장에서는 더 많은 매출을 내고 지출은 줄여야 회사를 오랫동안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거기에 맞는 합당한 직원이 있어야 한다. 나혼자 움직여서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3~4년전에 나혼자 이끌어서 음원 시장에서 일등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는 나 혼자 미쳐서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과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한가족처럼 일해야 회사가 발전한다. 그래서 직원들과 간부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어떤 CEO일까

엄하게 한 적은 없다. 그런데 사실 예전에는 말을 잘 안했다. 그냥 지켜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다가 한번씩 열받으면 터트리는 스타일이었다. 이제는 그렇게 하면 안될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사고가 터지기 전에 얘기해서 일을 합리적으로 풀어가는 CEO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고가 터지고 나면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 그래서 직원들을 믿기는 하되 내가 많은 걸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잘 알고 세세하게 관심을 두려고 한다.

용감한 형제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강동철 대표가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저작권료 얘기를 안할 수 없다. 한달에 저작권료가 20억이 들어온다고 알려졌다

저작권료가 한달에 20억이 들어온다고 알려졌는데 아니다. 잘못된 오보다. 그러나 지금까지 충분히 많이 벌었다는 건 맞다. 처음부터 돈을 보고 음악을 시작한 건 아니다. 음악이 너무 좋았고 음악을 하다보니 돈이 따라오는 게 신기했다. 처음에는 저작권료가 5만원 나오다가 50만원이 되고 100만원이 되고 1000만원이 됐다. 내가 행복하게 사는 사람이란 걸 느꼈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금전이 따라오니까. 그리고 저작권료는 대부분 아티스트를 발굴하기 위해 재투자로 사용했다.

-수많은 히트곡을 낸 노하우는 무얼까?

대중들이 정말 좋하는 걸 아는 게 노하우다. 내 개인적인 생각을 절대 넣으면 안된다. 책을 쓰거나 작사하거나 작곡하거나 다 뭐든지 다 개인적 생각이 들어간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그걸 다 빼는 게 가장 큰 노하우다.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거. 남녀간의 사랑을 노래로 만든다고 하면 내가 잘한 건 쓰면 안된다. 나로 인해 상대가 아픔 받은 걸 쓰면 대중이 공감한다. 그렇게 대중들이 공감하는 곡을 만드는 게 대중음악 작사가, 작곡가다. 아트를 하는 게 아니라 대중작가니까.

-수많은 노래를 작곡했는데 노래들 대부분이 슬픈 노래다

댄스곡을 만들어도 다 마이너 성향이 들어있다. 밝은 노래나 재미있는 노래는 잘 못쓴다. 아마도 내가 살아온 시간이 노래에 많이 묻어나기 때문인 것 같다. 어려서 방황도 하고 힘든 청소년기를 보내서 그 감성이 음악에 묻어나는 것 같다. 또 그런 장르를 대중들이 많이 사랑해준다.

-같이 작업해본 가수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가수는 누굴까?

손담비가 기억난다. 손담비는 프로듀서의 말을 잘듣는 가수였다. 그 친구 성향으로는 ‘미쳤어’라는 노래는 부를 수 없었다. 과연 손담비가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손담비는 프로듀서가 자기 색깔을 만들어주길 바라는, 준비된 아티스트였다. 흔히 앨범을 한 장 내고 나면 자기 고집이 생겨서 하고싶은대로 하는데 손담비는 프로듀서의 제안을 잘 따라서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씨스타는 의외로 노래를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랬다. 유키스가 히트곡 하나로 뜨고, 포미닛도 시들어가다가 다시 회생하고 그럴 때 무척 보람을 느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게 프로듀서다.

-자신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인가

음악은 삶인 것 같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슬플 때도 노래를 들어야 하고 기쁠 때도 노래를 들어야 하는 사람이다. 아마 전세계 사람은 누구나 다 그럴 것이다. 그런 마음이 있어서 노래를 만드는 것 같다.

-어려움을 극복한 입장에서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조언해준다면

방송에 나가고 나서 여러 자선단체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제가 KBS2 ‘이야기쇼 두드림’이라는데서 소년원 가서 강연한 적이 있다. 그 후 결손가정 친구들 모여 있는 단체가 많은데 그런 곳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강의를 해달라고 해서 8월부터 참여하겠다고 해놓은 상태다. 내 조언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조언이라기 보다는 집안환경을 떠나서 자기 인생은 자기가 살아야 한다.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선에서만 움직이면 좋겠다.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 그 핑계로 너무 멀리가면 돌아오기 힘드니까 자기가 책임질 수 있는 선까지만 움직이면 좋겠다. 옆에서 그 친구들이 잘 갈 수 있게 조언해주고 그럴 생각이다. 그런 단체가 많아서 아직은 사회가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 저도 이바지 하려고 한다.

-앞으로 최종 목표는 무얼까

자선사업을 하는 게 마지막 목표다. 지금도 조금씩은 하고 있다.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나가려고 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정말 힘들고 배고픈 독거노인, 힘든 소년 소녀 가장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예전에는 밥차를 사서 음식을 나눠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복지회관을 만들어야 하나 머리가 복잡하다. 봉사도 하나하나 하면서 공부해나가고 있다.

-자선은 부의 크기와는 무관할 듯 하다. 자선을 하는 이유는

베풀고 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 힘들게 살 때도 본성에는 그런 마음이 있었다. 어려서도 주머니에 2000원이 있으면 나는 안먹어도 동생은 챙겨줬다. 내가 어떤 물건을 사서 행복한 건 이틀 이상 가지 않는다. 그런데 나눔을 해보니까 그 행복이 오래 간다. 행복하고 또 다음주가 기다려지기도 하고. 그래서 아 이런 게 행복이구나 하고 있다. 제 자신이 많이 깨달으며 살아가고 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짊어지고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자선은 세상에서 받은 걸 돌려드리는건데 그게 행복하다. 앞으로도 나누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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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강동철 대표.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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