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
크리스털 팰리스의 이청용(왼쪽)이 볼턴과 FA컵 64강전에서 상대의 수비를 피해 공을 볼고 있다. 출처 | 크리스털 팰리스 트위터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블루 드래곤’ 이청용(29·크리스털 팰리스)이 90분 풀타임 경기를 소화했다. 상대가 비록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처진다고 평가할 수 있는 팀이기는 하지만 이청용으로서는 의미있는 경기를 했다. 친정팀 볼턴이 이적시장 막바지에 이청용에게 작은 희망을 안겨줬다.

이청용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2016~2017 영국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 볼턴과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교체되지 않고 풀타임 소화하면서 팀의 2-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는 지난 8일 열렸던 경기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치러진 재경기였다. 당시 볼턴 원정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섰던 이청용은 재경기에서도 친정팀을 상대로 또 한 번 출전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출전시간이 많지 않은 이청용에게 풀타임 경기는 의미가 있었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려있는 상황에서 경기하는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었다. 이청용은 올 시즌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17경기(프리미어리그 13,리그컵 2,FA컵 2)에 출전했다. 이 가운데 선발로 나선 경기는 7경기였고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3경기로 많지 않았다. 더욱이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적은 없었고 정규시간이 끝난 후반 45분에 교체투입된 경기도 2경기나 됐다. 출장시간이 적어 경기력을 끌어올리기도 어려웠을 뿐 아니라 다른 팀으로 이적하기 위해 자신을 내보일 기회도 적었다.

이청용의 부친 이장근씨는 18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감독이 바뀌고 난 후에도 (팀 내 입지에)별다른 차이는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전임 앨런 파듀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물러난 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지난달 26일 열린 왓포드 전을 앞두고 정식 취임했다. 이후 3무2패의 부진을 이어가다 이번 볼턴과 경기에서 첫 승리를 거뒀는데 이청용은 이 중 4경기에 출전했다. 3부리그팀인 볼턴과 경기를 제외하면 2경기 후반 교체출전, 2경기 결장이라 전임 감독 시절과 큰 차이가 없었다. 이씨는 “경기를 더 많이 뛰기 위해서는 이적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 않나 생각한다. 하지만 구단에서 떠나보낼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안다. (윌프리드)자하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로 자리를 비웠고 부상선수들도 많다는 것이 이유”라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팀에서 이청용을 영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조건에 따라 이적이 추진될 수도 있지만 아직 뚜렷한 움직임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크리스털 팰리스가 먼저 이청용을 이적 대상자로 분류할 생각은 아니다.

주전자원은 아니라 할지라도 팀에 필요한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앨러다이스 감독의 향후 선택에 시선이 쏠리게 됐다. 볼턴과 경기에서 기존 고수했던 4-2-3-1 대신 4-3-3 포메이션을 활용한 앨러다이스 감독은 이청용을 측면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했다. 이미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본 이청용으로서는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도 경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긴 셈이다. 최근 출전하는 경기에서 우려와는 달리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고 수비가담의 적극성과 침투패스 등 장점도 보이고 있어 출전시간을 늘릴 가능성도 다소 높아졌다. 이씨는 “출전시간을 늘리는 것이 우선 중요하지만 기다릴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신임 감독이 잔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만큼 향후 어떻게 전술을 바꿔가며 선수단을 운용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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