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샤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오르샤가 지난 2015년 4월 26일 전남 시절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 경기에서 드리블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전남 드래곤즈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K리그 클래식에서 검증 받은 크로아티아 미드필더 오르샤(25)가 울산 현대로 전격 이적한다.

K리그 정통한 한 관계자는 8일 “계획에 없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로 새 시즌 선수 보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울산이 외국인 선수 마지막 퍼즐로 테크니션 오르샤를 선택, 최근 연봉 등 세부협상을 마무리했다. 조만간 공식 발표와 함께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김도훈 신임 감독이 부임한 울산은 올 겨울 선수단 재편 작업에 집중했다. 코바를 제외한 나머지 외국인 선수와 모두 결별하며 김 감독이 원하는 새 그림을 그렸다. 지난달 23일 오스트리아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으로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할 리차드 빈트비흘러를 영입했다. 울산은 애초 남은 2장을 두고 아시아쿼터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채우고, 유럽 출신 선수로 전방 공격수를 뽑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마침 7일 호주 브리즈번 로어의 공격형 미드필더 디미트리 페트라토스 영입을 발표란 가운데 마지막 한 장의 카드로 오르샤를 선택했다. 울산은 애초 전북에서 적을 옮긴 이종호와 시너지를 낼만한 정통 중앙 공격수 영입을 노렸다. 네덜란드 출신 장신공격수 헹크 비어만, 프랑스 리그1 스타드 렌 등에서 뛴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공격수 하비브 하비보우 등과 각각 협상, 테스트를 거쳤으나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유럽에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는 국가대표 공격수 석현준까지 접촉했으나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최종 선택은 오르샤였다. 오르샤는 최전방에 어울리기 보다 측면 윙어에 최적화한 자원이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전남으로 임대 이적해 K리그 클래식에 데뷔한 그는 공격 전 지역에서 고른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뛰어난 개인 전술을 앞세워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뛰어나다. 직접 골로 해결하는 능력 뿐 아니라 동료들의 도우미로도 손색이 없다. 프리킥 등 세트피스에서도 곧잘 득점에 성공했다. 첫해 33경기에서 9골 7도움을 기록한 그는 지난 시즌 완전 이적에 성공한 뒤 전반기에만 16경기에서 5골4도움으로 훨훨 날았다. 전남의 버팀목 구실을 했지만 거대 자본을 쥔 중국 슈퍼리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이장수 감독이 부임한 창춘 야타이로 이적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활약은 신통치 않았다. 이적 뒤 14경기에서 2골에 그쳤다. 최근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왓포드 출신 오디온 이갈로가 팀에 합류하면서 입지가 줄어든 상황이다. 스스로 K리그 복귀를 타진해왔다. K리그 정통한 관계자는 “사실 전북과 서울이 오르샤 영입에 관심을 뒀다. 그러나 창춘이 오르샤 바이아웃 금액으로 책정한 120만 달러(약 13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을 제시했다. 울산은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제시했는데 양 구단이 견해를 좁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울산맨’으로 변신하는 오르샤는 팀 내 적응도 수월할 전망이다. 동향으로 먼저 울산에서 1년을 경험한 코바와 측면에서 하모니가 기대된다. 또 가장 눈여겨 볼 건 2년 전 전남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종호와 재결합이다. 당시 둘은 공격진에서 서로의 조력자 구실을 하며 21골(이종호 12골, 오르샤 9골)을 합작한 적이 있다. 이종호가 지난해 전북으로 이적하면서 이별했으나 울산에서 다시 한 번 시너지를 꿈꾸게 됐다. 더구나 7일 열린 킷치SC(홍콩)와 2017 ACL 플레이오프를 통해 이종호를 뒷받침할만한 자원의 필요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원톱으로 나선 이종호가 전방에 고립돼 고전을 면치 못했다. 김도훈 감독이 추구하는 4-1-4-1 포메이션에서 오르샤는 윙어 뿐 아니라 2선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제 가치를 할 것으로 보인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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