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신태용 U-20대표팀 감독이 2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트로이아에 위치한 조제 무리뉴 트레이닝 센터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트로이아 | 도영인기자

[트로이아=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신태용호’가 3주간의 포르투갈 전지훈련을 통해 오는 5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대비한 뼈대를 완성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는 신태용 감독이 구상하는 팀 컬러를 선수들에게 입히는 작업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하루 두차례 훈련과 빡빡한 경기 스케줄 등 고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겠다는 목표 하나로 구슬땀을 흘렸다. 신태용호는 전지훈련에서 5차례 평가전에서 2승2무1패를 달성했다. 신태용 감독은 포르투갈 트로이아에 위치한 아쿠알루즈 스위트호텔에서 ‘스포츠서울’과 진행한 전지훈련 결산 인터뷰을 통해 월드컵 본선까지의 여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포르투갈 전지훈련의 성과는.

지난해 12월 제주도 전지훈련을 거쳐 포르투갈까지 훈련을 이어가면서 선수들의 좋은 점들이 더 많이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안 좋았던 버릇이나 습관들이 은연중에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그 부분을 오는 5월 월드컵까지 계속 고쳐나가야한다. 제주도에서는 실질적으로 선수들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뒀다. 포르투갈에서는 조직적인 훈련을 계속 이어왔다. 전력이 비슷하거나 한 수 아래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보다 피지컬이 좋고 전력이 앞선 팀들에게는 먹혀들지 않고 있다. 선수들이 소집 초반에는 분당 이동거리가 80~90m 밖에 안 됐는데 이제는 120m까지 나온다. 점점 체력이 올라오고 있는 부분은 고무적이다.

-월드컵 본선까지 3개월여 남았다. 변수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계속해서 소집훈련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 아쉽다. 선수들의 안 좋은 것들이 눈에는 보이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선수들이 소속팀에 돌아가서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리면 곤란하다. 이제 3월에 본선 테스트 이벤트 대회를 가질 때 열흘 정도 소집이 되고 이후 4월에 본선 대비 소집에서 다시 모이게 된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경기를 뛸 수 있는 선수가 어느 정도 될지도 걱정이 된다. 또한 부족한 시간안에 어떻게 선수들에게 내가 강조하는 축구를 주입을 시켜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급할수록 돌아가야한다는 속담이 있다. 급하게 가다보면 볼 것도 못보고 넘어간다. 디테일하게 무엇이 잘못됐는지 시간을 내서 알려주고 고쳐나갈 수 밖에 없다.

-전지훈련 평가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꼽는다면.

힘에서 밀리더라도 투지나 강한 정신력이 있어야하는데 그게 보이지 않는다. 한국에 돌아가면 수비수들에게 좀 더 와일드한 축구를 요구하고 싶다. 선수들이 지금 부상을 당하면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다는 생각을 해서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 상대가 피지컬이 좋으면 부딪혔을 때 다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두려움이 앞서는 것을 이겨내야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신태용호 훈련
U-20대표팀 선수들이 2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트로이아에 위치한 조제 무리뉴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 직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트로이아 | 도영인기자

-리우 올림픽때도 그랬지만 이번 대표팀도 소속팀에서 출전 문제가 고민이다.

유럽에 있는 선수들은 굳이 A팀이 아니라도 소속팀에서 어느 정도 경기를 뛰고 있다. 그래서 체력도 어느정도 올라와있다. 하지만 대학 선수들과 K리그 선수들은 경기를 못 뛰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야할지 고민이다. 소집 기간은 정해져있고 체계적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려야하는데 축구협회와 논의를 해봐야할 문제다. 본선에 대비하는 기간을 열흘이라도 늘려보고 싶다. 조기 소집을 해서 빨리 몸을 만들어야한다.

-올림픽팀을 맡은 후 20세팀을 이끌고 있다. 차이점은 무엇인가.

아직 이 친구들은 덜 영글었다고 본다. 많이 부족한 것이 보인다. 20세 선수들을 성인이라고 생각하고 지켜봤다. 하지만 아직 성인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도하면서 많이 든다. 아이와 어른의 사이에 중간쯤에 있다. 그래서 지도 방식이나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에 있어서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선수들이 말 한마디에도 위축되기도 한다.

-최종엔트리 구상은 어느정도 마무리됐나.

70%정도 마무리됐다. 몇 군데 보강할 선수를 찾고 있다. 귀국 이후에 춘계대학연맹전을 지켜보고 유럽파 선수들을 체크하러 유럽 출장을 간다. 제주도 훈련에 참여한 뒤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로 포르투갈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선수들부터 다시 체크를 할 생각이다. 지금 선수들과 비교를 해보고 3월에 소집해서 확인도 해볼 생각이다.

2일 훈련사진
신태용 U-20대표팀 감독이 2일(한국시간) 포르투갈 트로이아에 위치한 조제 무리뉴 트레이닝 센터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트로이아 | 도영인기자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바르셀로나 3총사의 기량은 처음 체크했다.

최고의 클럽에서 살아남은 세 선수에 대해 감독이 아니라 선배로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더 성장하게끔 만들어줘야하는게 내 역할이다. 다들 자신들이 무엇이 부족한지 알고 더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전지훈련을 통해 합격점을 내렸다. 이승우는 소속팀에서 경기를 꾸준히 뛰어서 그런지 체력이 많이 올라와있다. 백승호는 팀에 맞춰가려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포지션 이동을 한 장결희의 경우에는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올림픽에서 공격축구로 주목받았다. 월드컵에서 보여주고자하는 축구는 무엇인가.

기본적인 성향은 공격이 주를 이룬다. 축구는 골이 들어가야 재밌어진다. 우리가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하지만 난 2골 먹으면 3골 넣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점을 해도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갖게하는 팀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결국은 월드컵에서 수비가 안정돼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수비를 강하게 만들어놓고, 공격을 할 수 있는 축구를 해야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이니만큼 일단 지지 않는 축구를 해야한다. 거기에다 골을 많이 넣을 수 축구, 재밌는 축구를 추구할 것이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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