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결승 진출
전북 선수들이 지난해 10월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서울과의 원정 경기를 통해 결승행을 확정지은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전북의 올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박탈을 확정지었다. 전북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등을 통한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할 방침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 각 클럽의 AFC 국제대항전 출전 자격을 심사하는 AFC의 별도 독립 단체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가 심의 결과 전북의 올해 ACL 출전권을 박탈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전북은 전날 소명자료와 입장 등을 제출했으나 출전 관리 기구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앞서 AFC는 전북의 올해 ACL 출전권 박탈 의견을 출전 관리 기구에 전달했다. 사실상 ‘검사’의 자격으로 구형한 셈인데, ‘법원’ 역할을 하는 출전 관리 기구가 이날 최종 확정지었다.

출전 관리 기구는 기존 징계위원회나 항소위원회가 아닌 AFC가 별도로 세운 독립 기관이다. 지난 해 말 세워졌는데 오롯이 아시아 클럽들의 국제대항전 출전 여부만 검토하고 실행한다. 전북은 지난 2013년 소속 구단 스카우트가 심판에 돈을 건넨 것이 지난해 밝혀져 승점 9점 삭감과 벌금 1억원 징계를 당했다. 해당 스카우트는 1심에 이어 최근 끝난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AFC는 전북의 행위를 승부조작으로 보고 ‘승부조작 관련 행위는 AFC 주관 국제대회 참가자격 1년 정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규정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K리그 클래식 3위를 차지한 제주가 전북을 대신해 H조에 편성, ACL 조별리그에 직행한다. 4위 울산은 ACL 플레이오프 티켓을 뒤늦게 손에 넣어 내달 7일 홈에서 동남아 구단 중 한 팀과 붙고, 거기서 이기면 조별리그 E조에 들어간다.

하지만 전북은 스포츠 분쟁을 다루는 CAS 제소를 하겠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전북 관계자는 “1심 판결이 지난 9월에 벌어졌기 때문에 AFC나 출전 관리 기구가 일찍 징계를 내렸으면 이후 CAS를 통한 법정 공방이 충분히 이뤄졌을 것이다. 출전권 박탈이 정당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을 것이다”며 “하지만 대회가 임박해서야 이런 조치를 부랴부랴 내린 것 자체가 AFC의 꼼수 아니냐”고 했다.

이어 “ACL 출전을 하든 못 하든 CAS 제소 등 법적 조치를 최대한 할 것이다. 시간이 촉박해 ACL에 참가하지 못했는데 CAS가 출전권 박탈이 부당했다고 판결하면 구단이 입은 손해 등에 대해서도 물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CAS가 ‘잠정 처분’ 형태로 이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거론한다. 이 달 안에 CAS 판결이 매듭지어야 할 정도로 시급한 사안인 만큼 국내 법원의 ‘가처분 신청’과 비슷한 ‘잠정 처분’으로 이를 긴급하게 다룰 것이란 얘기다. CAS가 이런 방식으로 전북의 손을 들어주면 내달 ACL에 원안대로 출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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