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강원도지사
지난 8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스포츠서울과 단독인터뷰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투자 안 하고 성적 집착 하면 리그가 황폐해집니다.”

마침내 구단주도 입을 열었다. 올겨울 K리그 최고 이슈였던 강원FC의 행보에 축구인 모두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바라봐달라고 강조했다. 강원FC 구단주인 최문순(61) 강원도지사는 최근 스포츠서울과 단독인터뷰에서 “주변 사람은 (강원 구단의 선수 대거 영입을 보고)나중에 어떻게 견딜 것이냐고 묻는데 투자 성격을 잘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조국 이근호 문창진 오범석 등 국내 정상급 자원을 싹쓸이한 강원은 조태룡 사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200억 원의 예산을 책정해 승부를 걸었다. 프로야구 넥센 단장 시절 ‘입도선매’에 가까운 베팅으로 성공한 경험을 K리그에 입혔다. 그러나 스폰서와 광고 시장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몰린 K리그에서 재정적인 부담을 지닌 도민구단이 무리한 도전을 시도한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자칫 원하는 수준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팬에게 외면당한다면 위기에 몰리리라는 우려다. 최 지사는 “이젠 시도민구단서부터 길게 내다보고 투명한 경영 그리고 선수와 감독 등 사람을 가족처럼 아끼는 경영이 필요하다. 3년 만에 승격에 성공한 만큼 착실하게 기반과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투자로 경기력 뿐 아니라 팬,투자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이란 목표는 내걸었지만 꼭 그것에 연연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200억 예산? 그거 써서 날아가는 거 아니다. 투자다.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다시 수습하면 된다. 굳이 예를 들자면 비싸게 데려온 선수 다시 시장에 내놔도 값어치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조금 손해는 보겠지만 그게 두렵다고 투자를 하지 않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K리그 관계자들은 강원의 공격적인 투자를 두고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 흥행 노력과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국정농단사태로 위상이 추락한 올림픽이다. 올해 평창 알펜시아스티다움을 홈구장으로 쓰는 강원을 활용해 올림픽 붐업을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K리그 관계자들은 도에서 축구단에 예상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 지사는 “직접적인 건 아니지만 동시에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며 “조 사장을 비롯해 구단에서 지속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뒷받침할만한 지원은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조 사장이 앞서 밝힌 것처럼 강원의 통 큰 투자로 여러 기업에 진정성 있는 콘텐츠를 제시해 투자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 자신했다.

최 지사는 야심 차게 데려온 ‘베트남 K리거 1호’ 쯔엉에 대해서도 “강원도 홍보대사로 위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쯔엉은 베트남의 국민적인 스타로 대통령도 그의 팬이라고 들었다. 축구로만 봤을 때 쯔엉을 활용해 우리 지역의 문화도 알리고 베트남과 교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쯔엉의 홍보대사 위촉식은 이달 말 열릴 예정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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