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와이드앵글
박인비는 KB금융그룹과의 재계약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제공 | 와이드앵글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도대체 감감 무소식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자골프 ‘빅3’의 후원계약 소식이 전해지지 않아 골프팬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실 매년 겨울은 골프계의 ‘FA시장’이 뜨겁게 달어오르는 시기다. 시즌이 끝나는 11월 이후 메인 스폰서 계약이 끝나는게 보통이어서 새로운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올 겨울은 특히 ‘빅3’로 불리는 박인비(29)와 박성현(24) 전인지(23)가 한꺼번에 기존 후원사와의 계약이 만료되고 FA시장에 나와 관심이 커진 상황이다. 과연 누가 최고점을 찍을까,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다보니 골프팬이 아니어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박성현 (3)
박성현

그런데 해가 바뀌고 어느새 새해 첫달도 중순으로 치닫고 있지만 이들 ‘빅3’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는 소식이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계약 소식을 알리고 동계 전지훈련에 집중할 때다. 경기가 좋지 않고 최순실 게이트의 영향으로 대기업들이 위축돼 그런다고 하지만 너무 잠잠해 답답하기까지 하다. 새로운 계약을 마치고 전지훈련에 돌입한 장하나 유소연 고진영 등과 달리 ‘빅3’는 거꾸로 먼저 동계 전지훈련을 돌입한 채로 계약을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3명 모두 계약 발표를 못하는 상황지만 저마다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어 흥미롭다. 박성현과 전인지가 초조하거나 답답하다면 박인비는 느긋한 입장이다.

올 겨울 FA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박성현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7승을 올리며 상금왕 다승 최저타수상 등 주요 타이틀을 싹쓸이하면서 김효주(5년 최대 100억원)의 몸값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이 위축되면서 현실은 뜻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박성현은 지난 연말 새로운 후원사와 계약을 성사시킨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손에 잡힐 듯했던 계약이 늦어지면서 모자에 로고를 달지 못한 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훈련중에 있다. 기존 후원사인 넵스와는 결별했고 새롭게 하나금융그룹과 계약을 조율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입장차로 아직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매니지먼트사에서는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기다림이 점점 길어지는 상황이다.

전인지 5번홀 홀아웃하며 인사하고 있다
전인지

전인지는 초조함과 답답함을 넘어 아예 마음을 내려놨다. 지난해 LPGA 투어에서 신인왕을 차지하고 세계랭킹이 3위가 말해주 듯 가장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지만 계약 문제는 어려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전인지는 프로데뷔 5년 동안 하이트진로의 후원을 받았지만 최근 결별했다. 몸값이 치솟아 하이트진로에서는 전인지를 포기하고 국내 여자골프 마케팅에 주력한다는 이유로 고진영과 계약을 했다. 새로운 후원사를 찾게된 전인지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러 곳에서 후원 문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서두르기 보다 최고 선수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마음을 굳혔다. 전인지의 매니지먼트사는 당분간 모자에 로고없이 경기에 나설 수도 있다고 전하면서도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잘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박인비는 느긋하다. 손가락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해 말 일찌감치 한국을 떠나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지훈련을 돌입한 박인비는 계약건은 매니지먼트사에 맡겨놓고 완벽한 복귀를 위한 준비에 여념없다. 새로운 후원사를 찾는 수고도 필요 없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넘게 함께 해온 KB금융그룹과의 재계약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최종 조율도 거의 끝낸 상황이라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골프계에서는 박인비가 지난해 올림픽 우승과 골든슬램 달성, LPGA 명예의 전당 입성 등 4년 전에 비해 위상이 커진만큼 거기에 걸맞는 계약이 곧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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