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2타점 역전타 치고 \'날아오른\' 이대호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프리미어12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 9회초 무사 만루 한국의 이대호(왼쪽)가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빅보이’ 이대호(35·전 시애틀)는 과연 어디로 갈 것인가? 친정팀 롯데 복귀설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이대호를 영입하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지바 롯데도 이대호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 놓고 적정 몸값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우에 따라서는 롯데 집안 경쟁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일본프로야구 관계자는 최근 “일본내 몇몇 구단에서 이대호를 영입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바 롯데도 이 중 한 곳”이라며 “일본에서 검증된 거포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에 합당한 몸값을 두고 내부 회의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발을 뺀 상태이지만 만만치 않은 몸값을 고려하면 퍼시픽리그쪽으로 무게가 쏠린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을 통해 라쿠텐과 지바 롯데, 한신 등이 이대호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거액을 배팅할 수 있는 구단으로 선택지를 좁히면 라쿠텐과 롯데 양파전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대호
애리조나 피오리아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 롯데자이언츠가 전지훈련 4일차 일정을 소화하며 2016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대호가 최준석과 나란히 서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실제로 일본 내에서는 2년 총액 10억엔(약 102억원)이 마지노선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연평균 5억엔(약 51억원) 규모로 일본프로야구 내에서도 연봉랭킹 톱 클래스에 해당한다. 거포에 목말라 있는 지바 롯데는 지난 5일 지미 라파데스와 1년 120만달러(약 1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빅리그에서 322경기를 뛰며 20홈런 100타점 타율 0.251를 기록한 라파데스는 지난해 시애틀 유니폼을 입고 14홈런 49타점을 기록한 이대호와 비교해도 클러치 능력이나 장타 생산력이 떨어진다. 맞바람이 심하게 부는 마린 스타디움을 홈으로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에서 4년 동안 98홈런 348타점 타율 0.293로 맹활약한 이대호가 필요하다. 지갑을 열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어느 구단보다 통 큰 투자를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도 이대호의 입성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흥강호의 명성을 이어가고 싶은 라쿠텐도 확실한 거포가 필요한 상황이다. 투수력에 비해 타력이 절대 열세로 평가받는만큼 팀 타선에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하다.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3년 이후 외국인 타자들의 확약이 없었다는 점에서도 검증된 거포를 영입해야 한다. 최근 이대호에게 관심을 표한 한신 관계자는 “계산이 서는 선수”라고 말했다. 일본 내에서 이대호의 가치를 한 마디로 정리한 표현이다.

이대호
이대호가 미국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입단 계약을 마친 뒤 5일 인천 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를 받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친정팀인 롯데는 말그대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싶지만 이대호가 먼저 거취를 결정해야 움직일 수 있는 구조다. FA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황재균의 거취도 남아있어 둘 중 한 명이라도 잡아야 올시즌 구상이 가능하다. 롯데는 8일 마이너리그에서 6시즌 동안 55홈런 283타점 타율 0.264를 기록한 앤디 번즈와 계약을 맺었지만 클러치 히터로 중심타선을 채워줄지는 미지수다. 내야 전포지션이 가능하고 기동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만큼 타점보다 득점에 기대를 걸만 한 자원이다. 이대호가 돌아오면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지만 만만치 않은 몸값 때문에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나 KBO리그 모두 2월 1일부터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늦어도 1월 15일 이전에는 계약을 마쳐야 시즌 준비에 임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대호는 내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을 짊어지고 가야 할 중책을 맡아 거취가 빨리 결정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달리보면 늦어도 다음주 안에는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는 WBC와 시즌 준비를 위해 익숙한 사이판에서 담금질을 시작한다. 2~3주 가량 몸을 만든 뒤 돌아올 때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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