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팀 LA 다저스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야구장)
LA다저스 선수들이 LA 다저스타디움에서 훈련하고 있다. 2001.09.26.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SK가 퀄리티 컨트롤(Quality Control·QC) 코치 보직을 새로 만들었다. 한국 프로야구에도 QC 코치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야구 선진국이라는 미국 메이저리그(ML)에서도 보편화된 보직이 아니기에 더 생소하다.

‘QC’란 단어는 기업에서 생산과 관련된 모든 품질을 검토, 관리하는 것을 뜻하며 ‘품질 관리’라는 용어로 오랜 시간 사용됐다. QC를 따서 만든 새로운 코치 보직은 NFL(National Football League)에서 처음 생겼다. NFL에서는 코치의 입문 수준 직책으로 영상, 통계분석을 통해 경기를 준비하는 게 주 업무다. 공격과 수비로 나눠 세밀하게 분석하고 경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특정 상황에서의 적절한 선수 기용까지도 미리 예상해 세팅한다. 공부를 많이 해야 하고 꼼꼼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최연소 슈퍼볼 우승감독이 된 탬파베이의 존 그루덴 감독도 QC 코치부터 시작해 최고의 감독 자리에 올랐다.

NFL의 QC코치는 빠르게 ML에도 접목됐다. ML에는 QC 코치와 비슷한 퀄리티 어슈어런스(Quality Assureanc·QA) 코치가 공존하고 있다. 하는 일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다. 2008년 당시 탬파베이 사령탑이었던 조 매든 시카고 컵스 감독이 QC, QA 코치를 통해 팀을 빠르게 정비하며 유명해졌다. 매든 감독은 2008년 팀 보가를 QA 코치로 임명했고, 보가 코치는 상대 타자의 영상과 데이터를 분석해 수비 시프트의 틀을 만들었다. 약체였던 탬파베이는 2008년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다. 매든 감독은 시카고 컵스의 지휘봉을 잡은 뒤 ML에서만 16년을 뛰었던 헨리 블랑코를 QC 코치로 임명했다. 블랑코 코치 임명 후 컵스는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고, 컵스는 지난 시즌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2008년 탬파베이를 시작으로 시카고 컵스, 세인트루이스, 애리조나, LA다저스, 토론토 정도가 QC나 QA 코치를 두고 있고,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야구에서의 QC코치 주요업무도 경기 준비다. 영상과 통계분석을 토대로 자료를 작성한다. 주 업무는 NFL의 QC 코치와 일반적인 전력분석팀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팀 별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QC 코치는 감독이 비중을 두는 일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부 업무는 유동적이라는 얘기다. 2008년 탬파베이의 보가 QC코치가 수비 시프트에 좀 더 집중한 게 좋은 예다. 슬럼프에 빠진 팀내 특정 선수를 직접적으로 돕는 일도 하는 등 틀에 박힌 고정 업무에만 매달리는 게 아니다.

ML 모 구단의 관계자는 “ML에서 QC코치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QC코치는 분석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다. 감독의 지시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 가교 역할을 하며 교감을 갖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ML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이 QC 코치 보직을 맡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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